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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

일본의 지하철에서의 편의시설 이용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3-01-25 21:32
지난 1월 13일부터 19일까지 일본에서 있었던 일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지체장애인 김모씨는 장애아의 조기재활 현실에 대하여 알고 싶어서 일본을 방문했다. 지체장애 2급인 김모씨는 지팡이 두개를 짚고 나리타공항에 도착했다. 한 두 번 외국 여행을 한 것도 아니지만 일본에서의 여정은 지팡이 두개로 모든 길을 걸어가기에는 길고 넓고 험난했다. 내일 모레 60살을 바라보는 나이인지라 체력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을 방문하는 것이 그다지 흔한 일은 아니기에 김모씨는 여기에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조심스럽게 우메다 아께보노 학원(うめだ あけぼの かくえん)측에 부탁을 해서 휠체어 사용에 알아보았다. 그러나 한국의 봉사단체와 유사한 단체에서 기꺼이 휠체어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전제조건은 귀국할 때까지 자유롭게 사용하라는 것뿐이었다. 휠체어를 타고 일본을 구경한다는 것 이 또한 좋은 도전이었다. 누군가가 신체장애를 'Physically Challenged'라고 했던가. 그러나 문제는 지난 3일간 이용했던 일본의 지하철과 도로 형편이었다. 일본의 지하철이 참으로 넓지만, 엘리베이터가 어디 있는지, 에스컬레이터는 어디에 놓여있는지 알 수도 없었고, 한국보다 선진국이라고 했는데 장애인에게 왜 이다지 불편한지…. 그러니 휠체어를 이용해서 과연 어디든지 다닐 수 있는 것인지…. 그러나 시설이 문제가 아니라 본인이 몰라서라는 전제를 하고 새롭게 도전하기로 하였다.

김모씨가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 입구에 나타나자 어디선가 지하철 승무원이 등장했다. 그리고 정중히 인사를 하고서는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서 휠체어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굳이 장애인이 어디에 무엇이 있는가 알려고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더 놀라운 것은 지하철을 타면서 B역에 하차 할 것임을 그가 알고 나서는 그는 무전기로 어디론가 연락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김모씨가 B역에 도착하자 또 다른 승무원이 김모씨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를 돕기 위해서. 그의 협조는 여기에서 그친 것이 아니었다. 지상에 나와서 김모씨가 가야 할 길을 자세히 가르쳐 주고, 게다가 가장 알기 쉬운 곳까지 배웅하면서 좋은 여행되라고 인사까지 아끼지 않는 것이었다.

김모씨는 느꼈다. 편의시설만 제대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훈련받고 교육받고 그리고 그대로 실천하는 승무원들의 친절한 자세가 바로 선진국의 모습이었음을…. 왜 이러한 모습을 일본에서 경험해야 하는가? 한국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에서는 퉁명스러운 직원을 만나야하고, 부탁해야 하고, 그리고….

이제 일본이 아니라 한국에서 이러한 친절을 경험하고 싶다. 지나친 친절에 의하여 부담스럽고 고마움을 금치 못하는 아름다움을…. 단지 한국의 장애인 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의 장애인도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기를…. 아직도 우리는 편의시설 설치를 위해서 투쟁해야 한다. 이동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투쟁해야 한다. 아직도 우리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 투쟁해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나 편의시설과 이동권과 아울러 더욱 중요한 것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의 친절함이라는 것을….


이계윤 이계윤블로그 (leechur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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