강원래씨.

'쿵~따리 샤바라 빠~빠빠'

이 노래는 어린아이나 어른이나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정도다. 한마디로 그만큼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가 유행을 했었고, 무슨 일을 하다가도 TV나 라디오에서 이 음악이 나오면 저절로 어깨춤이 춰지고 콧노래가 흘러나오며 따라 부르게 된 때가 있었다. 이 노래의 주인공인 강원래씨를 KBS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워낙 유명한 분이라 강원래씨의 사고에 대해서는 잘 아실 거다.

지난 2000년 교통사고로 하반신마비 장애인이 된 것을…. 그때 그 사고는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고, 깨어나지 못하는 강원래씨를 향한 팬들의 걱정과 위로는 대단 했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연인 송이씨는 한시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켰고, 그렇게 죽음의 문턱을 넘나든 강원래씨는 열심히 재활을 한 덕에 요즘은 왕성한 방송 활동을 보이고 있다. 라디오 DJ도 하고, TV에서 MC도 보고….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장애인식바로잡기연구소'의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자신이 활동하던 그룹 시절 이름을 딴 '클론 댄스학원'까지 열어 사장으로 변신도 했다.

"무슨 활동을 이렇게 많이 해요. 하루 24시간이 모자르겠어요. 그러다 탈이라도 나면 어떻해요"라고 묻자 원래씨는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은 없어요. 그저, 주어지는 일에 열심히 할 뿐이에요. 사실 예전에 왕성한 활동할 때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하지만, 이렇게 활동하는 이유는 딱 하나예요. 먹고 살려고…. 그리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 가정의 가장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껴요"라고 말한다.

내가 보기엔 그는 사고로 잃은 것이 많은 것 같아 보였다. 그래서 물었더니 역시 대답은 간단하다.

"별로 잃은 것이 없는 것 같은데, 굳이 잃은 것을 말하라면 더 활발하게 활동 할 수도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가슴 아래로는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감각을 잃은 것, 이라고 말 할까요"라며 그만의 머쓱한 웃음으로 넘어간다.

모르는 사람들은 아마도 "뭐야 또 강원래야, 돈도 잘 벌고 보상금도 많이 받았는데, 거기다 DJ에 MC까지. 이제 그만 좀 하지"라며 말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강원래씨는 사고 나기 전 활발한 가수 활동을 보여줬고, 처음으로 중국에 한류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사고 이전의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데 부딪치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때 그는 "나 같은 장애인들은 어떻게 살까"하는 의문으로 인터넷을 뒤져 '하늘빛 사랑'이라는 곳을 찾게 됐다. 자연스럽게 그들과의 만남도 이뤄지게 됐고 재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사랑스런 아내 김송씨와 함께 .

그래서일까 요즘 강원래씨는 사고 전 보다 더 적극적인 삶으로 장애인 단체나 기업모임 등에 가서 강의도 하며, 인터넷 모임인 '하늘빛 사랑'(http://www.skywheel.or.kr)에 빠짐없이 잘 나간다고 한다. 처음 이 모임의 대화방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많은 분들이 "정말 강원래 맞냐고"까지 하는 분들도 있고, "가수 누구누구 어떠냐, 예쁘냐. 노래는 잘 하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면 원래씨는 거기에 '어떻다'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오히려 그들에게 다시 묻는다. "대소변은 어떻게 보느냐,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느냐, 이럴 때는 어떻게 하냐"하며 그렇게 그들을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됐고, 강원래씨 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장애인으로서의 세상을 접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됐다고 한다.

정말 요즘은 선천적 장애인도 많지만 후천적 장애인도 참 많다. 그렇다고 병원에서 찢어진 곳 꿰매고 부러진 곳 맞추고, 수술은 하지만 장애를 입고 나서의 삶, 가장 기본적인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하고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결국 스스로 시간이 지나가면서 느끼고 깨닫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자신과 같은 처지, 같은 공감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재활이 되고 2~5년 걸릴 재활의 시간이 단 몇 년 몇 달이라도 당겨진다면 그것처럼 더 좋은 일은 없을 것 같다. 특히 요즘처럼 인터넷 시대에는 더 그런 것 같다.

얼마 전 강원래씨는 '장애인식 바로잡기 연구소'의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하게 됐는데, 그 이유가 있다. 장애인들의 인식을 좀 바꿔보고 싶고. 장애를 겪자마자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좀 바꿔보자는 것. 선천적 장애도 많지만 요즘은 사고나 질병, 각종 사고로 인한 후천적 장애인도 많다. 그렇게 후천적 장애를 입게 되면 일반적으로 말하기를 "사람들이 보는 시각이 너무 싫다"고 말들 한다. 그러나 자신부터 바뀌게 되면 안 싫어지게 된다. 그리고 장애라는 것이 돈이 있고 없고 가려서 생기지는 않는다. 오죽하면 예비장애인이라는 말들이 나올까. 그 만큼 사고도 많고 오늘 멀쩡한 사람이 내일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도 그렇지만, 사실 중도장애인들은 스스로 장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까지 굉장히 힘들다. 오죽하면 몇 단계를 거쳐야 스스로 받아들이게 된다고들 할까. 필자의 경우도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사고로 장애를 입고 당당하게 세상으로 나오기까지는 3년이 걸렸다. 그래서인지 누구보다 후천적으로 장애를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강원도에 문을 연 `클론 댄스학원`.

강원래씨는 방송활동 이외에도 강원도에 '클론 댄스학원'을 열어 사장님으로도 변신을 했는데, 직접 댄스를 가르치는 것은 아니고, 강사들이 가르친다. 문을 연지 얼마 안됐는데도 전문적으로 춤을 배우려는 사람들과 취미나 다이어트, 운동 등 다양한 형태로 춤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벌써부터 북새통을 이루고 있어, 가히 클론의 명성을 다시 확인 할 수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강원래씨가 장애인이니까. 장애인들도 배우나요'하고 묻는다. 그러나 아직 장애인은 아무도 없다. 장애인들을 받지 않은 건 정확하게 장애인 댄스를 어떻게 가르쳐야하는지 전문적인 지식이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이 들 때 그때 프로그램을 개설해서 받고 싶다고 한다. 괜히 어설프게 해서 받았다가 정말 춤을 배우고 싶은 장애인 분들이 왔다가 실망하고 돌아가면 안 되기 때문이라는 것과 장애인이기 때문에 '그렇지 뭐, 그리고 어떻다'하고 말 생기는 것이 싫다며 질색을 한다.

강원래씨는 앞으로 꼭 했으면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사람들에게 강원래가 장애인으로 돌아왔다. 그것보다도 예전의 모습처럼 활기차게 변했다'하는 모습으로 인정받고 싶은 것과 클론 댄스학원을 2호, 3호 등을 만드는 것. 그리고 클론으로서 다시 인정을 받는 것이란다. 그중 가장 빨리 만들고 싶은 것은 송이씨와 꼭 닮은 2세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을 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그래요. 원래씨. 두 부부 꼭 닮은 아이 낳으시고요. '쿵따리 샤바라'처럼 다시 한번 온 국민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희망의 노래 기대하겠습니다. 클론댄스학원 웹 주소는 www.clondance.com다. 한번 들러 보셔도 좋을 듯.

사람 만나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칼럼리스트 김진희씨는 지난 97년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사고를 당하기전 280명의 원생을 둔 미술학원 원장이기도 했던 필자는 이제 영세장애인이나 독거노인들에게 재활보조기구나 의료기를 무료로 보급하고 있으며 장애인생활시설에 자원봉사로 또 '지구촌나눔운동'의 홍보이사로 훨씬 더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필자는 현재 방송작가로 또 KBS 제3라디오에 패널로 직접 출연해 장애인계에는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음식을 아주 재미있고 맛있게 요리를 할 줄 아는 방년 36살 처녀인 그녀는 장애인 재활보조기구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주는 사이트 deco를 운영하고 있다. ■ deco 홈페이지 http://www.uk-ortho.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