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환한 미소를 띠고 있는 이하걸 선수.

지금 대구에서는 '제7회 대구오픈 국제 휠체어 테니스 대회'가 7일부터 10일까지 대구 유니버시아드 테니스장에서 열리고 있다. 마침 대구에 갈 일이 생겨서 경기장에 들러 이하걸 선수를 만나봤다.

"어, 진희 누나 여긴 웬일이야.. 이 먼 곳까지 다 오고…."

항상 싱글벙글 웃으며 반갑게 맞이하는 이하걸 선수. 그가 내민 손을 잡는 순간 두툼한 굳은살이 만져졌다. 그건 아마도 이하걸 선수가 세계 12위. 한국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는 고된 훈련의 결과일 것이다.

이하걸 선수와 나의 인연은 깊다.

같은 절단장애인이라는 것과 교통사고에 의한 후천적 장애, 그리고 금번 5월 인천에서 열린 국제 휠체어 테니스 대회 때에도 인사를 나눈 사이다. 게다가 지난 7월 14일부터 20일까지 8일 동안 '한·베 협력 장애인 사랑나누기' 행사로 베트남에 이하걸 선수와 홍영숙 선수, 그리고 박은수 변호사를 포함한 13명이 베트남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래서일까 다시 만났는데도 어색하거나 낯설지가 않다.

검게 그을린 이하걸 선수와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의 청명함이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저기 이하걸 선수를 취재하러 온 취재진들이 많다. 대구방송국, 잡지, 지역 신문등등….

이하걸 선수 역시 사고 전까지는 활동적이고 신체 건강한 정상인이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불의의 교통사고로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말았다.

고등학교 2학년.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 신호등을 무시하고 질주하는 15t 덤프트럭이 그를 덮쳤다. 사고 후 의식을 찾는데 만 일주일이 걸렸고, 부상의 정도가 너무 심해 양다리를 절단해야만 했다.

이 때부터 의족과 휠체어에 의지한 생활은 시작되었는데,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에 다가온 시련은 이 선수가 감당하기에는 매우 힘들고 벅찼다고 한다. 게다가 정상인들 사이에서 휠체어를 밀고 다니는 자신의 모습을 더더욱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때 절망과 좌절에 빠져 있던 그를 지켜보던 부친이 휠체어스포츠를 해볼 것을 권유를 했고, 우연한 기회에 지인으로부터 휠체어 테니스를 소개받았다. 이선수에게 있어 테니스는 절망에 빠져 있던 그에게 삶의 용기와 희망을 가져다주었을 뿐 아니라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가져다주었다.

작년 5월 결성된 '이하걸 선수 후원회'가 바로 그것인데, 개인 후원회회장으로 박은수 변호사와 개인사업을 하는 정순천씨가 바로 그런 분들이다.

이번 경기에도 이하걸 선수 후원회에서는 다과회는 물론 따뜻한 커피와 식사준비까지 담당하고 있었다. 또한 별다른 지원 없이 홀로 활동하던 그에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며 대구 수성 구청이라는 둥지까지 마련 해주는 등 가교 역할을 해주기도 했다.

이 선수는 작년 4월 반려자로 맞은 아내 이영희씨와 이제 막 15일 이 지난 딸아이를 두고 있는데. 이 둘이 만난 사연도 재미있다. 1994년 이하걸 선수가 휠체어테니스를 막 시작했을 때 사회복지과 실습을 위해 나와 있던 부인은 이하걸 선수의 첫 모습에 그만 혼을 빼앗겨 버렸다, 한마디로 요즘 말로 '뻑' 갔다고 한다. 이후 7년 동안의 교제 끝에 결혼에 성공해 딸을 얻은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운동을 언제까지 할지 모르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열심히 할 것이고, 선수 생활을 그만 두더라도 장애인에게 있어 운동은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계속 할 꺼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처지의 후배장애인을 선별해 휠체어테니스 선수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를 끝까지 지켜보고 오지는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꼭 1위하기를 바라며, 그의 앞길에 언제나 행운이 있기를….

Good Luck!!

사람 만나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칼럼리스트 김진희씨는 지난 97년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사고를 당하기전 280명의 원생을 둔 미술학원 원장이기도 했던 필자는 이제 영세장애인이나 독거노인들에게 재활보조기구나 의료기를 무료로 보급하고 있으며 장애인생활시설에 자원봉사로 또 '지구촌나눔운동'의 홍보이사로 훨씬 더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필자는 현재 방송작가로 또 KBS 제3라디오에 패널로 직접 출연해 장애인계에는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음식을 아주 재미있고 맛있게 요리를 할 줄 아는 방년 36살 처녀인 그녀는 장애인 재활보조기구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주는 사이트 deco를 운영하고 있다. ■ deco 홈페이지 http://www.uk-or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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