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보건복지부) 사무실이 과천에서 현대사옥건물로 자리를 옮겼다. 여러번 방문하는 나는 복지를 총괄하는 부서에 갈 때마다 불편함을 많이 느끼곤한다. 장애인 복지를 총괄할 뿐 아니라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의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가 장애인의 접근권에 10%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현대그룹으로 부터 세를 들어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되어야 할 10%- 사실 이는 결정적인 10%-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삼성병원(일원동 소재)은 삼성그룹에서 운영하는 최고의 병원이다. 장애인을 향하여 변화된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도 10%이상 더 변화되어야 할 것이 있다. 이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고, 변해야만 하기에 이 글을 또한 기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 굴지의 대그룹이 운영하고 관리하는 현대사옥, 그리고 서울삼성병원은 국제기업 답게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를 준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 내의 장애인 관련법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이는 대단히 큰 문제가 이니라고 할 수 없다. 필자가 지적하는 10%의 문제를 개선하게 되면, 자랑스러운 기업으로 또한 변모하지 않을까?

먼저 보건복지부가 들어있는 현대사옥건물의 문제에 대하여 지적하려고 한다.

첫째 현대사옥에 들어가면 장애인 주차장을 찾게된다. 그런데 장애인 주차 구역이 마련되어 있지만, 이는 현대사옥의 입구와는 대단히 거리가 먼 곳에 위치에 있다. 일반 주차구역 앞에 일렬로 자리가 정해져있다. 장애인 주차구역은 형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건물 입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 마련되어 장애인의 접근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건물 입구와는 거리가 먼 곳에 위치하고 있다.

둘째 큰길과 가까운 곳에 또다른 주차구역이 있다. 그러나 그곳에는 장애인을 위한 주차구역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물론 장애인 차량이 주차함에 있어서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건물을 빙 돌아서, 혹은 큰 길가에서 장애인 차량을 주차하게 되면 또다른 장벽을 맞이하게된다. 그것은 이 주차구역에서 주차를 하게되면, 곧장 현대사옥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건물에 '턱'이 건재하게 버티고 있다. 결국 다시 건물 주위를 빙 돌아서 들어가야 한다. 턱이 없는 곳은 입구와 거리가 먼 곳에 주차구역이 있고, 건물과 가까운 곳에는 장애인 주차구역도 없고, 턱도 있다.

셋째 일반 관공서는 주차비용도 저렴하고, 장애인에게는 면제 혹은 대폭 할인해주는 일을 한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를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주차비용은 현대사옥을 사용하는 사람이 지불하는 주차비용에 준하여 50% 할인해주고 있다. 적어도 보건복지부를 방문하게 되는 경우는 과천이나 종합청사를 방문할 때와 같이 무료 혹은 일반관공서 수준으로 주차료가 정해져야 할 것이다.

넷째 현대사옥 건물로 들어가면 보건복지부를 방문할 때 도움을 받는 책상이 있다. 그곳에서는 지체장애인에게 휠체어를 빌려주는 일을 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휠체어가 단 한 대만 비치되어 있을 뿐이다. 하루는 필자를 휠체어에 태워서 방문장소에 도착하게 하고, 다시 휠체어를 안내 데스크에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마치 대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같았다. 이러한 모습은 방문부서에서 화장실을 가거나 이동할 때에 또다시 휠체어 서비스를 요청해야 하는 불편함을 조장하는 것이다. 게다가 다른 지체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있다면, 그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뿐만 아니라 안내 데스크에 배치된 직원으로 하여금 불필요한 일에 동원되는 일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 몇가지 대안을 따라서 개선하면 될 것이다. 그것은 건물 입구 가까운 곳을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배치하고, 그곳에 도우미를 요청하는 벨(Emergency Call)을 설치해야 한다. 큰 길가에 있는 주차구역에도 장애인 주차구역을 만들고, 그곳에서 건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경사로를 만들어야 한다. 장애인이 주차할 경우에는 주차비를 대폭경감하거나 무료가 되어야 한다. 아울러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하여 휠체어를 적어도 5대 정도는 비치해두어야 한다.

다음은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서의 불편한 점이다. 종종 장례식장을 방문하게 되면, 계단만 있고,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장례식장을 방문하여 조문을 하게되는 경우가 있으면, 대단히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서울삼성병원의 장례식장도 마찬가지였다(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그러나 최근에 방문해 보니 지하 2층까지 갈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게다가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휠체어를 타고 360도 회전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이었다. 너무나 좋았다. 그러나 몇가지 개선해야 할 사항이 눈에 들어왔다.

첫째 장애인 주차구역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 장애인 주차구역을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서 굵은 선으로 그려진 장애인 주차구역에 따라 주차하는 차량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차에서 휠체어를 이용하려고 하니 공간이 부족해질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장애인 주차구역이 장례식장 입구와 너무도 멀었다. 그래서 휠체어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하여도 다른 방도를 찾을 수 없었다. 이곳에도 벨 장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장례식장 안으로 들어가니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눈에 들어왔다. 기쁜 마음으로 들어갔으나 이는 모양만 장애인용 화장실이었다.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서 문을 닫을 수도 없을 만큼 협소한 공간이었다. 비록 손잡이 등은 잘 만들어졌지만, 휠체어 장애인이 변기로 옮겨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없기에 결국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장애인용 화장실의 공간이 충분히 만들어져야 했다.

셋째 조문을 하고 조문객이 식사를 하는 곳에는 '턱'이 매우 높았다. 그래서 휠체어를 타고는 식사하는 곳과 조문하는 곳을 들어갈 수 없었다. 또한 상주를 위하여 배려된 조문구역의 방은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협소하였다. 나아가 상주들을 위하여 만들어진 샤워실 역시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곳보다 나은 점이 많은 곳이다. 최고의 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장애인의 눈으로 보면 10% 이상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띄였다. 빨리 개선되기 바란다. 그리하여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없는 대기업다운 건물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대기업 부터 장애인 차별을 해소하는 일에 주역이 되기를 부탁한다.

[토론합시다]장애인개발원과 장애인당사자주의, 어떻게 보십니까?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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