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량에 부착되어 있는 장애인차량표지가 주차를 필요로하는 장애인 차량을 중심으로 바뀌었다. 장애인주차 불가와 장애인주차가능, 장애인탑승시 주차가능 등으로 구분되었다. 국비를 들여서까지 바꾸었지만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에서 일어난 변화는 무엇일까? 결론을 미리 말하면 돈만 낭비했다는 사실이다.

장애인차량마크가 잘못되어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멀쩡한 차들이 주차하게된 것일까? 며칠전 백화점 지하에 마련된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에 차를 주차하였다. 그런데 옆에 장애인차량마크가 있는 차량을 보니까 고급승용차였다. 그 차에서 내린 사람은 비장애인이었다. 주차관리를 하는 요원에게 물었다.

"저 사람이 왜 주차를 하도록 하느냐?" 그러나 요원은 "차에 장애인 마크가 붙어있다"고 말했다. 나는 반문했다. "차가 장애차냐 아니면 사람이 장애인이냐?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장애차량을 위한 것이냐 아니면 장애인을 위한 것이냐?" 그는 멀쓱해서 "장애인을 위한 것입니다"고 대답했다.

그렇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마치 장애차량을 위한 것으로 오인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게다가 장애차량(Disabled Car) 중에는 고급승용차들이 너무도 많다. 그러한 차를 이용한 사람들 중에는 비장애인들이 대부분이다. 아마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사실 이렇게 말하면 정신장애인을 모독하는 것이 되어 이러한 용어도 사용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누구를 위한 것일까? 정부는 장애인차량 표지만 바꾸면 할 일을 다한 것일까?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장애인주차구역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구역에 비장애인이 주차해도 무관하다고 복지부 관계자는 답변했다. 그 근거로는 "주차장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자료에 보면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 법률 시행령 제4조의 규정에 의하여 장애인전용주차장을 설치하여야 하는 시설물에는 부설주차장주차대수의 1퍼센트 내지 3퍼센트의 범위안에서 장애인의 주차수요를 감안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비율이상을 장애인전용주차장으로 구분·설치하여야 한다. 다만, 부설주차장의 주차대수가 10대미만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라고 나와있다. 하지만 2005년 7월 1일부터는 새로 개정된 시행규칙에 의하여 "신축되는 공동주택에도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부연 설명하였다.

그는 그러한 답변을 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일을 다한 것인가? 그는 왜 국민의 세금으로 복지부에서 일하는 것일까? 법이 잘 못 만들어져 있으면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악법에 기준에서 성실하게 법조문을 읽어대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분명히 장애인전용주차구역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을 보면 방치 혹은 직무유기임에 틀림이 없다. 하여튼 복지부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다시금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잘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하였다. 늘 노력한다는 말... 그러나 그 결과물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강남의 어느 대형백화점에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점거(?)하고 있는 에쿠우스 승용차를보았다. 점잖게 말했다. "양식이 있다고 생각되는 분이 그림도 잘 구분 못하시나요?" 그의 얼굴은 금방 빨개지고 말았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그래도 그에게는 양심이 있었다.

그러나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를 하고 있는 친구는 당당하게 말한다. "장애인 차량 마크가 있습니다." 알고보니 엉터리 마크였다. 과거에 어디서 줏어왔는지 옛날 마크였고, 자세히 보니 마크에 기록된 차량번호와 현재의 차량번호와 불일치했다. 어떤 차량은 사제 장애인차량마크를 버젓이 달고 있었다. 그래도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

결국 장애인차량마크의 문제만이 아니다. 하나는 계몽의 문제이다. 매스컴을 통해서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에 누가 주차를 해야 하는지, 주차를 위반하면 벌금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서로 이를 위반하면 범법자이며 비인격자이고 몰염치한 저질인간임을 홍보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에게 서로 눈총을 주고 비아냥거리도록 계몽해야 한다.

둘은 선진국 처럼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소방차전용주차구역 등에 주차한 차는 즉각적으로 견인해가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법집행이 있어야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장애인에게 돌아오게 된다.

비싼 돈을 들여서 만든 장애인 차량 마크. 그러나 그 내용에 대하여 전혀 알고 있지 못하는 현실. 혈세의 낭비요 근무 태만에 직무유기가 한꺼번에 발생하는 현장이다. 아직도 장애인 문제를 장애인만의 문제로 여기는 모습이 장애인복지의 실질적 확대를 위해서 일해야 하는 주무부서, 주부관청에서도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올바르게 정착시키는 실질적인 대책이 등장해야 한다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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