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수용하는 심리적 단계로서 호스피탈 쇼핑(Hospital Shopping)이 있다.

장애아동을 둔 어머니는 자신의 자녀가 장애아동인지 아닌지, 장애아동에게 적절한 재활 서비스가 무엇인지, 어떠한 자격을 가진 사람이 우리 자녀의 장애의 재활적 치료에 효과를 주는지에 대하여 전문적인 지식과 공적인 차원의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이곳 저곳을 방문하면서 돌아다닐 수 밖에 없다.

그러한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경제적인 재화의 낭비도 클 뿐 아니라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게 된다.이러한 어려움과 아울러 가족도 제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고, 가족복지감은 바닥을 향해서 내려갈 수 밖에 없다.

우리 나라 제도로는 장애자녀에 관한 특히 장애영유아에 대한 모든 책임-그것이 전문적이든 아니든 간에-을 장애자녀의 어머니가 감당해야 한다. 요사이 이러한 어려움이 가중되자 편부가정이 등장하고 급증하기도 한다. 왜 장애영유아에 관한 모든 책임을 어머니가 감당해야 하는가?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가정에 태어난 자녀가 장애를 가졌다는 것은 한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동반한다. 그 장애자녀가 언제 장애진단을 받고, 장애정도와 연령에 따른 적절한 서비스를 받느냐에 따라서 이 사회에 지불해야 한 사회적 비용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게다가 장애자녀를 둔 모든 어머니가 겪어야 할 시행착오와 이로 인한 경제적, 심리적 손실, 그리고 전문가에 대한 신뢰의 상실 역시 이는 상상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이다. 이는 이미 가족해체를 야기시키고, 이에 대한 부담 역시 사회가 짊어져야 하는 과제가 되고 만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계적 처방이 제시되어야 한다. 첫째는 자녀를 임신하고 출산한 모든 부부에게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진단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는 장애에 대한 진단도 포함된다. 특히 자녀를 출산한 이후에도 적어도 36개월에서 60개월까지는 장애의 진단을 포함한 다양한 예방의학적 서비스를 받도록 해야 한다. 이에 대한 비용을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는 국가의 미래와 숙명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자녀에게서 장애가 판정되면, 다양한 재활팀에 의하여 사정을 받고, 재활서비스 계획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사회복지사, 소아정신과의사, 심리치료사, 재활의학 전문의, 특수교사, 언어치료사, 감각운동(놀이)치료사 등으로 이루어진 재활서비스 팀에 의하여 적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계획을 세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는 이러한 팀을 구성하기 위하여 다양한 전문가를 국가자격제도에 의하여 양성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즉 재활과 관련된 각종 치료사의 자격제도를 정비하고, 진정 장애자녀의 재활을 위한 올바른 체계에 의하여 전문가를 양성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재활서비스 기관의 다양화와 아울러 질적양적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특수유치원, 장애아 보육시설, 조기재활 센터, 복지관 내의 치료기관 등 다양한 시설을 확충하고, 이에 따른 정부의 기준이 마련되고, 자격을 갖춘 전문가에 의하여 표준화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 또한 통합을 지향한다면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를 올바르세 하기 위하여는 장애영유아를 위한 법이 준비외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장애아동 조기재활법'이 제정되어 장애영유아의 조기재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이상 이러한 중차대한 문제를 어머니의 손에 맡기고, 개인의 책임과 시행착오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이를 사회적 제도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책임 질 때에 장애아동을 둔 어머니는 전문가와 사회적 제도에 의하여 인간다운 삶을 살 여유를 갖게 될것이다.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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