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에서는 6월 중순부터 동성애자들의 결혼이 합법화되었다. 20년, 30년, 또는 50년씩 커플로 살면서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던 이들이 줄지어 결혼을 하고 있다.

직장에서 나의 상사인 키이드는 게이다. 난 한동안 그가 동성애자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의 용모나 언행에서 전혀 그럼 낌새를 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그를 통해 평소 동성애자들에게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생각의 일부분을 수정하게 되었다. 이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취향이며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차별이나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며칠 전 매니저들의 주례회의를 마치고 자리를 뜨기 직전 그가 말했다. “나, 이번 주말에 결혼합니다.” 그는 17년째 동거하고 있는 남자친구와 이 기회에 결혼을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10달러씩 돈을 내어 그에게 결혼축하 카드와 함께 간단한 선물을 사주기로 했다. 매니저 중의 신참인 메리로즈는 독실한 카톨릭 신자이며 동성연애는 그녀의 신앙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라고 한다. 이 서먹한 입장을 무마하기 위해 지역사무소장이 그녀를 대신해서 돈을 냈다.

다음날 키이드와 친하게 지내는 동료직원 주디를 통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가 회사에 입사한지 1년 남짓했던 90년대초 발렌타인 데이에 지금의 남자친구인 크리스 가 그에게 선물과 함께 풍선을 회사로 보냈다고 한다. 그녀는 그가 채 남들이 보기 전에 풍선에 구멍을 내어 바람을 빼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을 보았노라고 했다.

아마도 그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사람들이 알게 되면 혹시라도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가졌던 것 같다.

남들과 다르게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장애를 가지고 산다는 것도 이와 비슷한 일이 아닌가 싶다.

휠체어 장애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때로 사람들은 내게 지나치게 친절을 베풀기도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지레 못하리라 생각하고 시키려고 조차 하지 않는다. 언어장애가 있어 말을 어눌하게 하면 지적능력도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장애인에게는 성적충동이나 욕구 따위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편견의 벽이란 얼마나 높으며 편견이 낳는 차별은 또 얼마나 가공할 힘을 가지고 있는지.

캘리포니아 주에서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무효화하려는 보수주의자들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주민발의안은 주의회가 만든 법을 무효화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결혼을 무효화하자는 주민발의안이 필요한 숫자의 서명을 받아 11월 선거에서 투표에 붙여지게 된다. 그래서 많은 동성애자들은 법이 바뀌기 전에 서둘러 결혼을 하고 있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 주는 세상은 가까운 듯하면서도 정녕 멀기만 한 것인지.

나의 기억 속에는 내가 한때나마 걸어 다녔다는 사실은 흔적조차 없습니다. 다만 낡은 사진첩에 남아있는 한 장의 흑백사진 이 한때는 나도 걸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해 줄 뿐입니다. 세살에 소아마비를 앓았습니다. 81년에 미국에 와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주정부 산재보험국에서 산재 근로자들에게 치료와 보상을 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누군가 이글을 읽고 잠시 즐거울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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