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올 수 있던 길을 너무 돌아오지는 않았나 하는

걱정을 해봅니다.

그래서인지 남보다 뒤쳐져 있다는 강박관념으로

한 1년 앞만보고 달려왔는데...

지금의 나를 보니 간과한 것들, 무심히 지나쳐 버려야 했던

소중한 것들이 문득 문득 떠오르네요.

달팽이처럼 자기 집을 등에 얹고서 쉬엄 쉬엄 인생 길을

떠나는 이도 있는데...

안위와 포근한 휴식을 마다하고 위험천만한 세상밖으로

나와서 자연의 신비로움과 생동감을 느끼려고하는

그 마음을 닮아가고 싶네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약육강식 적자생존이 지배하는

냉혈소굴이라지만 우린 그 세계를 등진 상태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힘들지만

즐거움을 찾고 가치와 의미를 발견해야 겠지요.

느리지만 소중한 것들 놓치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광욱씨는 현재 한국빈곤문제연구소 비상근간사로 일하고 있다. 1살때 연탄구덩이에 떨어진 장난감을 주으려다 구덩이에 머리부터 빠지는 바람에 화상장애인이 됐다. 그는 조선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학원강사 등으로 취업을 하기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그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의 능력때문이 아니라 얼굴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해 정부과천청사앞에서 화상장애인의 생존권 확보를 위한 1인시위에 나서는 등 화상장애인 인권확보를 위해 세상과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그는 또 지난해 5월부터 테스란 이름으로 취업전문 사이트 인크루트에 취업실패기를 연재한 적이 있다. 그 사이트에 올린 180여건의 경험담은 최근 '잃어버린 내 얼굴'이란 제목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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