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을까. 드레스 입은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쿵~따리 샤바라 빠~빠빠∼

어린아이나 어른이나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다.

한마디로 그만큼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가 유행했었고, 무슨 일을 하다가도 TV나 라디오에서 이 음악이 나오면 저절로 어깨춤이 춰지고 콧노래가 흘러나오며 따라 부르게 된다.

2000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강원래. 많은 좌절과 짜증, 세상에 대한 원망도 많았을 텐데 지금은 재활에 성공해 당당히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 그가 이렇게 재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늘 옆에 묵묵히 그를 지켜보고 간호를 도맡아 왔던 김송이 있었기 때문이다.

12일 오후 5시30분.

서울 강남 메리어트호텔 밀레니엄홀에서 클론의 강원래와 그의 연인 김송이 드이어 결혼식을 올렸다.

예식시간 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한 나는 6층 밀레니엄실로 올라갔다.

어휴..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

각 방송사 카메라맨들과 잡지기자, 신문 기자들 한시간 후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하객들보다 취재진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언제부터 나와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원래씨는 휠체어에 앉아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생글생글 웃으며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나를 본 순간 "잘 와 줬다"며 "송이는 아직 3층에서 신부 화장이 안 끝나 못 올라왔다"며 먼저 손을 내미는 데 고맙다.

함께 간 여고 2학년생인 지연이를 원래씨에게 소개했다.

"원래씨, 지연이가 원래씨에게 너무 고마워해서 결혼식하는 것 꼭 보고 싶어 왔데요." 하고 말하자 그때서 "아하, 그 소녀" 한다.

지연이는 학교에서도 전교 1∼2등을 한다. 공부를 잘해 육군사관학교에 갈려고 학교 기숙사에서 공부를 하고 토요일에 집에를 가다 그러나 뜻하지 않는 사고로 그만 빗길에 미끄러져 기차에서 떨어져 다리를 절단하고 말았다.

한참 예민한 나이로 모든 것이 다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원래씨의 한 통의 편지가 지연이를 다시금 좌절을 딛고 용기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던 것이다.

지연이는 원래씨와 악수를 하고 사진도 찍고 날아가는 기분이라고 한다. 내일은 학교에 가서 자랑을 한데나 어쩐다나.

신부가 올라왔다. 대기실에 앉은 신부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연방 내 입에서는 "아름답다. 예쁘다. 모나코여왕 '그레이스 켈리'같다." 좀 과장된 표현일까. ^^ 암튼, 너무 예뻤다.

송이와 함께 사진도 찍고 조금 주절주절 이야기도 했다. 그러나 워낙 많은 취재진들이 닥치는 바람에 우리는 신부대기실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5시 30분. 연세대 재활병원 박창일 원장의 주례와 개그맨 홍록기의 사회로 예식은 1부와 2부에 거쳐 진행되었는데, 결혼식장 안으로 들어온 사람과 그렇지 못하고 서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약 1,500여명의 하객들이 모인 것 같다. 완전히 대성황을 이룬 것이다.

특히 많은 연예인들이 참석을 했는데 내가 아는 이름만 해도 클론의 멤버 구준엽을 비롯해서 개그맨 임하룡, 남희석, 표인봉, 김경식, 지상열, 가수 임백천, 홍서범, 유열, 박미경, 엄정화, 탁재훈, 베이비복스, 탤런트 황신혜, 김혜수 등 그 외에도 많이 왔는데 다른 사람들 이름은 잘 모르겠다. 말로는 100여명 가까이 연예인들이 참석해 이 두 사람을 축복해 주고 갔다고 한다.

다행히도 우리는 신랑 신분가 입장하는 곳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신랑 신부가 입장할 때 열심히 박수를 치고 사진도 찍었다.

축가는 총 3번의 각기 다른 가수들이 불렀는데. 첫 번째로 박미경과 박상민이 불렀다. 이들은 강원래와 김송에게 팝송 ‘Endless Love’를 부르는 도중에 ‘Love’란 단어가 나오면 입을 맞추라고 해서 노래를 부르는 동안 여러 번의 입을 맞췄고 그때마다 박수들이 터져 나왔다.

두 번째 축가는 강원래가 직접 안무를 맡아 히트한 틴틴 파이브가 무대에 올라 그들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린 빤짝이 옷을 입고 자신들의 노래 ‘머리치워 머리’를 불렀고, 축가의 마지막은 클론의 동료인 구준엽이 나와 둘이 함께 히트시키던 ‘초련’을 신나는 율동과 함께 열창했다. 이 때 노래를 듣던 강원래는 힐체어에 앉은 채 구준엽과 같이 춤을 춰 하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1·2부에 걸친 예식을 하면서 2부에서 집중적으로 친지와 가족들, 스탭들, 선후배, 친구들, 지인들…. 돌아가면서 사진을 찍었다.

강원래 김송 결혼식의 하이라이트.

마지막으로 원래씨 자신이 장애를 입고 힘들어할 때 마음의 문을 열고 재활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던 인터넷 '하늘빛 사랑' 회원들과의 단체 사진은 정말 보기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폐백옷으로 갈아입고 둘러싸여 있는 하늘빛 사랑 회원들에게 "이렇게 먼길까지 와줘서 정말 감사하다. 우린 정말 잘 살 것이다"라고 말하며 신혼여행 다녀와서 다시 연락하자고 말한 뒤 헤어졌다.

두 사람은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원래씨는 오는 20일부터 KBS 2라디오의 새 프로그램 ‘강원래·노현희의 뮤직 토크’ 진행자로 음악을 사랑하는 청취자들과 만날 것이다. 또한 앞으로 새로운 음반도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원래씨는 KBS제1TV‘사랑의 리퀘스트’에서 리포터로도 활동을 하고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겠다. 이날 결혼식은 두 사람이 역경을 이기고 이뤄낸 자리라 그런지 더욱 의미가 깊었던 것 같다. 더욱 당당해진 원래씨를 보면서 장애인들에게도 많은 직업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본다. 곳곳에 특정한 직업에 꼭 일반인들만의 영역이 아니라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얼마든지 참여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2의 강원래와 같은 장애인 MC, 장애인 작가, 장애인 리포터 등 방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장애인들에게 골고루 주어져야 할 것이다.

**송이씨, 원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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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만나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칼럼리스트 김진희씨는 지난 97년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사고를 당하기전 280명의 원생을 둔 미술학원 원장이기도 했던 필자는 이제 영세장애인이나 독거노인들에게 재활보조기구나 의료기를 무료로 보급하고 있으며 장애인생활시설에 자원봉사로 또 '지구촌나눔운동'의 홍보이사로 훨씬 더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필자는 현재 방송작가로 또 KBS 제3라디오에 패널로 직접 출연해 장애인계에는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음식을 아주 재미있고 맛있게 요리를 할 줄 아는 방년 36살 처녀인 그녀는 장애인 재활보조기구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주는 사이트 deco를 운영하고 있다. ■ deco 홈페이지 http://www.uk-or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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