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KBS 9시 뉴스에서는 한승수 총리의 기자회견을 톱뉴스로 보도했다. 한 총리는 국제 유가가 140불을 넘어서며 국가 경제의 각 부문에 빨간 불이 켜지자 정부에서는 강도 높은 에너지 위기관리 대책을 시행하게 되었다는 발표였다. 정부가 내놓은 에너지 대책의 핵심은 공공부문의 에너지 소비를 10% 줄이겠다는 것이다.

대상은 국회와 법원을 제외한 819개 공공기관 전체이며 오는 15일부터 승용차 2부제를 시행을 시작으로 관용차량 운행을 30% 감축하고, 전체 만 5천 여대인 관용차량 50%를 2012년까지 연료 소모가 적은 경차와, 에너지 효율이 높은 하이브리드차로 바꾸기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건물의 적정 실내온도도 여름철은 27도, 겨울철은 19도로 각각 1도씩 조정하고, 또 다리와 분수대 등 공공시설물의 경관조명을 끄고, 도로의 가로등도 밤 11시 이후에는 격등제를 실시하겠다고 보도하였다.

그리고 이어진 추가 보도에서 유가가 170달러까지 넘어서면 민간에도 강제 적용되는 2단계 비상조치들을 준비중에 있다고. 2단계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민간에도 승용차 요일제, 유흥업소 등 에너지 과소비 업종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등을 강제적으로 실시 할 것이라고 친절하게 알려 준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는 석유 수입에 603억 달러를 썼고 올해는 천112억 달러까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 될 것은 물론이고, 유가가 천정부지로 오름에 따라 산업계는 물론이고 민간부분에도 커다란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에 정부의 이러한 대책은 어쩔 수 없는 처방으로도 보인다.

그런데 정부의 대책 중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은 공공기관 건물에서 4층 이하는 엘리베이터 운행을 금지시키고 5층부터는 격 층으로 운행하겠다는 것이며 2단계 부터는 민간부문 건물에도 적용시킬 것이란 사실이다. 그렇다면 장애인이나 노인 등 계단을 오르기 힘든 사람들은 어떻게 공공기관이나 일반 건물을 드나들란 것인가. 장애인들은 국민이 아니란 말인가.

건물의 엘리베이터 운행제한은 과거에도 유가가 뛰면 가장먼저 나오는 단골 대책 이였다. 그래서 70~80년대에 지어진 건물들은 2층은 엘리베이터가 안서고 그냥 지나쳤고 3층 이상도 격층으로 운행되는 곳이 많았기에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일반 건물 출입은 물론 공공기관을 출입 하는데도 상당히 애를 먹었었다. 공공기관을 비롯한 많은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2층에 서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도 채 되지 않으며 아직도 상당수의 건물들은 3층부터 운행하여 장애인들의 접근을 가로막고 있는 실정이다.

비장애인들은 몇 층 정도는 엘리베이터가 없더라도 대부분 걸어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는 엘리베이터가 없다면 2층도 마치 히말라야 산처럼 느껴진다. 이는 장애인들의 직업 활동이나, 학업, 여가생활 등 삶의 모든 부문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 할 수밖에 없어 장애인들의 삶을 30년 전으로 다시 되돌려 놓을 것이다.

[토론합시다]장애인개발원과 장애인당사자주의, 어떻게 보십니까?

전동휠체어를 몰면서 세상을 돌아 다니다가 3년전 부터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방송모니터 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장애인과 관련된 방송 모니터 활동을 하면서 방송에서 묘사되고 있는 장애인의 왜곡된 모습에 충격을 받아 본격적으로 미디어속의 장애인을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방송에 비치는 장애인의 모습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영화,신문,광고,교과서 등 모든 매스미디어로 연구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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