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하지?

왜 똑같은 일인데 엄마가 있을 때 하고 다르게 느껴지는 걸까

나 요즘 설움살이 찌고 있거든

그래서 될 수 있는대로 저녁을 안먹을려고 해

할머니가 저녁 먹었느냐고 물어보길래 먹었다고 했어

다이어트 우짜고 하는 소리 안하려구

그런데 밤 11시가 넘자 배가 무척 고파지는거야

옛날 같으면

'엄마, 안되겠어 라면 먹을래' 하고

12시에 라면 끓여달라고 해 김치를 곁들여

라면 요리 먹는 즐거움에 빠져

입으로 호호 뜨거운 입김을 불어내며

맛에 겨워 신음 소리를 토해냈을텐데

난 배고프단 소리도 못하고

허기를 참아야 했지

진짜 밥을 안줘서 굶으면 얼마나 처참할까 싶으니까

눈물이 찔끔 나는거야

배고픔을 잊으려고 서둘러 원고를 마치고 자리에 누웠는데

잠은 커녕 정신이 더 말똥거려지는 거있지

-엄마, 배고파-

배고프니까 춥더라구

그래서 잔뜩 웅크렸지

-엄마, 추워-

그야말로 엄마 없는 하늘 아래야

그 순간 바로 전날 어떤 남자가 한 말이 생각나는거야

'방선생님은 무슨 낙으로 사시는지 모르겠어요

맨날 일만 하시구. 앞으론 좀 즐기면서 재미있게 사세요'

-배부른 소리! 내일 아침 일찍 밥이나 먹어야지-

28년 동안 방송계에 몸담고 있는 방송작가이자 방송을 직접 진행하는 방송인입니다. 장애인 문학 발전을 위해 1991년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장애인 문예지「솟대문학」을 창간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발간해오고 있습니다. 틈틈이 단행본을 19권 출간하고 있는데 주로 장애인을 소재로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우송대학과 의료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로 대학 강단에 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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