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 대구대학교를 찾게 되었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KTX를 이용하여 대구를 방문하게 되었다. 대전, 천안 등을 가보았기에, 대구의 방문은 뜻 깊었다.

그러나 대구의 장애인 콜택시를 찾는 나의 손놀림과 가슴을 더디고 답답하기 시작했다. 전화번호를 찾아서 대구지역의 장애인 콜택시 이용제도에 대하여 물어보았다. 친절한 목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이용하시기 위해서 1주일 전에 예약하셔야 합니다."

예약제도라! 그것도 1주일 전에...역시 대구는 장애인들의 이용횟수가 높구나. 하지만 예약하려고 대화하는 순간 나는 실망하고 말았다. 편도 서비스밖에는 제공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세상에. 그러면 동대구역에서 대구대학교까지 가고, 그리고 나서 어떻게 돌아오지? 앞이 막막했다. 하지만, 가야겠다고 생각한 이상, 나는 예약을 했다.

KTX를 타고 동대구 역에 도착했다. 장애인 콜택시를 운전하시는 분과 통화를 하고, 택시가 정차하는 위치를 향하여 달려갔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동대구 역 앞은 늘 복잡하다. 영엽용 택시, 버스, 자가용 등이 늘 번잡한 모습을 보인다.

나는 장애인 콜택시(다른 지역은 노랑색으로 통일되어 있다)를 찾으려고 고개를 길게 내밀었다. 사실 나는 목이 짧다. 저기에서 기사로 보이는 점잖은 분이 저를 향해서 손을 흔든다.

나는 휠체어를 타고 달려갔다. 그리고 놀랐다. 그분이 운전하는 장애인 콜택시는 초록 계통의 12인승 승합차를 개조한 것이었다. 노란색도 아니고, 특색도 없이….

그 분은 말씀하셨다. "역 앞에 세우면 딱지를 끊기에…"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장애인 콜 택시로서의 위상을 찾아볼 수 없기에. 그리고 생각했다.

장애인 복지와 특수교육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대구대학교가 위치한 대구광역시. 장애인 복지와 특수교육 관련 정책을 논의하는 장소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대구에 소재한 대학 교수님들이 그렇게 자랑했던 대구광역시. 언어치료, 행동치료, 감각치료, 직업재활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길러내는 일에 앞장섰던 대구광역시. 장애인 관련 복지 시설이 무척 많은 대구광역시. 장애아동전담보육시설도 너무나도 많은 대구광역시. 그런데 복지도시, 장애인 교육도시 대구광역시에 장애인콜택시가 단 한 대 뿐이라니. 다른 분야는 몰라도 장애인 이동편의에 대해서 만큼은 전국 1등이어야 하지 않은가?

그런데 실제로 그러지 못했다. 상심했다. 앞으로 30대 정도 배치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국회의원은 대구광역시의 장애인 복지를 위하여 수고하신 분인데 이 부분의 열악성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이제 선진 대구, 장애인 이동에 있어서 모델이 되는 대구가 되기를 바라는 희망을 건다. 대구광역시 안에서 어디든지 무리없이 갈 수 있는 대구광역시가 되기를 바란다.

7월 21일. 참으로 상심한 날이었다. 나를 도왔던 친구들은 전동휠체어를 들어서 자기 차에 싣느라고 고생을 했다. 이렇게 인간이 고생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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