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앞에 설치되어 있던 스테인리스 점자유도블록이 철거되고 미끄럽지 않은 재질로 재설치됐다.

지난 11일 삼성생명 시설과로부터 아주 반가운 전화 한통을 받았다.

삼성생명과 삼성본관 등 주위에 설치되어 있던 스테인리스 점자유도블록을 철거하고 미끄럽지 않은 재질로 재설치했다는 내용이었다.

미끄럽고 반사되어 시각장애인들이 잘 구분할 수 없었던 스테인리스 재질의 점자유도블록을 철거하고 잘 구분할 수 있는 노란색으로 설치하여 줄 것을 무려 2년 반동안이나 꾸준히 요구했지만 삼성측은 들은체 만체 였다.

스테인리스 점자유도블록은 눈·비가 왔을 때 미끄러워 시각장애인 뿐 아니라 비장애인도 다칠 우려가 있고, 목발 장애인의 경우에도 목발 아래가 고무재질로 되어있어 물기가 있으면 미끄러진다는 자세한 설명도 했지만 여전히 알았다는 대답뿐이었다. 시민의 신문(NGO)에서도 취재를 통해 기자가 이야기했어도 재설치한다는 얘기 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지난달 22일 에이블 뉴스에 글을 올리고 그 내용을 삼성측에 이야기하고 팩스로 보내 주었더니 지난 11일 연락이 왔다. 당장 가보고 싶었지만 바쁜 일이 있어 14일 오전 일찍 삼성그룹에 방문했더니 삼성그룹 주변에 있던 스테인리스 유도블록이 철거되고 베지밀색 고무재질의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되어 있었다.

시설과를 찾아가 감사의 인사와 함께 "이왕이면 전철 승강장에 설치된 세라믹 점자유도블록의 색깔도 노란색으로 바꾸면 저시력장애인들이 이용하기 더 좋았을텐데…."하는 약간의 아쉬움도 전했다.

그러나 삼성과 같은 대그룹에서 에이블뉴스에 올려진 스테인리스 점자유도블록에 관한 기사를 보고 점자유도블록을 교체한 것에 너무나 기분이 좋았고, 바로 저시력연대회장님께 전화도 드렸다.

또한 문화일보에서도 에이블뉴스에 올려진 기사를 보고 저시력연대회장님과 함께 여러군데를 다니며 스테인리스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된 곳을 찾아 지난 12일 문화일보에 보도하였다.

스테인리스 점자유도블록을 철거하고 저시력시각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이번에 에이블 뉴스가 큰 일을 해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에이블 뉴스의 힘이 점점 커지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스테인리스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된 다른 곳들도 조속히 삼성그룹처럼 고쳐져 저시력시각장애인들이 하루속히 마음놓고 다닐 수 있는 그런 날을 기대해 본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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