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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봉 여태명선생과의 만남(2)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3-07-26 18:29:43
1993년도 동묵회전 전시 현대서예작품 에이블포토로 보기 1993년도 동묵회전 전시 현대서예작품
이제 막 걸음마를 가리켜 주신 효봉선생과의 헤어짐은 참으로 싫었다. 하지만 애들이 더 중요하다는데 내가 더 우긴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해서 우리는 다시 서울의 구로공단역 부근의 미성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이사 오기 전에 효봉선생에게 서울에 가서 배울 선생을 소개 시켜달라고 하니 산영 정천모선생을 소개 시켜 주셨다. 그 학원은 시흥에 있어서 집사람과 아들 종인이 셋이서 처음에는 매일 가서 서예를 했다. 종인이는 서예학원을 가봐야 지루하기만 하다고 안 가고 자기 혼자 집 본다고 했으나 다섯 살의 어린 나이라 계속 같이 다녔다.

그러다 종인이 영옥이가 자라 유치원을 가게 되면서 집사람의 애들에게 손이 필요하여 집사람과 같이 다닐 수가 없게 되었다. 버스를 혼자 타지 못하는 나는 일곱 정거장이 되는 거리를 평소에 운동 삼아 걸은 적이 있어서 혼자 걸어서 간다고 했다.

그때부터는 매일 가지 않고 이틀에 한번씩 갔는데 걸어보니 그 거리가 운동으로는 좋으나 힘이 너무 들어서 학원에 가면 힘이 빠져 도저히 연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택시를 타고 다닐 형편은 못되어 고민 끝에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서예학원을 알아 보기로 했다.

산영선생에게서 해서 장맹룡비와 ,금문 산씨반명, , 예서 장천비를 배웠고 황산곡 행서 등을 쓰는 중 이었다. 그러다 사당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일도 김태수 선생의 학원에 다니게 되었는데 일도 선생에게서 배운지 일년이 되었을 때 처가에 가면서 전주에 들리게 되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

다시 만나게 되니 너무 반가 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우편으로 효봉선생께 배울 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가능 하다고 하여 한 달에 두 세 번 내려오고 연습한 것을 우편으로 보내고 체크하여 보내주고 하게 된다.

처음엔 집사람과 같이 다녔으나 애들 때문에 나 혼자 전주에 다니겠다고 집사람은 괜찮겠냐고 하며 매우 불안해 한다. 혼자 전주 가는 날 집사람은 영등포 역까지 따라와서 조심하라고 당부를 몇 번 한다.

이렇게 하여 장거리를 혼자 다니게 되고 효봉선생께 다시 배우게 되었다. 비록 매일 마주 보지는 않으나 한 달에 한 두 번을 만나더라도 서예를 하면서 의문이 풀리고 그냥 안부 전화를 하더라도 의문점이 해소되었다.

붓을 사용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시연해 주어서 요즘 서예크로키를 하면서 다양하게 이용하곤 한다. 효봉 선생께서는 체본 보다는 서첩을 보고연습 하라고 권하여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책을 보고 써서 우편으로 보내곤 했다.

얼마를 지나지 않아 현대서예를 해 보라고 권하여 이와 병행 했다. 기존의 서예에서 왜 옛날 사람의 법첩을 계속 쓰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현대서예(문자추상)는 상당히 흥미로 왔고 새로운 돌파구가 되었다.

보통 서예계에서는 제자에게 다른 선생에게 배우라고 잘 권하지 않으나 효봉선생은 현대서예 조형이론에 대한 강의를 현대미술관회에서 하시는 도곡 김태정 선생님에게 배워 보라고 권하였다.

조형이론에 무지 했던 나는 일년과정의 강의를 받으면서 이론과 실기를 병행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후 도곡 선생님 댁에서 2년 동안 매주 방문하여 이론을 더 배우게 된다.

효봉선생과는 비록 한 달에 한 두 번 밖에 못 만났지만 학원에서 매일 만나는 사람들 보다 서예가 더 좋아졌다. 비록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로나 우편을 통해서 현재의 내 서예를 하는 것에 있어서의 문제점이나 의문점이 해소 되었기 때문이다.

서예가 아닌 일상적인 대화나 혹은 모임의 술자리에서도 효봉선생과 같이 대화 하다 보면 서예를 하면서 막히는 부분이 해소 되는 것을 보고 이신 전심이 이런 것을 두고 얘기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효봉선생은 고등학교 재학 중에 국전에 입선 할 정도로 일찍부터 서예를 하시고 여러 서체를 두루 잘 하시기에 배우는 문하생들의 자기개발의 폭이 넓었다. 그리고 문하생들의 능력을 빨리 간파하여 자기에게 맞는 서체를 유도 해 준다.

작품이 쌓여가자 개인전을 하고 싶었으나 전시 비용이 부담되어 망설이고 있을 때 효봉 선생께서 전시장 대관료를 주시면서 잘 전시 해 보라고 하여 1998년 첫 개인전을 할 수 있었다. 효봉선생의 나에 대한 배려는 수 없이 많으나 표현력 부족으로 다음 기회를……

2003-07-26 토. 맑음. 나에게 좋은 스승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석창우 (cw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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