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마루씨.

벌써부터 백화점이나 거리에선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으로 장식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캐럴송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는다. 그래서인지 12월에는 훈훈하고 가슴 따듯한 행사들이 곳곳에서 많이 열린다.

지난 4일 서울 예술단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하는 공개 오디션이 있었다. 이날 오디션에서 5명의 끼가 넘치는 장애인들이 뽑혔는데, 그 중 한명이 박유하, 아니 박마루(40 본명:박순일)씨다.

박마루씨 이름 앞에는 가수, 장애인프로 리포터, 장애인 문화운동가, 뮤지컬배우 등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박마루씨는 2남 1녀중 막내로 태어났다고 한다. 아버님은 보건소 공무원이었고 어머니는평범한 가정 주부다. 그 당시. 공무원들의 월급은 말 그대로 쥐꼬리만한 월급이었다. 더욱이 말단 공무원이 가지는 경제력은 그 당시는 크지 않았기 때문에 경제권을 당연히 어머니가 쥘 수밖에 없었다. 그런 어머니가 박마루씨가 대학 1학년때 그만 뇌출혈로 돌아가시고 말았다.

그때부터 박마루씨는 학교를 그만 두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벌기 시작 했다.이유는 어머님이 돌아 가시니까 생활에 어려움을 느꼈기 때문에 라이브카페등을 돌면서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벌어야만 했던 거다. 그러나 박마루씨가 처음부터 노래를 잘한 것은 아니다.

남들처럼 풍족하게 가진 것은 없지만 뭔가를 하고자 하는 욕망과 살아남아야 겠다는 다짐, 그 하나만을 믿고 '무대포 정신'으로 각종 오디션에 임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오디션이라는것이 비장애인들을 위한 것이었지 박마루씨처럼 몸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기회 조차 오지를 않았다. 그러니 당연히 퇴짜를 맞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이런말이 있지 않은가. 지성이면 감천 이라는 말. 그렇게 오디션이 있을 때마다 참가를 하다 보니 후에는 좋은 분을 만나 음반을 내기까지 했다.

박마루씨가 첫 음반을 내 것은 91년, 그때는 발라드풍의 통기타 음악이 위주였다. 지금까지 낸 음반은 4집. 얼마전, ‘박마루’라는 예명으로 4집 음반 <박마루의 굿맨 스토리>를 내고 '함께하는 행복'이라는 타이틀곡으로 음반을 냈다. 워낙 듣는것을 좋아하는 필자는 전문가처럼 많은 음악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직접 들어보니 가슴 따듯하게 들려오고 느껴졌다. 하하, 감이 좋은것 같다.

박마루씨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일을 하면서 음악을 놓지 않은건 '투잡(Two Job) 정신'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학교를 도중에 그만 두고 (주)삼구라는 이벤트를 하는 직장을 다니면서 적성에 맞아 팀장까지도 했었다. 지금 그가 이처럼 활발한 활동을 하고 남보다 앞서가는 것은 노력도 있지만, 그때의 노하우와 경험이 지금 그가 생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사)푸른하늘장애인문화협회 사무국장으로 있는 그는 현재 한국방송 3라디오의 리포터와 한국방송 2TV <사랑의 가족> ‘나눔의 현장’의 고정 출연자로, 가수로 맹활약을 보이고 있어, 하루 24시간이 모자르다고 말한다.

환환웃음을 머금은 박마루씨

그에게 아주 큰 꿈이 하나 있다.

“앞으로 여러가지 일들이 있겠지만, 문화운동가로 일하고 싶다. 예를 들어 장애인문화운동이 발전하려면 새로운 쪽으로 변화돼야 할 것으로 봐요. 그래야 우리 장애인들의 삶의 질이 나아지고 충족되지 않을 까 싶어요. 그러나 그러한 삶의 질이 나아지려면, 마음 놓고 공연과 연습을 할 수 있는 장애인 전문 공연장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리고 저 개인 적인 작은 소망은 내 이름 석자를 브랜드로 만드는 게 저의 최종 목표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박마루씨에게서 그럴 날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건 그의 재치 있고 구수한 입담이 장애계 행사에서 한번 정도는 마주치기 때문이다.

박마루씨는 요즘 정말 바쁘다. 서울예술단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즈음해서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하는 찰스 디킨스 원작의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롤> 공연과, 다음달 3일 인천연수구아트홀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대전, 목포에서 테너 최승원, 피아티스트 이희아와 함께하는 순회 콘서트도 계획 중에 있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지독한 구두쇠 스크루지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유령과 함께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로 시간여행을 하면서 잘못을 뉘우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간다는 내용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이 야기는 익히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겠지만, 다시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보고 듣는 건 언제 들어도 느끼게 하는 것들이 많은 것 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여기서 박마루씨는 스크루지에게 기부금을 권유하는 구세군2 역할을 맡았다. 여기에 참석하게 된 동기는 “그 동안 장애인을 소재로한 TV 드라마나 영화 심지어 뮤지컬까지도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을 한다. 비록 비장애인들에 비해 몸이 불편하긴 하지만, 그동안 하고 싶어도 무대에 설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길은 열려있고 기회는 온다고 믿습니다”라고 말한다

4집 앨범 표지

12월 11~12일 경기도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 달맞이극장 공연과 17~18일 수원 경기도 문화의전당 공연에 이어 23~30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서 공연이 오른다고 한다.

또한 3인의 콘서트는 클래식, 연주, 대중음악이 함께하는 토크쇼 같은 진행방식으로 장애계의 내노라 하는 성악가 최승원씨와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그리고 본인인 가수 박마루씨, 이렇게 셋이 모인다는 것이 쉽지않다. 이 공연으로 장애인들에게 희망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 분명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공연을 보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많이 방문들 하시고 참석하셔서 힘찬 응원의 박수 보내 주시기 바한다.

나, 김진희의 작은 생각일지는 모르지만 이번 공개 오디션을 계기로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무대위에서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록 보이지도 들리지 않아도, 또 다리가 불편하거나 말하는 것이 좀 불편하고 익숙하지 못할지라도 작품에 임하는 장애인들의 열정에 우리 모두가 힘찬 화이팅의 박수를 쳐보면 어떨까!!

사람 만나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칼럼리스트 김진희씨는 지난 97년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사고를 당하기전 280명의 원생을 둔 미술학원 원장이기도 했던 필자는 이제 영세장애인이나 독거노인들에게 재활보조기구나 의료기를 무료로 보급하고 있으며 장애인생활시설에 자원봉사로 또 '지구촌나눔운동'의 홍보이사로 훨씬 더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필자는 현재 방송작가로 또 KBS 제3라디오에 패널로 직접 출연해 장애인계에는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음식을 아주 재미있고 맛있게 요리를 할 줄 아는 방년 36살 처녀인 그녀는 장애인 재활보조기구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주는 사이트 deco를 운영하고 있다. ■ deco 홈페이지 http://www.uk-or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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