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활짝 문을 연 강원도 횡성군의 장애인전용목욕탕의 입구.

지난 11월 28일 강원도 횡성군에 장애인전용 목욕탕이 건립되었다는 이야기 듣고 가보고 싶어서 12월 1일 시간을 내어서 방문을 하였다. 어떤 모습일까 하는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목욕탕은 횡성군 읍하리 500-1 시내 횡성군종합사회복지관 내 자리 잡고 있었다. 복지관 옆에 40평 규모 조그만 시설로 며칠 전 축하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장애인목욕탕 앞에 걸려있었다.

복지관 총무과장의 안내로 목욕탕 시설을 둘러보려고 문 입구에 들어서면서 점자유도블록 바닥 색깔과 비슷한 대리석으로 돼 있어 저시력 장애인들은 구분이 잘 안될 것 같다는 지적을 하고 들어섰다. 장애인목욕탕은 남녀 구분이 없는 욕조가 두 군데로 나뉘어 있었다. 지하는 15평 규모의 보일러실로, 1층은 25평 규모로 목욕실, 수포치료실, 탈의실, 화장실 등이 준비가 되 있었다.

목욕탕은 총사업비 3억원(공사비 2억원, 특수목욕기등 1억원)를 들여 2002년 8월 13일 착공해 2003년 11월 25일 완공됐다.

수탁법인은 사회복지법인 원주교구사회복지회 횡성군사회복지관(관장 유충희 신부)이다. 주2회 목욕탕을 열며, 이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며 이용료는 무료다. 이용대상은 1급에서 3급까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뇌졸중 및 외상 환자 등이다. 현재 횡성군 장애인수 2천76명 중 중증장애인(1~2급)은 584명이다.

장애인전용 특수목욕기기인 자동승강 기계욕조 한 세트, 워터스트레져(보조기구) 한 세트, 스트레쳐(이동식세정대) 한 세트 등 총 가격이 8천만원이라고 하여서 정말 놀랬다. 그런데 장애인전용 특수목욕기기가 8천만원이라고 하여서 자세히 살펴보니 한사람이 이용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조금은 불편한 느낌이 들고, 효율성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 8천만원을 호가하는 특수목욕기기.
경기도 안산시는 장애인목욕탕 욕조에 월풀 스파치료기(5~6인용)를 들여놓아 많은 장애인들이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2~3인용으로 3천만원이 채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요즘은 8~10인용까지 스파치료기 나와서 3천만원 정도 안에서 구입을 할 수 있다.

안산시 장애인 목욕탕에 전국 최초로 월풀 스파치료기를 도입하여 많은 장애인들이 목욕도 하고 물리치료 수치료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횡성군에서 많은 노력을 하여서 장애인들에게 이렇게 훌륭한 시설을 만들어 준 것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감사드리고 싶다. 그러나 돈을 들여서 좀더 효율적으로 이용을 하고 많은 장애인들이 골고루 혜택을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산시 장애인목욕탕에 횡성군에서 늦게 방문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목욕탕은 남녀 공용이어서 남녀가 요일별로 따로 이용을 한다고 한다. 불편할 것으로 생각됐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대로 목욕뿐만 아니라 목욕탕에서 수치료(물리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하면 좋겠다. 중증장애인 이용도 좋지만 모든 장애인들에게 개방을 확대하면 더욱 좋겠다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어제는 서울 송파구에 있는 전국 처음으로 건립된 목욕탕에서 1인용 특수목욕기계를 보면서 많은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스파치료기 월풀을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횡성군 목욕탕은 욕조를 매립하였으나 경사로를 만들지 않았다. 바닥은 푹신한 것을 깔아 장애인들이 넘어져도 다치지 않도록하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그나마 횡성군 장애인들은 행복하겠다. 장애인 전용목욕탕이 생겨서. 이제는 전국 곳곳에 장애인목욕탕이 많이 생기고 수치료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곳이 생겼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가져본다. 도시에 비해 복지혜택이 동떨어진 중증장애인과 모든 장애인인들은 목욕탕 가기가 힘들고 차별로 받아주지도 않는다. 하루속히 목욕을 못해 불편을 겪는 장애인들이 없는 그날이 바라면서 횡성군이 자극이 되였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다.

▲ 목욕탕 내부 모습. 욕조로 들어가는 경사로와 미끄럼 방지를 위한 안전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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