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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완전한 공짜는 없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3-04-03 15:50
인사동공개크로키 때의 작품.<석창우> 에이블포토로 보기 인사동공개크로키 때의 작품.<석창우>
예전 서예를 배울 때 처음엔 집사람이 같이 다니며 도우미를 해줬었다. 그러나 집사람이 직장을 다니면서부터 도우미가 없이 혼자 작업을 하였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 제외하고는 되도록이면 다하려고 노력 했는데 먹가는 것도 내 작업의 일부라 생각되어 집사람이 해 준다는 것을 내가 한다고 발가락 사이에 먹을 끼우고 먹을 갈았었다.

처음엔 발가락 사이에 물집이 생겼으나 물집이 잡혀도 계속 먹을 갈았더니 며칠이 지나자 단련이 되어 아무런 불편이 없이 손과 같이 먹을 갈 수 있었다. 이렇게 하나하나를 혼자 해결해 가면서 작업을 했고 밖에서 배우러 갈 때는 같이 배우는 동료들이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해주었다.

그런데 작업 할 때 전담 도우미가 생기게 된 것이 먹으로 누드크로키를 밖에서 하면서부터였다. 몇 년 전인가 인사동에 있는 덕원 미술관에서 있었던 인사동 공개 누드크로키 행사에 참가 하면서부터이다. 집에서 작업 하면 의수와 발을 이용하여 신문을 깔고 그 위에 화선지를 올려 놓는 작업을 반복하곤 했었다.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기에 혼자도 할 수 있었으나 밖에서의 작업은 그렇지 않았다. 시간도 제약이 있고 공간도 부족하여 옆에서 누가 도와 주지 않으면 불가능 했다. 그때 우연히 누군가 도우미를 자원해 주었는데 보통 작업 할 때는 누드 한 포즈에 작품 하나를 할 수 있는 시간만 있었는데 옆에서 도와 주니 다양한 방법으로 5개까지 표현이 가능했다.

너무나 신이 나서 정신 없이 그렸는데 도우미를 한 사람은 일어났다 앉았다를 계속하면서 작업대의 크로키 한 화선지를 신문 위에 내려 놓고 새 화선지를 작업대에 올려 놓고 작업 한 화선지에 다시 신문지를 올려 놓고를 200번 이상 반복 한 도우미는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그날 도우미 했던 분이 다음날 몸살이 났다고 한다. 그날의 작업량이 평소 보다 엄청 많아 기쁨, 뿌듯함이 가득 찬 마음으로 도우미 하신 분에게 고맙다는 말을 몇 번 하며 집으로 돌아 왔다. 집에 와서 아직 먹물이 마르지 않은 화선지를 하나씩 거실에 펼처서 꺼내어 말려내는 작업을 하다 보니 작업 할 때는 몰랐는데 도우미가 했던 일을 내가 하나 하나 반복 하면서 일어 서고 앉았다를 반복하는 것이었다.

나야 내일이라서 즐거이 할 수 있지만 도와 주시던 분은 완전히 군대에서 유격 받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하나님도 공평하시어 남이 힘들게 도왔던 것을 나에게도 그에 맞게 일을 시켜 혹 이기적으로 변할 수 있는 마음을 잡아 주시는 것 같다.

옛날 본 만화와 TV의 연속극 대화 중에 "세상에 완전한 공짜는 없다"란 말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바로 이런 것을 두고….

2003-04-03 목. 맑음. 첫 번째 작업전담 도우미와의 일을 생각하면서.

석창우 (cw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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