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초기 강력한 조직력을 보여준 대상은 검사조직이었다. 그들이 TV를 통해서 대통령과 토론을 벌인 것은 그들의 힘, 조직력을 보여준 사례였다.

이러한 행태는 김대중 정권하에서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 대상은 의사와 약사 집단이었다. 교수와 학생, 이들이 하나가 되어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긴 투쟁을 벌인 것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최근에는 공무원 노조가 그들의 목적으로 위하여 일사분란하게 행동을 하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 노동조합들의 집단행동들도 있었다. 작년에 작지만 영향력있는 집단이 있었는데 바로 이동권쟁취를 위한 연대의 활동상이었다.

2001년도 장애인 생활시설의 2교대를 쟁취하기 위한 집단행동도 있었고, 2002년도 장애아무상보육 쟁취를 위한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의 전국적인 서명운동도 있었다. 그들의 모습이 집단이기주의냐 아니냐를 떠나서 이러한 집단들의 응집력은 바로 조직이 얼마나 무서운가, 그리고 영향력이 있는가를 보여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지역사회조직(Community Orgnization)이 있다. 행정분야에서도 조직이론은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너무도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며, 체질화되도록 숙지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사회복지는 복지의 주체이자 대상인 국민을 중심으로 전문가 집단이 한 울타리에 있는 것이 그 조직의 특성이다. 그러나 무엇때문인지 사회복지협의회 조직에서 부터 시작하여 사회복지사 협의회,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조직, 그리고 각종 사회복지 관련단체들의 힘은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장애인 관련 조직도 그렇다. 더러워서 피하는 조직인가? 무서워서 피하는 조직인가? 과연 조직의 응집혁, 파괴력, 영향력은 어느 정도 되는가? 이는 우리가 깊이 고민해야 할 일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거쳐간 사람 중에 정치인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사회복지을 전공한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최근 노무현 정부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인터넷으로 추천 받을 때 사회복지계의 영향은 어떠했는가? 어찌하여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에는 복지가 아니라 보건 성향이 강한 사람이 서 있어야 하는가? 이는 사회복지계 안에 있는 사람들은 자성해야 할 일이다.

전국적으로 사회복지협의회 조직, 사회복지사 협의회를 비롯하여 장애인복지총연합, 장애인복지총연맹, 또한 장애인 범주별 관련 단체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그 힘과 영향력은 과연 존재하는가? 아니면 유명무실한가? 단지 정부로 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해야만 존재가 유지되는 빈약한 존재요, 나아가 어용적인 집단이 될 수 밖에 없는가? 아니면 조지 구성원의 일체감, 응집력, 동원력, 그리고 영향력이 있어서 정부의 인사,조직, 그리고 행태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최근 보육사업 여성부 이관 저지에 대하여 모처럼 사회복지대학교육협의회(회장 김성이)가 분명한 입장을 성명서에 담아 발표하였다. 마치 민주화 선언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다만 유감스러운 것은 사회복지학과가 그렇게 많은데, 사회복지의 정체성이 정부에 의하여 흔들려지고 있는데, 사회복지학 교수들의 숫자가 그리 적은가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명서 발표는 사회복지학과가 대학에 설치된 이후 처음있는 상징적인 행동이어서 대단한 의미를 갖는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학과 졸업생들은 사회복지직도 없이 단지 사회복지분야 관련 종사자라는 이름으로 근로자인지, 공무원인지, 아니면 관리자인지도 불분명한 상태로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분명히 개선해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누가 할 것인가? 결국 사회복지를 가르치는 사람과 사회복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개선해야 할 일이다.

이제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후죽순 같이 흩어져 있는 모래알 같은 사회복지 조직이 아니라 힘있고, 진흙같이 똘똘 뭉친 조직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사회복지 정체성을 확립하고, 강력한 사회복지조직을 만들어 정부와 정치가들이 사회복지를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사회복지계는 하나가 되어 보건복지부를 복지가 강화된 부서로 만들고, 국민복지를 위해서 일해야 한다.

그저 시민단체에서 복지쪽의 일을 조금 했다고 해서 나는 복지전문가라는 어불성설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진정 사회복지를 전공한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TV 토론에도 나오고, 대통령과 대토론회로 만들 뿐 아니라 국민의 복지를 책임지는 사명자로서의 운동이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사회복지계는 조직력 강화를 위하여 진정으로 노력해야 한다. 참으로 모두 참가하여 하나가 되는.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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