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로그인 | 회원가입
Ablenews로고
서울다누림시티투어 운행
장애인 택시운전기사 양성과정 참여자 모집
배너: 최첨단 스포츠의족 각종보조기전문제작 서울의지
뉴스로 가기동영상으로 가기포토로 가기지식짱으로 가기블로그로 가기사이트로 가기
[모집] 현재 에이블서포터즈 회원 명단입니다.
세상이야기
사업주 장애인인식개선교육법적의무강화 미이행 시 과태료 부과
뉴스홈 >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기사 인쇄기사 이메일 보내기기사목록 기사오류신고
이기사를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 싸이월드 공감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RSS 단축URL
http://abnews.kr/k6a

12. 할매 할매 시할매야 손지 눈쫌 뜨게 하소 ?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3-07-23 10:49:51
굿/부산광역시 문화유산해설사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굿/부산광역시 문화유산해설사회
곽씨 부인에게는 새로운 일거리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눈에 좋은 약 외에도 잿물 해독을 시켜야 했던 것입니다. 부지런히 쌀물을 갈아 만들고, 식초가 좋다 기에 묵은 식초를 얻어다 술에 섞어 먹게 하는 등 더 바빠졌지만 그저 남편이 살아난 것에만 감사했습니다.

곽씨 부인은 삯일을 하러 다니는 틈틈이 아랫마을 끝에 외따로 떨어진 백정네에게서 쇠간도 구해다 먹이고 1)결명자와 2)차전자를 볶고 달이고 그 귀한 인삼도 고아 먹이는 등 눈에 좋다는 약이 있다면 밤중이라도 달려나갔으며 싫다는 남편 억지로 끌고 소문난 온천 배미까지 다녀왔으나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아무리 그캐사도 아무 소용이 엄는 갑다. 그카지 말고 봉화네 자테 굿을 한 번 해 보래이."

오래 전부터 귀덕어미가 졸랐으나 곽씨 부인은 못들은 체 의원과 약에만 매달려 왔는데 의원은 손을 뗀지 이미 오래고 이제는 돈도 없지만 돈이 있다해도 더 이상 써 볼 약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귀덕어미가 하도 졸라대는 바람에 곽씨 부인은 못이기는 체 하고 무당 봉화를 찾아갔습니다. 사실은 곽씨 부인도 마음이 없지는 않았으니까요.

"내사 모르제. 상을 채리가 천지신명님자테 물어 봐야제."

봉화네의 대답에 드디어 곽씨 부인도 결심을 하였습니다.

"쪼매이만 기둘리 주이소. 한 열흘 있으마 돈냥이나 될낌니더."

"내가 양반네 자테 돈 받을 끼라꼬? 걱정 말고 낼 모레 보름날로 잡읍시더."

"그리는 몬합니더. 내 잘될라꼬 하는 굿을 봉화네자테 신세를 진다카믄 그 굿이 무신 소엄이 있겠능기요. 쪼매이만 기둘리 주이소."

곽씨 부인은 밤잠을 가리지 않고 더욱 열심히 삯일을 하였습니다. 겨우겨우 3)쌀 한섬 값인 다섯냥을 마련하여 굿판을 벌였습니다. 심학규네 마당에 멍석을 깔고 잿상을 차렸습니다. 큼지막한 돼지머리도 올리고 말 짜리 떡시루를 통째로 갖다 놓고 과일이며 전이며 오랜만에 동네에서 구경하기조차 힘든 잿상이 차려졌습니다. 곽씨 부인은 무당 봉화를 도와서 지극정성으로 음식을 마련하여 상을 차렸고 드디어 봉화네는 굿을 시작하였습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 옥황상제 개국시조 단군천왕 천지만물 제신님들 팔만사천신장님들 부디 부디 이 집으로 강림하여 지극정성 채린 음식 맘껏 흠향하시옵고 한판 놀아 한을 풀고 영험을 내려 주옵소서.”

봉화네는 천지신명에게 고하고 상 앞에서 절을 하며 빌기 시작하였습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부디 부디 심씨 대주 곽씨 명당에 하강하여 주옵소서. 황주고을 심씨 대주 무슨 죄로 눈을 감고 이 고생을 하는지를 하명하여 주옵소서."

봉화네는 초록치마에 붉은 저고리 입고 깃털 달린 벙거지 쓰고 한 손에는 부채 들고 또 한 손엔 놋방울 굴리며 쾌자자락 펄럭이며 멍석위에서 겅충겅충 뛰었습니다.

목욕재계하고 소복단장한 곽씨 부인은 부지런히 절을 하고 심학규는 마지못해 멍석 끝 한자리에 우두커니 앉아 있고 동네아이 어른 없이 삥 둘러 굿판을 구경하였습니다.

"왔구나 왔구나 우리 손부가 왔구나, 손부야 손부야 불쌍하고 가련한 내 손부야. 낯이 엄다. 낯이 엄다. 니 볼 낯이 참말 엄네."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소리 같다던 봉화네의 낭랑하던 목소리가 갑자기 걸걸한 노친네 소리로 바뀌더니 입술이 실룩실룩 눈빛이 번들번들 봉화네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입신이 된 모양인데 심학규의 할머니가 실린 모양이었습니다.

"할매 할매 시할매야 손지 눈쫌 뜨게 하소."

드디어 봉화네의 공수가 시작되었습니다. 곽씨 부인은 봉화네에게 절을 하였습니다. 사실은 봉화네에게 절을 한 것이 아니라 시할머니에게 절을 한 것이었습니다.

"손부야 손부야 불쌍한 내 손부야 네 고생을 내가 안다. 천상에 죄를 짓고 지상에 하강하여 곽씨 가문 임했더니 그 죄를 못다 풀어 조실부모하고 어린 나이 출가하여 심씨 가문 세울라꼬 이집저집 기웃대며 양반 체면 간 데 없고 삯빨래 삯바느질 김매기 길쌈에다 떡찧기 술빚기에 섬섬옥수 고운손은 갈쿠리가 되었구나. 우리 성주 무심하지 무슨 죄를 지었관데 과거에 낙방함도 가슴을 칠 일인데 눈까지 멀었으니 이 일을 우찌할꼬..."

봉화네의 처량한 시할머니 사설에 둘러 선 구경꾼들은 모두 다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손부야 손부야 불쌍하고 가련한 내 손부야 애닯고도 서러버라. 모시적삼 속적삼이 눈물닦기 바빴구나 가도가도 가시밭길, 끝도 없는 가시밭길..."

덩덩 덩더쿵, 깽깽 개갱개갱, 치치 지치지치 북치고 장구치고 날라리 불고.

"언제쭘이믄 이 가시밭길을 벗어나겠능기요?"

"안 끝난다. 몬 끝낸다. 불쌍하다 저 귀신아, 가련하다 저 귀신아, 원통하게 죽은 귀신, 배가 고파 죽은 귀신, 청상과부 죽은 귀신, 장살 맞아 죽은 귀신, 목을 메고 죽은 귀신, 물에 빠져 죽은 귀신, 온갖 귀신 잡귀신이 이 집안에 모였구나 갖가지 죄업들이 겹겹이 쌓였으니 네 노력이 소양 ?엄따. 생진에는 소양 엄따."

"지가 죽으믄 눈을 뜨겠심니까"

곽씨 부인은 자신의 목숨과 남편의 눈을 바꾸라는 것인가 싶어서 되물어 보았습니다.

"가련하고 불쌍한 심씨 대주 내 손지야. 글공부에 매달려서 앞도 뒤도 몬 보고서 허송세월 ?년이냐. 과거급제 생원진사 그 욕심을 우찌할꼬, 손부야 내 손부야 남몰래 흘린 눈물 니 정성이 갸륵하여 옥황상제 복을 빌고 칠성님전 명을 빌어 니 소원을 들어주랴, 눈을 주랴. 복을 주랴, 자식 주랴, 명을 주랴.
후세~ 후세~ 소원을 말하거라"

"자식 주소!"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심학규가 자식 소리에 눈이 번쩍 뜨이듯이 자신도 모르게 자식을 달라고 고함을 쳤습니다.

'걱정마라 걱정마라 내 손지야 걱정마라 눈 준다. 덩덩 덩더쿵, 복도 준다. 덩덩 덩더쿵 덩덩 덩더쿵 아귀 구신 밥을 주고 벗은 구신 옷을 주고 원한 구신 한을 풀고.... 후세~ 후세~ 이 밥 묵고 물렀거라 이 돈 들고 물렀거라."

해거름에 시작한 굿판은 밤늦게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굿판이 무르익어 갈수록 곽씨 부인은 애가 타는데 구구절절이 이어지는 봉화네의 애닮은 사설에 구경꾼들은 더욱 신바람이 났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 어떤 구경인 줄 아십니까. 양심에 손을 얹고, 놀라지 마십시오. 제일 재미있는 구경은 남의 집 불구경이고, 그 다음은 굿구경입니다. 더구나 그 옛날 구경거리라고는 굿판밖에 없었으니까 어떤 구경거리가 생기면 굿보러 간다 했고, 시끄럽고 소란스런 일이 생기면 난리굿이라고 하는데 요즈음 우리 정치판이 바로 난리굿이라는군요. ?그야말로 난리법구통을 치고 있죠.

***** ?
1) 결명자(決明子) : 콩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풀인 긴강남차의 씨를 말린 것.
가을에 씨가 여문 다음 줄기 째로 베어 말려 씨를 털어 모은다. 맛은 달고 쓰며 성질은 약간 차다. 간의 열을 내리고 맑게 하며 눈을 밝게 하고 이뇨제 작용이 있으며 변을 묽게 하여 대변이 잘 나오게 하는 작용을 한다.

2)차전자(車前子) : 질경이의 씨를 약재로 이르는 말. 동의보감을 보면 “차전자는 기운이 허약하여 소변이 잘나오지 않는 것을 주로 치료하고, 다섯 가지 종류의 임질을 다스리며, 소변의 막히고 체함을 통하게 하고, 수분이 잘 배설되게 하며, 눈을 밝게 하고 충혈을 없애주며, 간장의 열독을 다스린다”고 돼 있다.

길가의 마차 앞에 있는 풀이라 하여 이름을 차전자(車前子)라고 하고, 돼지귀를 닮았다고 하여 일명 저이초(猪耳草)라 부르기도 한다.

임상에서 차전자는 비뇨생식기의 감염이나 결석(結石), 신장염, 방광염,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 황달성 간염 등에서 이뇨작용을 도와주고 몸의열을 없애주며, 몸이 부었을 때, 눈이 충혈되었을 때 좋은 치료제가 된다.

3) 섬(愍) : 곡식이나 액체의 부피를 나타내는 단위로 석(石)과 같은 단위이다. 쌀 1섬은 1말의 10배로 10말이 1섬이고 쌀 2가마니다.
그러나 당시의 1되는 지금의 1.8리터는 아닌 것 같다. [속대전]에 의하면 18세기 쌀 1섬의 평균시세는 5냥으로 되어 있다. 콩 1섬은 2.5냥, 무명 삼베 1필은 2냥 정도이며 쌀로는 6말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건장한 남자 노비는 무명 400필이고, 좋은 말 1필은 무명 450필이었다.

2002년 11월 현재 쌀 1말은 3만6천원인데 대략 4만원으로 잡아 쌀 10말 즉 1섬이면 40만원인데 현재 40만원으로 굿판은 어림도 없다. 최소한 10섬값인 400만원 정도는 되어야 굿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쌀 1섬(석)이 5냥이라면 300석은 1500냥이 되는데 이를 현재시가로 환산하면 1섬(석) 40만원이면 300섬(석)은 1억 2천만원이다. 즉 심청이의 몸값이 1억 2천만원이라는 얘기인데 그것은 두고 봐야 알 일이다.



이복남 (gktkrk@naver.com)

이복남의 다른기사 보기 ▶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너: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구독료 1,000원도 큰 힘이 됩니다. 자발적 구독료 내기배너: 에이블서포터즈
기사내용 인쇄기사 이메일 보내기기사목록 기사오류신고 이기사를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 싸이월드 공감 RSS
화면을 상위로 이동
최신기사목록
기사분류 기사제목 글쓴이 등록날짜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국제 무역사업가로 활동…여성장애인 '이본 잭' 칼럼니스트 김해영 2019-08-22 13:51:58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휠체어 경사로는 배려의 시작입니다 칼럼니스트 최선영 2019-08-22 13:16:19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아들에게 옆집 아저씨가 되어버린 아빠 칼럼니스트 정민권 2019-08-19 14:29:40

찾아가는 장애인 생활체육 서비스 1577-7976 열린사이버대학교 EJU 2019 전국장애인 가요제 장애인용 경사형 엘리베이터

[전체] 가장 많이 본 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더보기

인기검색어 순위




배너: 에이블뉴스 모바일웹 서비스 오픈



배너: 에이블뉴스 QR코드 서비스 오픈

[세상이야기]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 더보기


댓글이 더 재미있는 기사

댓글이 더 재미있는 기사 더보기

주간 베스트 기사댓글



새로 등록된 포스트

더보기

배너:장애인신문고
배너: 보도자료 섹션 오픈됐습니다.
화면을 상위로 이동
(주)에이블뉴스 / 사업자등록번호:106-86-46690 / 대표자:백종환,이석형 / 신문등록번호:서울아00032 / 등록일자:2005.8.30 / 제호:에이블뉴스(Ablenews)
발행,편집인:백종환 / 발행소: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7길 17 서울빌딩1층(우04380) / 발행일자:2002.12.1 / 청소년보호책임자:권중훈
고객센터 Tel:02-792-7785 Fax:02-792-7786 ablenews@ablenews.co.kr
Copyright by Ablenews. All rights reserved.
장애인스포츠강좌이용권 사업
제7회 대한민국 장애인 예술경연대회 결선 경연 러브 투게더, 라이브 투게더 무비토크 장애인용품 노인용품 전문쇼핑몰, 에이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