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언덕에서
매미는 심하게 울었다.
일생에 단 한 번 운다는 매미는
100년만에 찾아와 거세게 울었다.
매미가 울자 온 땅이 울었다.
우리가 울고 싶을 때
우리가 울고 있을 때
그 때 우리는 천사의 손길을 찾는다
외롭고 괴로울 때
나를 찾아주는 따뜻한 동무를 만난다.
그러나 울고 싶어도
울고 있어도
아무도 만나지 못하면
.....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내 일생에 있어서 마지막 소풍이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소풍과 수학여행
나는 초등학교 소풍을 계기로 소풍이란 단어와는 절연(絶緣)하였다.
가을 깊어갈 때 즈음이면
항상 학생들을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간다.
초등학교 2학년때 까지 어머니와 함께 창경원으로
소풍을 간 이후
나는 나 혼자의 힘으로 초등학교 마지막 소풍을 가려고 하였다.
멜빵을 메고 나는 학교로 갔다.
그리고 마당에 줄지어 서있는 대형차량 옆으로 갔다.
6학년 2반. 낯익은 단어였다.
그 때 선생님은 나에게 말했다.
"너도 가니"
충격이었다.
하긴 봄에도 안갔으니 ...
그러나 충격이었다.
송도로 떠났던 그 가을의 소풍은 우울 그 자체였다.
손목에 차고 갔던 아버지 시계도 뻘에서 잃어버리고
김밥은 왜이리 꼬들꼬들한지.
떨어진 낙엽처럼 나의 소풍기는
땅바닥에 떨어져 뒹굴었다.
"바람이 휘몰던 어느 날 그 어느날 밤에
떨어진 낙엽처럼 나는 태어났다네.."
시각장애인 가수 이용복의 노래는
바로 나의 노래가 되었다.
한번 떨어진 낙엽은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흐느적 거리를 뿐
다시 나무에 붙는 법은 없다.
아마 내년 봄이면
부활하겠지.
새싹으로....
나는 다시 여행을 시작한다.
이미 목발에 의지한 채
9개국을 돌아다녔다.
아직도 가야할 강토가 너무도 많다.
목발로 가다가 지치면
휠체어에 의지하여 가고
그것도 지치면
업혀가야지.
인생은 여행이다.
늘 떠난다.
미지의 세계로.
그리고 그 세계 안에
나는 안긴다.
그리고 또 그 품을 떠난다.
영원히 안길 세계를 향하여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