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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마녀전(2)

다리 아픈 아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3-01-23 13:3
내 어릴 적 사진에는 목발이 없다. 목발을 짚건 짚지 않건 나는 장애인인데... 에이블포토로 보기 내 어릴 적 사진에는 목발이 없다. 목발을 짚건 짚지 않건 나는 장애인인데...
가족들은 나를 가리켜 '다리 아픈 아이'라고 했다. '병신자식'이니 '절름발이'니 하는 말보다는 훨씬 완곡한 표현이었지만, 결코 정확한 표현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나는 다리가 아프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장애에 대한 가족들의 인식은 실제와는 많이 달랐다. 가족들은 나를 '아픈 사람'으로 규정하고, 내 상태가 언젠가는 나을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그래서 장애가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나 역시 좋다는 약은 다 먹고, 용하다는 의사는 모두 찾아다녔다. 어린 나이에도 쓰디쓴 한약, 엄청나게 굵은 침 등등도 잘 견뎌냈다. 수술이 가능할까 여기저기 수소문해 다녔지만 당시 큰 병원의 의사들은 모두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의사들은 열심히 걷는 연습을 하라고 권하기를 잊지 않았다.

종교인들 역시 나를 아픈 사람 취급하며 내가 믿음만 가진다면 언젠가 나을 것이라고 부추겼다. 그래서 내 주변 사람들은 나와 우리 엄마를 자기들 종교로 이끌려고 경쟁이나 하듯 난리였다. 엄마는 그 당시 작은 절에 다니고 계셨는데, 그 절의 스님은 점도 치고, 일년에 한두번씩 우리집에 와서 불공도 드려주곤 했다. 반스님, 반무당이었던 그 스님은 매년 그해의 운수를 봐줄 때마다 내가 몇 살 때쯤이면 걷게 될 것이라는 예언을 하곤 했다. 그러면서 어떤 음식은 조심하고, 어떤 행동은 삼가야 한다는 식의 금기사항을 지키라고 당부했다. 물론 엄마는 금기사항을 충실히 지켰고, 심지어는 스님의 권유에 따라 아침마다 찬물을 떠놓
고 기도까지 하셨다. 그러나 세 살, 열 살, 열 몇 살이 되어도 내게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쯤 엄마의 친구분이 남녀호랑개교라는 일본 종교로 나를 인도하였다. 엄마의 친구분은 내가 보기에도 무척 성실하고 호감이 가는 분이라 나는 왠지 그분의 뜻을 거스르지 말아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매주 그 종교에서 하는 집회에 참석했고, 매일같이 정해진 시간에 자기가 정한 시간(삼십분이나 한 시간)만큼 주문을 외워야 했다. 엄마는 남녀호랑개교라는 종교에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하시면서도 지푸라기라도 짚는 심정으로 내게 '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할 것을 권했다. 얼마나 지루했던지. 처음엔 1시간씩 주문을 외웠지만 나는 점점 그 시간을 줄여가다가 급기야 슬그머니 그만두어버렸다. 어느 순간부터 아무리 기도해도 내 다리가 나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엄마가 왜 기도를 하지 않느냐고 여러번 야단을 쳤지만, 난 굳세게 버텼다.

기적이 생겨 다리가 나아서 멀쩡하게 걷게 될 가능성이 별로 없음을 깨닫게 된 엄마는 내가 목발에 의지하지 않고 열심히 걷는 연습을 하기를 바라셨다. 하지만 나는 호기심이 너무 많은데다 성격이 좀 급한 편이라 목발 없이 차분히 걷는 연습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남들이 보는 데서 기우뚱거리며 걷는다는 것도 좀 창피하였고, 집안에서 연습을 하자니 영 지루하고 답답했다. 엄마가 아무리 꾸지람을 하셔도 영 목발을 버리고 걸을 수 없었다.

목발을 버리길 바라셨던 엄마의 바람은 내 어릴 적 사진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나는 한번도 목발을 짚은 채 사진을 찍지 않았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내 목발은 렌즈에 잡히지 않을 거리로 내던져졌다.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나는 후둘거리는 다리를 겨우 지탱한 채 억지 웃음을 웃어야 했다. 아, 서글픈 내 목발이여, 결코 아프지 않은 내 다리여! 목발을 짚건 짚지 않건 난 장애인인 것을!


김효진 (a84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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