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컴퓨터를 켜자 마자 에이블부터 들어간다. 장애인 정치인들의 소식이 궁금해서이다. 장애인계에 불어온 정치 바람이 신선하게 느껴지면서도 왠지 불안하다. 우리는 그동안 정치 수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판에서 잘 견디어낼까 걱정이 된다

장애인정치인 필요하다. 하지만 장애인이 정치를 한다는 생각보다는 정치를 하는데 그 정치인이 장애를 갖고 있더라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 순서가 잘못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정치는 인기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텔레비죤에 많이 나온 사람들이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다가 실패를 한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정치는 정치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다.

열린우리당의 중앙의원 선거를 지켜보면서 제대로 하고 있구나 싶어 감탄했다. 다른 당에서도 빨리 장애인 몫에 대한 분명한 구도를 발표하고 서둘러 정치력이 있는 사람을 후보로 선정해야 한다

후보 신청을 받아놓고 막상 팽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 정치인이니 말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불안한 일은 장애인계의 정치 바람 때문에 장애인계가 갈기 갈기 찢어지는 균열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가뜩이나 통합이 안돼는 장판인데 갈등 요소만 더 늘어나고 있으니 통합은 애저녁에 틀린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한가지 정치 재수생과 정치 지망생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서 정치 후유증 환자들이 늘어나면 장애에다 정치 중독증이 중복된 중증의 장애인이 발생할 것이라는 걱정이 생긴다

물론 장애인의 정치 참여로 얻어지는 것을 생각을 하면 장애를 가진 정치인을 트럭에 가득 실어 국회에 입성시켜야 하겠지만 장애인 이라고 해서 장애인복지의 만능은 아니다. 정치력을 가진 장애인을 국회로 보내야지 무조건 다 보내면 판만 흐려놓을 우려가 있다

내가 다 알고 있는 사람들이 뛰어든 정치판이라 매우 흥미롭다. 나름대로는 이 사람이 정치력이 있지 하고 낙점을 찍었지만 목에 칼이 들어와도 발설할 수가 없다

4월 총선이 기다려진다. 언론에서 장애인 정치인 탄생을 초인적인 의지에 맞춰 보도하느라고 난리를 칠테니 말이다.

과연 누구 그 주인공이 될지 자못 기대가 된다

우리는 지금 중요한 시점에 와있다. 장애인복지 발전을 위해서 어떤 사람을

국회로 보낼 것인지를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사람은 장애를 가진 국회의원이 아니다. 장애인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장애인을 대표하려면 적어도 장애인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28년 동안 방송계에 몸담고 있는 방송작가이자 방송을 직접 진행하는 방송인입니다. 장애인 문학 발전을 위해 1991년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장애인 문예지「솟대문학」을 창간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발간해오고 있습니다. 틈틈이 단행본을 19권 출간하고 있는데 주로 장애인을 소재로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우송대학과 의료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로 대학 강단에 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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