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길에 차 창문을 여니 찬바람이 가을이 한창이라고 알려줍니다. 길가의 플라타너스 나무를 바라보니 어느덧 색깔이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색깔의 변화! 카멜레온을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 발달이 지연된 유아들에게 있어 교사는 카멜레온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아니 슈퍼 카멜레온이 되어야 합니다. 수없이 각기 다른 아이들 속에서 변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수교육 임상 현장에서 300명 이상의 유아들을 임상교육 하면서 느낀 것은 300명 이상의 모든 어린이들이 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발달 단계도 다르고, 관심도도 다르고, 좋아하는 활동도 다르고, 심리적 반응도 다릅니다. 한 가지 모습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간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이들과 코드가 맞지 않아 하나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의 톱니바퀴를 정확히 맞춰 돌아가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해독해야 합니다. 아니 그 마음 속에 젖어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나도 모르게 그 아이와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둘이 하나된 경지에 올라 즐거운 연극놀이를 전개해야 합니다. 오늘도 10여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하나되어 활동하면서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2년 전 어떤 특수학교 선생님께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유아특수교육과정을 짜달라고 무리한 요구를 하셨습니다. 저는 그 선생님께 원리를 가르쳐 드린다고 하고 원리를 지속적으로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 선생님께서는 시원치 않으셨나 봅니다. 선생님께서는 H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유아체육교육을 받으신 것도 모자라 H교사연수원에 오셔서 특수유아체육 연수를 받으셨습니다. 늘 수심에 가득 찬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선생님의 표정은 밝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은 결국 깨달으신 겁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대한 교육과정을 짜야한다!"

"김정진 교육과정"

"이소정 교육과정"

"박선숙 교육과정"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대한 교과서를 써야 합니다. 그래야만 희망의 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도 저는 신상철과의 활동 속에선 엄한 군대 조교님처럼, 최윤상과의 활동 속에선 멋진 발레리나처럼, 남화석과의 활동 속에선 신명난 춤꾼처럼, 유동진과의 활동 속에선 삐삐같은 개구쟁이처럼, 이근석과의 활동 속에선 진지한 마술사처럼 활동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무대에서 우린 계속해서 다른 모습이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발달과 심리에 적합하게 다가가기 위해 오늘도 나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거울 앞에 서게 됩니다.

정인태 교수는 한국유아체육과학학술원 학술원장이면서 한국성서대학교 사회교육원 유아체육교육과 담당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유아체육교육과 장애유아체육치료교육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발달지체는 치료라는 개념의 접근이 아닌 발달활동 교육이라는 신개념을 정립, 장애아 치료교육에 힘쓰고 있다. 특히 정교수는 MBPA과학과 다수의 신지식 정립으로 2001년 정부로부터 우수신지식인에 선정되었고 현재 한국성서대학교 사회교육원 자폐증대체의학과 담당교수이다. 저서로는 '자폐증은 없다', '비디오증후군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텍스트북', '유아체육교육학총론'등 총25권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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