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기독교 신앙을 소유하였는가 아니면 성탄절의 의미를 아는가에 관계없이 성탄절은 세계 모든 사람이 축하하는 절기가 되었다. 요사이는 불당(佛堂)에도 봉축성탄이라는 플랭카드가 펄럭인다. 하여튼 성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도 모른채, 성탄절의 주인공이 어떠한 존재인지도 모른채 축하하는 것이 세계의 흐름이다.

"자네 예수란 사람 아나?"

"응 그 이름 많이 들었어!"

"글쎄 그 예수란 사람이 못에 찔렸대"

"하긴 맨발로 다니니 못에 찔렸겠지"

"그런데 말이야 그 못이 나무에 박혀 있었다구만"

"그래 그러면 나무에 박힌 못에 찔렸다는 말이야?"

"게다가 못에 찔려 죽었대"

"아이구 심하게 찔렸구만..."

"그런데 예수란 사람이 도대체 누구야?"

"아마 우리 사둔인 것 같애"

"사둔!"

"우리 며느리가 늘 아버지 아버지 하며 부르는 것을 보니 사둔 어른 아니겠어!"

그렇다. 이것이 시중에 떠돌아 다니는 예수 이야기이다. 성탄절은 바로 이 예수의 생일이다. 그런데 누구의 생일인지도 모른 채, 왜 그 분의 생일을 전세계의 축하일로 정했는지 그 의미도 모른채 사람들은 이날을 기다린다.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 하고 외친다. 후자는 그럴 듯하나 전자의 외침은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태어난 유대 땅 예루살렘은 당시 우기(雨期)에 해당되는 계절 즉 Rainy Season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유럽 사람들이 만들어낸 상술에 불과하다. 특히 크리스마스 캐롤은 오히려 겨울 노래라고 하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태어난 계절을 눈이 오는 겨울이라고 단정하고 단지 겨울을 즐겁게 보내자는 노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이 땅에 태어난 것은 결코 즐거운 날은 아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이 태어나던 그 때 유대의 왕 헤롯은 2살 이하의 아들을 다 죽이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피비린 내 온 땅을 뒤엎던 날, 예수님이 이 땅에 태어났다. 그리고 예수님은 십자가에 처절하게 피를 흘리며 죽음을 맞이하였다. 왜 예수님은 이렇게 피와 깊은 관계를 가지며 태어났을까?

그 이유는 예수님의 삶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나는 병든 자를 위해서 왔다" "나는 섬기러 왔고, 나의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기위해서 왔다." 이것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이다. 그래서 예수님의 삶의 대부분은 당시의 장애인(the Handicapped)과 만났다. 지체장애인, 시각장애인, 언어청각장애인, 세리, 윤락여성, 한센씨병 환자, 혈루증 여인 등 수많은 장애인과 만났다. 이들은 당시에 저주받은 인생의 대표자였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들을 만나고, 섬기고, 치료하고, 구원해 주셨다. "나는 바로 이들의 친구이다. 나는 이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최고의 사랑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왔다. 천국은 이러한 자들의 것이다."

이것이 예수님의 삶이다. 장애인의 친구로서 살아간 삶, 장애인을 사랑할 뿐 아니라 섬겼던 삶. 이제 예수님은 오늘 우리들에게 "나를 따라오라 나를 닮으라"고 말한다. 예수님을 닮고 따르는 삶에 영생에 이르는 진리(The truth to the Eternal Life)"가 있다. 교회는 이러한 길을 걸어가도록 주님이 허락하신 몸이요, 성도는 이러한 길을 가는 주체적인 존재이다. 즉 교회의 정체성, 성도의 정체성은 장애인을 섬겼던 예수님의 삶을 제외하고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

본 회퍼는 예수님을 타자를 위한 존재(Being for Others)라고 하였다. 즉 자기를 위한 존재는 예수님의 삶을 살아가는 자가 아니다. 그러한 존재가 예배당 안에 있던, 불당 안에 있던 누구나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성탄절을 축하하기 위해 플랭카드를 걸고, 폭죽을 터뜨리고, 밤새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찬양을 한다고 하여도 자기를 위한 존재, 자기 만족을 위한 존재는 예수님과 거리가 멀다.

성탄절이 다가올 수록 우리는 그 날의 주인공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올바르게 조명해야 한다. 그분을 기쁘게 하는 것이 올바른 축하방식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다. 성탄절 이 날을 기점으로 장애인을 찾아가 만나고 사랑하고, 장애여성을 찾아가 만나 함께 기뻐하며, 장애노인을 만나 주님 오실 날을 함께 손꼽아 기다리며 장애영유아를 찾아가 만나 주님의 형상을 발견하며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누가 이러한 손길을 기다리는 것인가?

숨겨져 있는 장애인을 찾아 위로하고 사랑하는 것이 성탄절을 올바르게 축하하고 기뻐하는 길이다. 이제 우리는 장애인과 함께 외치자. "메리 크리스마스!"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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