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가 되면 대형 미술관에서 세기적 미술가의 기획전시를 빼놓을 수 없다. 여름휴가나 학생들의 방학시기에 미술관은 규모 있는 기획전을 준비한다. 나는 이런 기획전이 끝나갈 무렵 "정말? 끝난다구"하며 헐레벌레 간다. 근데 올해는 일찌감치 "달리" 미술을 감상하러 갔다. 평소에 미술가들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초기 중기 말기를 눈이 아플 정도로 보는 편이지만 달리는 작품세계가 워낙 방대해 며칠을 나누어 보았다.

달리 전시회의 작품은 인터넷으로 보지 못한 것이 많았으며 주로 말기 작품이 많이 보였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이 '기억의 영속' (늘어진 시계) 시리즈 중 옷걸이에 걸린 작품이 재미 있었다.

'기억의 영속'은 이번 전시에서 조각 브론즈로 보여 주고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달리의 브론즈 조각품이 많아 브론즈 조각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겐 좋은 볼거리가 될거 같다.

기억의 영속

SALVADOR DALI

THE PERSISTENCE OF MEMORY, 1973

시간의 숭고

The Nobility of Time

Size 60 x 38 x 29 cm

Edition size 350 + 35 EA

Lost-Wax process

옷걸이에 걸린 '기억의 영속'을 온라인에서 찾느라 꼬박 닷새를 뒤져도 그 작품을 찾을 수 없어 여기 올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달리 시계에서 또 하나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영화 올드보이의 초기장면에 달리의 늘어진 시계가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상 우주코끼리

Salvador Dali

Alice in Wonderland (브론즈)

Edition : 350 + 35 EA

Lost-wax process

The Space Elephant(브론즈)

Edition : 350 + 35 EA

Lost-wax process

천사와 달팽이

The Snail and The Angel(브론즈)

Size 60 x 44 x 35 cm

Edition : 350 + 35 EA

Lost-wax process

인간 형상을 한 캐비넷

Dali - Anthropomorphic Cabinet -

Bronze I(브론즈 조각)

달리는 1904년에 스페인의 피게라스에서 태어나 1989년에 타계했는데 올해로 100주년이 된다. 전시는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꿈과 환상 *관능성과 여성성 *종교와 신화 *달리 가구 *달리의 주변 이야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장은 "달리" 작품을 전달하기 위해 어두운 조명을 설치 했다고 한다. 브론즈 코끼리 조각은 특수 실리콘의 투명한 재질인데 코끼리 브론즈 위에 설치된 실리콘에 빛이 투과되면 여러 색상이 반사되어 투영된다. "도슨트 운영시간" 은 평일 오후 2시와 5시라고 하니 작품 설명을 들으며 보는 것도 재미 있을것같다.

달리의 유리조각은 다음 유리조각 제조 회사의 협력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유리작품 이다. 달리는 1986년부터 유리조각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유리점토가 현실의 편집증적 변의의 표현을 만드는데 적합한 재료로 달리는 이 물질의 특성과 입체적 형상에서 빛과 색 사이의 초현실적 전환의 가능성을 파악했다. 각각의 유리점토 작품이 달리가 죽기 3년 전 유리조각을 제작한 것이 된다. 이 거장의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종잡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프로이드는 "내 이렇게 광적인 스페인 사람의 원형은 처음 보았다"고 하는 기록이 있으며, 달리 스스로 자신의 자서전에 기록하기를, "화가 이외의 다른 길은 재앙일 뿐" 이라 했을까, 그의 삶은 편집증적 증세로 남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화가 많았다. 자신의 에너지를 미치도록 미술 제작에 전념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제 정신에 살수 없었을 것 이라는 추론을 할 수 있으며 그의 자서전을 보면 달리의 머리속에서 일어나는 가공할 상상들은 곧 터져 버릴 정신장애의 요소를 안고 살았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갈라의 세 얼굴(Three Apparitions of the Visage of Gala)

Salvador Dali

Three Apparitions of the Visage of Gala, 1945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콧수염을 위로 올린 모습의 달리는 "갈라" 라는 여성을 만나면서 인생의 대 전환을 맞이하게 된다. 갈라는 엘리아르 폴(저술가)의 아내였다. 달리가 피게라스에서 휴식할 무렵 찾아온 갈라는 그 즈음 달리 자신이 상상하는 웃음병에 걸려 있었는데, 갈라는 달리에게 작품에 대한 조언을 심각하게 하게된다. 이것을 계기로 달리와 갈라는 세상에서 아무도 그들을 갈라놓지 못한 관계가 된다. 그의 자서전에 의하면 (자서전이란 것이 얼마나 객관성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첫 키스는 우리 두 사람의 저 깊은 곳까지 서로 물어뜯고 잡아먹도록 우리를 내몰아갈 허기의 시작일 뿐이었다" 고 기록 되어있다.

달리 - " 내-가-뭘-해-주-기-를-바-라-죠?'

갈라 - " 날 죽여주기를 바래요!"

갈라 - " 그렇게 해줄 건가요"

투우사의 희생 숫말과 정복2

VICTIM OF THE BULLFIGHT, 1972

DALINEAN HORSES

LITHOGRAPH

TRIUMPH AND HORSE, 1972

DALINEAN HORSES

LITHOGRAPH

정신적 히스테리를 창조하는 일에 전념하게된 달리는 갈라를 뮤즈로 떠받들며 갈라는 달리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게 된다. 갈라는 달리의 매니저 였다고 할까,

갈라는 그 당시의 문인 예술가들에게 열애의 대상이며 영감의 원천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녀는 신비스런 분위기 등 표정이 있는 눈동자에 모두 사로 잡혔다는데 (복도 많지)

갈라는 1981년 사망했는데 갈라의 죽음 후 달리는 삶을 포기한 사람처럼 살다 1989년 그도 갈라를 따라 떠났다.

"매 웨스트" 입술 소파

The "Mae West" lip sofa, designed in 1936 혼합매체

달리는 영화에도 참여하게 되는데 "안달루시아의 개"는 (전시장에 가면 볼수 있다) 30분짜리 실험영화로 그 당시엔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후기 영화산업에 수많은 영감을 준 영화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외 달리의 가공할 상상력은 "갈라와 달리의 소파" 를 만들었으며 패션 인테리어등에 많은 영감을 제시하기도 했다.

June 20th 2000

참고

달리전시회는 2004년 6월 12일부터 2004년 9월 5일까지 예술의 전당 디자인 미술관에서

합니다. (한가람 미술관과 혼동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장애인 주차료는 없으며 차를 가지신 분은 반드시 안내인에게 묻거나

- 미술관, 오페라 하우스- 라는 안내 팻말을 보며 차를 몰고 들어가면 장애인 주차장이 많이 있습니다.

내려서 오른쪽으로 나가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영상자료원이 보이며 그 건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 - 1층에 내리면 디자인 미술관 입니다. 턱이나 계단이 없어 장애인 문화시설이 잘 되어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목발을 사용하는 분은 디자인 미술관측에 휠체어 준비가 되어 있어 휠체어를 타고 메모나 자세한 감상을 할 수 있고요.

미술관 입장료는 장애인에게 50% 할인되며 미처 다 못보거나 다음번에 다시 보려면 입장료티켓과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면 미술관측에서 사인해준 티켓을 한번 더 사용할수 있습니다.

문의 580-1536 안내번호 2269

지전 김종순은 태어나 첫 번째 생일이 되기 바로 전 소아마비를 앓았다. 어릴때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었던 지전은 몇 번의 그룹전을 하고 난 후, 그냥 그림 그리는 일이 심심해져서 첫 번째 개인전을 시작으로 1000호의 화선지위에 올라타고 앉아 음악을 그리는 일(퍼포먼스)을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언론매체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지전의 화두는 '청각적 시각, 촉각적 시각'이다. 그녀는 음악을 그리는 일은 새로운 방식의 일이어서 일상에서 거의 유배된 생활 같아 가끔은 마음이 저릴 때도 있지만 많은 예술가들의 삶을 쓰면서 위로 받게 되었다고. 최소한 평등한 인간의 모습을 성실하게 기록함으로써 이웃과 소통하며 그녀가 소망하는 평등한 세상이 비록 희망뿐이더라도 그 표현의 여러 기록중 하나이고 싶기 때문이다. 18회, 19회 미협에서(국전) 2번 입선. 이화여대 경영연구소 蘭谷書會 강사.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