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신지 7년이 넘었다.
15년전 작은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올해 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리고 할머니가 한달째 식음을 전폐하시고 계신다.
올해로 아흔 하나이신 할머니는 당신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없으시다.
어머니의 수고로움도 이젠 다한듯 하다.
어머니는 또 다른 걱정을 하신다.
지금의 고통에 적응하고 살고 계시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또 어떤 다른 고통이
닥쳐 올지...
백만년 살것 같았던 우리의 인생은
죽음앞에서 너무나 가벼운 존재라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날아가는 가벼운 깃털에 지나지 않고
거미줄에 걸려 살아 남을려고 아둥바둥
몸부림치는 파리만도 못하는게 우리 인생처럼
느껴진다.
삶은 너무나 어려우면서도 쉽다.
정확히 규명을 할 수 없지만
자유로운 해석만이 존재할 뿐이다.
과거엔 큰아버지의 잇따른 사업 실패로 우리 가정의
경제난을 도모하기도 했었다.
아버지는 우리 가정도 이끌어가기 버거웠는데...
아버지의 심적 부담감으로 우리 가정은 별로 웃어본 적이 없었다.
큰아버지와의 안좋은 기억때문에 별로 왕래가 없었던 우리였는데...
어머니는 그 사람을 용서하자고 내게 애원하셨다.
아버지 대에서는 서로 불화가 있었지만
너희 대에서는 형제간들끼리 서로 좋게 지내며 살아야 한다며
사정을 하셨는데...
어린 마음에 더이상 안당한다는 생각에 멀리 했는데...
두 달전 큰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말에 병원을 찾았다.
간암 말기...사형선고를 받고 가뿐 숨을 고르고 계셨다.
인과응보.자업자득.사필귀정이란 사자성어가
나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인생은 정말 뿌린대로 거두기 마련이다.
이승에서 자기의 언행에 책임을 짓지 못한다면 분명히 사후 세계에서
완결이 될거라 믿는다.
그동안 나도 남에게 혹 피해를 가했는지 않았는지...
혹 나도 모르게 상처를 상대방에게 주지 않았는지...
과거를 반추해 본다.
혹 잘못된 것이 있다면 값을 치룰 것이다.
죽은 사람을 떠나 보내는 가족의 심정으로 돌아가
이번 주말은 경건하게 보내야겠다.
나도 언젠가는 죽을 것이다.
내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덕을 많이 쌓아 나가고 선을 베풀고 악을 멀리한다면
적어도 욕은 먹지 않으리라.
과거에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 용서하고
이제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증오심 없는
하루를 살고 싶다.
복수,증오,욕심 이란 단어들을 망각하고서
아름다운 밑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할 것이다.
어두운 부분을 이제까지 이야기 했다면
앞으로 어둠을 감내한채 밝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내 생이 언제 다할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