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왜 이렇게 빠른 걸까?
이제 나도 늙었다는 얘기겠지
엄마 오늘 내 생일인거 알고 있지?
아점 때 미역국, 조기, 나물 반찬 해서
밥 맞있게 먹었다
아침부터 여기 저기에서 전화가 오는 거야
엄마 없이 보내야 하는 생일이여서 불쌍했나봐
나 대학 다닐 때까지만 해도
내 생일은 거의 사건이였지
그날 엄마는 파티 준비하느라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남자 친구들까지 가세한 터라 먹고 마시고
그런 난리도 없었어
하지만 이젠 재미없어
그렇게 난리쳐줄 친구들도 다 늙었으니 뭐
오늘 난 아주 학구적으로 하루를 보냈다우
심리상담사 연수 교육이 있었거든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스님도 있고, 수녀님도 보이고, 교무님도...
목사님도 계셨겠지만 겉으로 드러나질 않으니 알 수 없는 노릇이고
장애인은 없더라구
유심히 둘러봤거든
사람들 눈에는 그 종교인들보다 내가 더 튀었을꺼야
오늘 느낀게 많아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더라구
나두 더 분발해야겠어
교육받으러 가는데 한교수(한창완이 일본 유학 마치고 교수 됐어)한테
전화가 왔는데
뭐하냐고 해서 교육 받으러 간다고 했더니
-선생님이요?- 하면서 놀라더라구
나는 죽으나 사나 방송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봐
나도 변신할 날이 있을꺼야
정몽헌 회장의 죽음을 보면서 깨달은 게 있어
아무리 돈이 있어도
아무리 권력이 있어도
다 소용 없다는 것을 말야
내가 특별한 사람이 되길 원하진 않아
하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어
그게 내 변신의 목표야
엄마랑 약속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