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코디네이터 이선희씨.

제주도 비바리 이선희!

그녀는 자신의 몸을 통해서 자연스런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가려한다.

장애여성이란 이유로 성적욕구를 가진 본연의 인간으로 보지 않는 세상에 자신의 몸을 드러내어 본질적 욕구를 가진 인간으로 소통하고 싶어 한다. 용기 있는 이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장애에 대해서 설명하면?

경추5,6,7번은 다쳤어요. 음! 계단에서 굴러서 장애를 갖게 되었어요. 지금은 전동휠체어를 타고 생활하고 있어요.

누드사진을 찍게 된 이유?

제가 이 사진을 찍게 된 이유는 장애를 가진 여성이기 때문입니다. 장애남성, 장애여성으로 나누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장애남성과 달리 장애여성은 다른 사회적 지위와 위치, 대응을 경험했습니다.

무성으로 취급당하는 장애여성으로써의 삶을 경험하면서, 성적 소외감을 느끼고, 그것을 말하고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흔히들 장애여성은 순수하고, 착하고, 그리고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처럼 취급당하며,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함부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고, 그것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그렇게 장애여성들이 성은 무성으로 투영되어ㅡ세상 속에 가려 아파하고 있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모르는 편견을 없애고, 장애여성 당사자로써 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의 편견을 가진 시선도 없애야 하지만, 장애여성 스스로도 열린 사고로 바뀌어 당당히 욕구를 가진 인간으로 사회안에서 춤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어두운 무성의, 몸에 걸친 옷을 벗어 던지듯 세상의 벽도 걷어내야 합니다.”

장애가 있는 몸을 드러내는 것은 상당히 용기가 필요한데, 계기는?

장애를 입게 된 때 사귀던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장애를 입고 난후, 나의 모습과 그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다른세계의 사람이 되 버린 것 같았습니다. 장애를 갖게 된 나의 모습이 싫었습니다. 친구는 끝없는 애정을 보여주었지만, 그걸 극복하지 못하고, 저는 그 친구를 받아들일 수 없어서 보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면서, 스스로 장애에 대한 피해의식이 생겼습니다. 외출을 하면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만 갖고, 그렇게 거의 사회와 단절되게 살았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후 어느 날 어머니를 보면서, 어머니마저 돌아가시면 나는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그래서 다시 사회로 재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가족들은 제발 나가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들을 보였습니다. 나는 나가고 싶은데 하는 마음에 화도 내며 서로 상처주기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사회활동을 하면서 한 사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먼저 사랑한 것은 아니였지만, 먼저 다가오는 그 친구를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손도 만지고 키스도 하며 스킨쉽이 오갔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저는 섹스에 대한 욕구가 생겼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는 섹스를 하자는 이야기나, 표현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그런 성적 욕망을 품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하는 생각도해보고, 내가 이상한 여자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 친구는 내 장애 때문에 불편해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한 번쯤 나에게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 봐주었으면 했습니다.

그 친구는 조금만 몸이 부딪혀도 괜찮느냐고 했고, 너무나 지나친 친절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졌고 오히려 부담스러웠습니다. 저는 속으로 그 친구가 섹스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길 바랬습니다. 결국 내 스스로 먼저 말을 못하고, 끙끙 않다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데 2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도 성적 욕망을 가진 사람이란 것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한참 시간이 지나서

어는 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저는 사진을 찍고 싶다고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속으로 나를 미쳤다고 생각할까봐 걱정도 했습니다.

‘무슨 사진, 증명사진 찍을꺼냐? 엄마는 말했습니다.

‘있잖아. 저 누드사진’

이 말에 어머니의 눈이 휘둥그래져 망설이다가 동의해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옷을 다 벗고 뒷모습을 몇 장 찍었습니다. 그 사진을 품고 표현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서로 뜻이 맞는 사람을 만나서 이렇게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이 사진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어땠으면 좋겠나?

솔직히 사진을 찍는 과정도,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하고 싶었습니다. 장애가 있는 여성도 성적욕구가 있고,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으며, 자신의 몸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비장애인과 다르게 무성적 존재로 치부되기보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알려져서 장애여성들도 성적욕구를 강하게 갖고 있고, 그걸 누리고 싶어 하는 존재라는 걸 알았으면 합니다. 이성과 감성에 의한 쾌락을 추구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꼈으면 합니다.

본질적으로 보편적 인간들이 갖는 욕구와 다르지 않다고 보아주었으면 하며, 그런 긍정적인 반응들이 나왔으면 합니다. 전 섹스하고 싶은 욕구가 있으며, 그것이 편협한 생각으로 폄하되지 않길 바라며, 보편적 질서에서의 한 여성으로 시선을 던져주길 바랍니다.

【장애가 있는 몸을 드러내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사회는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표준화되며, 정형화된 몸을 원하고, 그 몸은 많은 활동을 담보할 수 있는 유·무형의 도구로 인간의 삶을 그려갑니다. 그러나,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는데, 장애가 있는 몸을 유난히 또 다른 세계로 분리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보편적 질서에서 소외된 장애인의 몸을 통해서 우리 의식을 좌우하는 단절된 관계들을 다시 한번 깊숙이 들어다 봤으면 합니다.

진정한 인간과 인간의 관계와 소통에서 몸은 어떤 것인지 말입니다. 뚱뚱한 몸, 짧은 다리, 짝짝이 가슴, 두꺼운 팔, 나온 배, 짧은 목, 뼈만 있는 다리, .........

마음 깊숙이 사랑합니다.】

칼럼니스트 박지주씨는 중 2때 척수염으로 인해 학교를 중퇴하고 재가장애인으로 5년간 집에서 지냈다. 22살 운전을 배워 세상과 어울리면서 24살에 중학교 검정고시에 도전했고, 늦은 28살에야 숭실대학교에 들어갔다. 그 후 비장애 중심의 사회와 싸우며 장애인 학습권 침해에 대한 소송으로 세상에 정면도전함으로써 많은 장애인에게 당당한 권리를 알게 했다. 그녀는 그렇다. 산다는 게 행복한 여자. 때때로 밀려드는 어려운 고통들도 삶의 재료라고 여기며, 노래로 풀어버리는 여자다. 가장 은밀하면서도 사적영역으로 치부되어, 자유롭게 섹스이야기를 못하는 사회에 사는 중증장애여성. 장애인의 성을 이야기 하면서, 인간의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가질 수 있는 편견과 차별을 되짚어보고, 억압된 성을 풀어헤쳐, 행복한 성을 누리기 위한 과감한 섹스이야기를 진하게 하려고 뎀비는 뜨거운 여자. “자! 장애인들이여! 우리 맘과 몸에 맞는 거 한 섹스 여러 판하고 죽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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