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장애인교육권연대 천막농성 6일째.

아이야

니가 잠들어야 내게 오는 평화는

오늘은 이제 그만 쉬어도 좋다는 서글픈 안도감이란다.

아이야

니가 꿈꾸어야 내게 오는 평화는

육신의 고됨과 정신의 지치움이

잠시 마음을 놓는 초라한 휴식이란다.

의심치 않았던 환희로 내게 왔던 너

그러나 이제는

비명으로 통곡으로

피 토하는 울부짖음이 되어버린 너.

이 세상 한켠엔

낮고 어두운 또 하나의 세상이 있다는 걸 알으켜 준 너.

너의 이름 첫 자만 떠올려도 눈물이 난다.

한나절의 자유조차 허락 받지 못하고

평범한 세끼의 행복조차 버거워해야지만

그래도 엄마는 니가 너무 사랑스럽다.

이제는 니가 나보다 먼저 죽길 바라지 않을꺼야.

나는 죽어도

너는 살아야지.

내가 없어도 니가 살 수 있게

널위해 싸울꺼야.

아이야!

내사랑하는 아이야!

다음 세상에도 나는 너의 엄마이고 싶다.

- 울산 장애학부모님의 시 -

지난 토요일 울산을 다녀왔다. 울산 장애인교육권연대에서 울산교육청 천막농성을 진행중이며 매일 부모님들의 집회를 하고 있기에 연대가 필요하다는 또한 전국적인 상황들을 알고싶다며 꼭 내려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다녀왔다.

성경의 "다윗과 골리앗"을 연상케하는 풍경 속에서 장애학부모님들과 장애주체들의 집회가 막 시작할 참이었다. 400억 이상의 예산을 들여서 교육청을 신축 이전하는 교육청이 예산이 없어서 일년에 4,000만원정도 예산이 들어가는 특수학급은 설치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에 모두는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중 장애인교육예산이 전국 최하위인 교육청. 그동안 울산교육청이 6년동안 써왔던 장애인교육예산과 교육청 건물하나와 맞먹는 규모로 교육청을 지어놓고 장애부모님들과 당사자들에게는 예산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장애학생 교육수혜율 전국 최하위,

장애인교육예산 전국 최하위,

특수학급 설치율 전국 최하위,

그러나 교육청 건물만큼은 전국에서 가장 웅장하고 가장 많은 예산을 쏟아부어 건물을 지었다.

교육청에서 근무하는 자신들의 근무환경을 위해서는 400억 이상의 예산을 쏟아부어도 문제없이 예산이 확보되지만, 교육받지 못하는 장애학생들의 학급설치와 교육환경개선 교육수혜율을 확대시키는 예산은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고 한다.

20여일간의 단식농성으로 교육부총리가 농성장을 찾아와 약속을 했건만 그리고 국가차원에서 나름대로의 대책을 내놓았건만, 각 지역 교육청의 교육감 이하 교육관료들은 아직 요지부동이다.

여전히 내놓는 이야기란, 장애인에 대하여 어려움을 알고 있다. 기다려 달라. 예산이 없다 등등의 이야기만 내놓는다.

이제 각 지역 교육감을 상대로한 투쟁들이 시작이다.

이미 울산에서 시작이 되어졌다.

아니 그이전 8월 전국 순회투쟁을 기점으로 시작이 되었다.

벌써 울산의 경우 교육청앞 천막농성 6일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모님들과 지역주체들의 결집은 강해져 가기만 한다. 12일은 울산 장애주체들의 총력결의대회라고 한다.

그래 이제 시작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작고 초라하다고 얕보지 마라.

우리에게 인간의 기본적 권리라고 하는 인권과 교육권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있기에….

1997년 충남 서산의 조그마한 마을에 위치한 초등학교 특수학급으로 발령을 받으면서 특수교사로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 후 공주 정명학교에 근무하던 2001년 12월 특수학교의 담임으로서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하는 통합캠프를 참석했다는 이유로 해임을 당했다. 특수교사라면 누구나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이 사회에 통합되어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당당한 모습을 꿈꾼다. 혼자 꾸는 꿈은 이상일 수 있으나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이제 그는 장애인당사자, 학부모, 교사가 당당하게 모여서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기 위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로서 교육권과 학습권을 이야기하려 한다. 도경만 교사는 지난 2000년 전국 특수교육교사협의회장을 역임했으며 2001년부터 현재까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특수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장애인교육권 확보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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