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무척이나 잘 받는 꼬마 류시원 세진이, 바이올린을 켜고 있다.

언젠가 TV앞에서 가족들이 "어머, 제 좀 봐. 두 다리가 의족이야. 빨리 와봐." “어디. 어디…”

그렇게 TV앞에 숨죽이고 앉아 세진이와 세진이를 훈련시키는 엄마 양정숙씨를 본 기억이 난다. 그때의 느낌이란…. 뭔가.. 다리가 없다는 같은 공감대서 일까. 남의 일 갖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어른이고 해볼 것 다해보고 사고가 났지만 저 어리디 어린 세진이는…. 앞으로 한참 자라고 세상과 부딪쳐야 할 일들도 많을텐데 과연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행여나 유치원에서 초등학교에서 왕따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그건 자기 하기 나름. 그것보다 더 걱정이 되었던 것은… 의족이었다.

뭐에는 뭐만 보인다고 하지 않은가. 후천적 장애를 입은 사람들에게 의족은 비싸든 싸든 수명은 3~5년. 길게는 5~10년을 착용한다고 하는데 아이들의 경우는 쑥쑥 날로 자라기 때문에 길게는 6개월에 한번, 빠르면 3개월에 한번씩 교체를 해줘야 한다.

그렇다고 의족이 쌀까.. 그것도 아니다. 물론 싼 것도 있지만 거의 쓸만하다 싶으면 200만원대가 넘으니 양쪽 다리에 4~500만원은 족히 든다.

그렇다고 요즘 흔히 쓰는 말로 이병철 손자도 아니고.. 무슨 수로 세진이가 자랄 때마다 의족을 해줘야 할지…오히려 내가 막막했다.

그런데, 뭐라고 할까. 세상 참 좁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장애계가 좁다고 해야 할까…

우연히 세진맘이 이곳 홈에 들어오게 되었고, 성무네 다섯 손가락에도 방문을 했다. 아마도 세진 맘이나 나나.. 의족을 차야하는 공감대 하나 때문에 뭔가 분명 이끌렸을 것이다…

그렇게 이메일로만 주고 받던 세진맘을 언제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다섯 손가락 모임에서(KBS제1TV 사랑의가족 촬영 때)만나게 되었다.

첫 만남에서 애교있고 환한 얼굴로 ‘이모..이모’ 하는 데..얼마나 귀엽던지….

금새 우리는 친해 질 수 있었고,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통했다.

세진이는 심각한 장애를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났고 원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다. 오른쪽 손가락이 세개가 없고, 오른쪽 무릎 위로 다리와 왼쪽 무릎 아래로 다리가 없다. 양쪽 모두 의족을 착용하며, 장애 판정 1급을 받았다.

그럼에도 세진이 엄마는 세진이를 ‘하늘이 선물한 요정 같은 아들’ 이라고 늘 자랑을 한다.

내가 봐도 하는 짓이 여간 귀엽지 않은데, 부모입장에서 보니 오죽하겠나 싶다.

세진이는 양정숙(35)·김재길씨(36) 부부가 영아원인 ‘늘사랑 아기집’에서 데려온 입양아다. 이들 부부에게도 13살 된 딸 은하가 있지만, 세진이는 온 가족의 귀여움 독차지하고 있다.

언제가 세진맘에게 물었다. "종교 있어요?"

세진맘 왈..“저는 종교를 갖고 있지 않지만 만약 신이 있어 나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다면 그게 우리 세진이 일 거라는 생각을 해요.”

“세진이 누구 아들?”

“엄마 아들!”

무릎을 바닥에 딛으며 방안을 쉴 틈 없이 돌아다니는 세진이.

나이가 어려서 일까. 의족에 빨리 적응이 되어서일까… 세진이는 폴짝폴짝 잘도 뛰어 다닌다.

세진맘에 의하면 "언니 세진이는 자전거도 잘 타”한다.

이런 세진이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국가 정책차원에서의 장애아 입양가정에 양육보조금 지급이 현실화되어야 하는 문제라던가, 충분한 재활치료를 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가 어느 정도 아이가 컸을 때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만 입양은 자녀를 얻는 행복이며 기쁨일 될 것이다.

결코 장애는 부끄러움이 아니라 불편일 뿐이라는 사람들의 사고의 전환도 필요할 것이다.

빠른 시일 내 진일보한 복지정책이 마련되서 ‘애덤 킹’이 아닌, 국내입양 장애아 “세진이”가 우뚝 서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양구공을 던지고 축구공을 찰수 있는 그런날이 오기를 희망하며…

세진이 가족을 보면 보기 좋다.

세상 부러울 것 없고 어쩌면 저리도 밝고 건강하게 크는지.

세진이를 보면 ‘힘이 솟는다’는 세진맘을 보면서 난… 많은 것을 느낀다.

천진 난만하다 못해.. 바보스러울 만큼 착한…세진이.

어느새 난 세진이 팬이 되었다.

내가 붙여준 별명 하나 “꼬마 탤런트 류시원”

프랑스의 농아 영화배우인 “애블린 글래니”나 작은 신의 아이들로 유명한 “ 말린 매들린”처럼 우리나라에도 머지않아 장애를 가지고도 훌륭한 영화배우나 탤런트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세진아 지금처럼 무럭무럭 잘 크고, 잘 자라다오."

사람 만나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칼럼리스트 김진희씨는 지난 97년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사고를 당하기전 280명의 원생을 둔 미술학원 원장이기도 했던 필자는 이제 영세장애인이나 독거노인들에게 재활보조기구나 의료기를 무료로 보급하고 있으며 장애인생활시설에 자원봉사로 또 '지구촌나눔운동'의 홍보이사로 훨씬 더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필자는 현재 방송작가로 또 KBS 제3라디오에 패널로 직접 출연해 장애인계에는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음식을 아주 재미있고 맛있게 요리를 할 줄 아는 방년 36살 처녀인 그녀는 장애인 재활보조기구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주는 사이트 deco를 운영하고 있다. ■ deco 홈페이지 http://www.uk-or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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