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안산 삼층석탑. ⓒ철원군

철원을 둘러보려면 우선은 구 철원과 신철원으로 나눠봐야 한다. 워낙에 넓은 평야를 가진 철원은 안보여행을 먼저 선택했다. 구철원 동송읍에서 내려 지도를 펴들고 철원을 누비기 시작했다. 동송읍내에서 도피안사까지 가는 길은 별 어려움이 없다. 전동휠로 달리니 확 트인 철원의 평야가 눈앞에 펼쳐진다. 들판은 누런 벼들이 고개를 숙여가고 있고 양옆 길섶엔 들국화와 코스모스가 나그네를 반긴다. 철원평야를 가로 질러 안보관광 일번지로 향했다. 한국전쟁당시 많은 목숨을 희생시킨 노동당사로 향했다. 노동당사로 향하는 길은 철원평야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아직 덜 익은 벼들은 고개를 뻣뻣이 들며 농부의 손길에 수줍어한다. 차로 20분쯤 달렸을까. 도피안사가 들어온다.

도착한곳은 피안의 세계에 이르렀다는 도피안사다. 일행이 도착했을 때 절은 한창 공사 중이었다. 또한 도피안사 삼층석탑에 금 개구리가 나왔다 하여 유명세를 타는 작은 절이기도하다. 통일신라 경문왕 5년(865년) 도선국사가 높이 91cm의 철조비로사나불좌상을 제조 철원읍 율리리에 소재한 안양사에 봉안하기 위하여 여러 승려들과 같이 가다가 잠시 쉬고 있을 때 이 불상이 갑자기 없어져 그 부근 일대를 찾다가 현 위치에 그 불상이 안좌한 자세로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 조그마한 암자를 짓고 이 불상을 모셨다 한다.

당시 철조불상이 영원한 안식처인 피안에 이르렀다 하여 절이름이 도피안사로 명명 되었으며 절내에는 도선국사가 제조한 국보 제63호인 철조비로사나불좌상과 보물 제223호로 지정된 높이 4.1m의 화강암 재료로 된 3층 석탑이 보존되어 있다. 예전에는 민간인출입통제구역으로 출입이 제한됐으나 현재는 누구나 자유로이 출입할 수 있다. 

도피안사를 뒤로하고 십여분 휠체어로 달렸을까. 노동당사가 그날의 아픔을 품고 나를 맞는다. 이 건물은 북한의 노동당사로 1946년 초에 북한정권하에서 착공하여 지상3층에 연건평 580평 규모의 건축물로 신축되었다. 조적식기둥 및 벽체로 수직재를 이루고 있으며, 보 및 스라브는 철근콘크리트 수평재로 수직재와 결구되는 구조로 되어있다. 천장은 목조 삼각형지붕틀을 사용한 흔적이 있으며, 입구의 1층에 원기둥 두개를 세워 현관을 두었으며 그 위에는 아치로 장식하여 정면성을 부각하고 있다.

철원 노동당사. ⓒ철원군

노동당사는 1946년 북한정권하에서 지역주민들의 강제 노력동원과 모금에 의해 지어진 건축물이다. 당시 주민들은 성금 이란 명목으로 1개리마다 백미 200가마씩의 자금과 인력 또는 장비를 동원시켰으며, 그 해년 초에 착공하여 연건평 580평 규모로 완공 되었다. 1947년 초부터 이 당사에서는 북한의 중앙당으로부터 지령되는 극비사업과 철원, 김화, 평강, 포천, 연천지역주민들의 동향사찰은 물론, 대남공작을 주도한 북한정권하에서 중부지역의 주요업무를 관장했던 곳이다.

이런 이유로 당사 내부구조물 축조작업에는 보안을 위하여 열성당원이외 일반인의 작업동원을 일절 금하였다고 하며, 공산당에 협조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취조 및 구금, 고문 등 한번 끌려 들어가면 시체가 되거나 반송장이 되어 나오는 악명 높은 곳으로 당사 뒤편에 있는 반공호에는 현재도 유골, 실탄, 낫, 철사 등이 발견돼 당시의 참상을 대변하고 있다. 최근에는 통일기원예술제, 열린음악회 등 평화기원행사가 열리기도 하는 곳으로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참을 노동당사에서 그날의 아픔을 생각하다가 월정리역으로 향했다. 월정리역은 비무장지대에 자리하고있고 가는 길목마다 무장한 군인들이 검문을 하고 있다. 신분증이 없으면 월정리역에 들어갈 수 없고 철통같은 경비를 하는 군인들을 보자니 마음이 든든해지는 반면에 분단의 아픔이 밀려온다.

경원선의 간이역이었던 월정역은 남방한계선이 최근접한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철원안보관광의 대표적인 경유지이다. 현재는 객차 잔해 일부분만 남아 있는데,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강렬한 팻말과 함께 분단된 민족의 한을 여실히 증명하여 주고 있다. 원래 경원선은 한일합방 이후 일제가 주문들을 강제 동원하고 당시 러시아(구소련)의 10월 혁명으로 추방된 러시아인을 고용하여, 1914년 8월 강원도내에서 제일 먼저 부설되었는데 서울↔원산간221.4km를 연결한 산업철도로서 철원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원산의 해산물 등을 수송하는 간선철도 역할을 했다.

월정리역 철로. ⓒ철원군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 안고 향한 곳은 백마고지 유령비와 기념탑이다. 1952년 10월 6일부터 중공군 2개 사단과 10일 동안 주인이 24번이나 바뀌었던 전적지이다. 당시 흙먼지와 시체가 뒤엉켜 악취가 코를 찔렀으며 포격으로 산이 본래의 모습을 잃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백마가 누워있는 형상과 같다하여 백마고지로 불리게 되었다. 백마고지는 휠체어로 둘러보기에도 물리적 장애물 없이 편의시설 등을 잘 갖춰져 있다. 이렇게 안보여행을 하다 보니 해는 지고 어둠이 내려앉는다. 하루에 철원을 다 둘러보려면 무리일 것이다 서둘러 읍네 숙소를 잡고 여독을 풀며 내일의 신철원 기행코스를 다시 한번 정비하며 깊어가는 가을밤을 맞이한다.

♦어떻게 가나=철원은 전동휠체어를 타고 갈만한 대중교통이 없다. 그러한 관계로 서울에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이동지원 서비스를 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이곳이 이동지원을 요청하면 된다. 이동지원시 전동휠체어 4대까지 탑승이 가능한 승합차를 제공해준다. 하루 승합차 대여료는 3만원 선이고 유류비는 차량을 이용하는 사람의 몫이다. 또한 운전을 해줄 자원봉사자까지 연결해 줌으로 대중교통이 없는 곳으로 휠체어 여행을 할 때는 각 장애인 단체의 이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용이하다.

※이동지원-피노키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전화 02-967-4540 /홈페이지 주소 http://www.ilpnc.org

♦무엇을 보나=철원에는 철원팔경의 일환으로 고석정, 삼부연폭포, 직탕폭포, 도피안사, 매월대폭포, 토교저수지, 순담계곡, 제2땅굴 등이 있고. 제법 높은 산으로는 금학산, 명선산(울음산) 복계산, 복주산(휴양림) 대성산, 천불산, 오성산, 빈장산, 있고 또한 저수지로는 토교저수지, 동송저수지, 학저수지, 용화저수지, 봉래호가 있고 맑은 물을 자랑하는 계곡으로는 한탄강, 순담계곡, 담터계곡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쳐 난다. 그리고 계절마다 다양한 축제가 벌어지기도 한다.

♦무엇을 먹나=청정지역의 맑은 물과 공기로 사육하여 방금 도축한 듯한 신선한 자연의 맛 그대로 철원의 풍요로움을 가져주는 한우생고기가 있고 육질이 연한 닭을 능이버섯, 인삼, 마늘 등과, 찹쌀을 고온, 고압에서 푹 고아 만든 닭백숙은 탁월한 영양성분과 마늘, 밤, 대추, 인삼이 어울려져 영양과 건강 최고의 영양식이다. 또한 두부정식은 체내의 신진대사와 성장발육에 꼭 필요한 아미노산, 칼슘, 철분 등 무기질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 식품인 두부는 맛뿐만 아니라 영양면에서 더할 수 없이 훌륭한 식품이다. 콩 단백질인 글리시닌과 알부민 등을 응고시켜 만든 두부의 소화율은 콩의 소화율 65%보다 높은 95%에 달한다고 한다.

♦어디서 자나=철원엔 비무장지대로 군인들이 인구의 반이 넘는다 할 정도 많이 있다. 그러기 때문에 면회 오는 가족과 연인들이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루고 오지임에도 숙박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숙박업소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특산품은=철원의 오대쌀이 유명하다. 타지역에서 생산되는 쌀보다 밥맛이 좋기로 알려져서 값은 조금 비싼 편이지만 철원 오대쌀은 없어서 못 팔정도로 그 명성이 높다. 그리고 삼지구엽초는 철원지역 중 깊은 산속 음지에서만 자라는 약초로 한 나무에 3개의 가지와 9개의 잎이 나는 독특한 약초로 예날 중국의 진시황이 먹었다는 유래가 있으며 약간 쓴 맛을 띄는 건강식 차로 음양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여행문의=여행에 대한 문의와 함께 여행하시길 원하시는 전동휠체어 이용 장애인 분은 http://cafe.daum.net/travelwheelch 다음카페 "휠체어배낭여행”=“ 문의

백마고지. ⓒ철원군

전윤선 칼럼니스트
여행은 자신의 삶을 일시적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지만 일상을 벗어나 여행이 주는 해방감은 평등해야 한다. 물리적 환경에 접근성을 높이고 인식의 장벽을 걷어내며 꼼꼼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돈 쓰며 차별받지 않는 여행, 소비자로서 존중받는 여행은 끊어진 여행 사슬을 잇는 모두를 위한 관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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