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웃겨

왜 난 내 꼭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왜 나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지

엄마, 내 신세가 지금 어떤줄 알어?

오빠는 오빠대로 자기 랑 같이 살아야 한다구 하구

큰언니는 큰언니대로 자기가 엄마 노릇해야 한다고 하구

작은언니는 작은언니대로 내곁에 자기가 있을꺼라구 한다

눈물나게 고마운 일이지

나두 알어

하지만 그런 주장이 나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줄 몰라

내 주권은 없어지고

누구한테 얹혀 사는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니까

이런 생각까지 들더라구

내가 만약 아무런 능력이 없어서 정말 얹혀 살아야 할 처지 였더라도

서로 데리고 살겠다고 했을까 하고 말이야

아마 서로 같이 살 수 없는 이유를 늘어놓으면서

시설에나 보냈으면 할지도 몰라

내가 너무 심했나?

아니 이건 마지막 보호자를 잃은

독신 장애인이 겪게 되는 심각한 생존의 문제야

그런 경우 반드시 신탁통치를 받게 돼있다니까

신탁통치는 정말 슬픈 일이야

난 내 인생의 주인이 되고 싶어

28년 동안 방송계에 몸담고 있는 방송작가이자 방송을 직접 진행하는 방송인입니다. 장애인 문학 발전을 위해 1991년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장애인 문예지「솟대문학」을 창간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발간해오고 있습니다. 틈틈이 단행본을 19권 출간하고 있는데 주로 장애인을 소재로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우송대학과 의료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로 대학 강단에 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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