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올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콜택시. <에이블뉴스 자료사진>

최근 얼마동안 장애인콜택시와 관련해서 겪은 어처구니없는 사례들을 공개하고자 한다.

며칠 전 집에 아는 사람이 놀러왔다가 저녁이 되어 귀가하기위해 장애인콜을 불렀다. 휠체어를 타거나 택시를 타더라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친구였기에 위치를 묻는 기사에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인데 도와주실 수 있겠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기사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답도 안하고 위치부터 말하라고 하면서 버럭 화를 내는 것이었다. 콜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아니나 다르랴! 위치를 찾아 집으로 찾아온 기사아저씨는 도움을 받기위해 힘들게 앉아 기다리고 있는 친구를 보자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아저씨가 화장실을 보겠다고 하며 화장실로 들어가는데 화장실 문도 닫지 않고 들어가는 것이었다.

순간 황당한 느낌이 든 나는 부랴부랴 화장실 문을 닫아주었다. 어이없는 일은 바로 그 때였다. 기사 아저씨 왈, 어두운데 화장실 문을 닫지 말라고 소리치는 것이었다.순간적으로 '이 아저씨가 미쳤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의 불을 켜주자 아무소리가 없었다. 볼일을 보고 나온 아저씨는 그 친구에게 몸무게가 몇 키로냐고 묻는 것이었다. 자신은 허리가 안좋아서 도와주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해서 처음보는 여성에게 누가 몸무게를 물어본단 말인가?

어쩼든 이러한 황당함속에 그 친구는 이웃 사람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택시를 타기는했다. 그런데 나중에 그 친구가 전하는 얘기는 더욱 가관이었다.

운전을 하는 그 아저씨에게서는 술냄새가 났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화장실 문을 닫지 말라는 등의 횡설수설 하는 얘기를 한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그 아저씨는 술기운이 없다 하더라도 장애인을 낮은 의식으로 바라보는 사람임이 분명했다.

그런데다가 장애인 콜을 운전하는 사람이 음주운전이 왠말인가? 그 차를 타고 가면서 아저씨가 술기운에 차를 난폭하게 몰아 사고가 날뻔한 순간도 몇 번 있었다는 것이다.

이래서야 어디 장애여성들이 맘 놓고 콜을 이용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이번과 같은 경우는 처음이긴 했으나 이것은 서울시에서 콜기사들의 자질교육을 전혀 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장애인 콜기사들은 음주 운전을 해도 된다고 누가 그랬는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행위들이다. 여기에 덧붙여 내가 직접 겪은 사례를 하나 더 소개하겠다.

며칠 전 어디를 가기위해 콜택시를 불렀다. 기사에게 위치를 전화로 말해주고 기사가 와 있는 집 근처로 전동휠체어를 타고 나갔는데, 기사 아저씨가 나를 보자마자 하는 얘기가 '왜 이제 나왔어?'하고 반말을 서슴없이 하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이 차를 탔는데, 기사아저씨 하는 말이 콜센타에서 전화 받는 아가씨들이 참 나쁘다는 것이다.

이유인즉 지금까지 콜을 운행했어도 자기한테는 못생긴 사람들만 연결을 해줬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예쁜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며 역시 횡설수설 하는 것이다. 그렇게 강동구 권에서 운행을 했어도 다 못생긴 사람들 뿐이었다면서 왜 그동안 한 번도 자기 차를 안 탔냐고 하면서 내가 일부러 자기를 피해다닌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외출할 때 꼭 자기 차만 이용하라고 하면서 그때마다 자신과 데이트를 하자며 희롱적인 발언을 하는 것이아닌가. 아이를 대하듯 시종일관 반말로 일관하면서 예쁘니까 자신과 데이트를 하자는 식의 발언은 장애여성을 손님으로 여기지 않고 가벼운 성희롱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못생긴 사람들이라는 말은 결국 장애여성들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장애여성 비하적인 발언들을 서슴치 않는 콜기사 아저씨들!

내가 들은 얘기에 의하면 어느 장애여성은 장애인 콜만 타면 아저씨들이성희롱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피부접촉까지 시도하는 경우도 있어 장애인콜 타기가 두렵다는 것이다.

대다수 콜기사들이 이런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에 의해 행해지는 이러한 행동들은 결코 묵과하기 어렵다. 누구에게나 안전하고 편리해야 할 장애인 콜이 이러한 기사들로 인해 장애여성들이 기피하는 상황들이 계속 발생한다면 이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장애인 콜택시란 말인가?

장애여성에 대한 성희롱을 친근감의 표시로 생각하는 기사들과 장애여성의 인격을 근본적으로 무시하는 기사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서울시는 장애인콜을 만들어만 놓고 관리를 제대로 안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 기사들의 자질 교육은 거의 무방비 상태인 것 같다.

장애여성들은 장애인콜을 타면서도 장애인인 동시에 여성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야만 한단 말인가? 서울시의 각성이 요망된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여성과 남성을 차별하는 분위기와 가정이나 사회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것에 반감을 갖기 시작하면서 여성주의적인 의식이 싹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남녀 차별은 비장애여성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장애여성들은 비장애여성들이 겪는 차별보다 더한 몇 배의 차별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장애인 문제는 그 장애인이 여성이냐 남성이냐에 따라 그 양상이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남아선호사상과 전근대적인 남존여비사상은 장애여성들에게 더 할 수 없는 억압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장애여성들은 가정에서부터 소외되고 무시되고 그 존재가치를 상실당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장애여성도 이 땅에 당당한 여성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저는 단순한 여성주의자가 아닙니다. 저는 이 땅에 당당히 살아 숨쉬는 장애여성주의자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장애여성주의적인 언어로서 표현하고 말하고자 합니다. 저는 진정한 장애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합니다. 그러면서 그 속에 전반적인 장애인의 문제와 여성에 대한 문제도 함께 엮어나가겠습니다. 저는 사회가 만들어놓은 제도와 틀을 거부하며 장애여성의 진정한 인권 실현을 위해 장애여성인권운동단체인 장애여성공감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여성공감 홈페이지 http://www.wd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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