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전담보육시설은 1995년 보건복지부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2003년 여성가족부로 이관되었다가 2008년 다시 보건복지가족부로 되돌아왔다.

장애아동전담보육시설은 영유아보육사업의 하나이지만, 장애아동의 조기중재부터 시작해서 가족지원에 이르기까지 지난 10년간 장애아동의 조기재활 분야에 있어서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다. 전국장애아동보육시설협의회(회장 이남식)이 결성되어 장애아동무상보육실시를 계기로해 그동안 척박했던 장애영유아교육분야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아동보육사업은 장애인 복지의 한 분야도 아니요, 아동복지의 한 분야도 아닌, 게다가 특수교육과 영유아교육의 한 분야도 아닌, 급기야는 영유아보육사업 안에서도 일반영유아보육사업의 수적 열세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장애아동보육 분야만큼 급성장한 분야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동안 우리나라는 장애영유아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갖지 않았으나 장애영유아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진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의하여 상당히 큰 틀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제 보건복지가족부에 와서 장애아동보육은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생애주기에 있어서 장애영유아의 조기재활과 복지는 장애인 복지의 기초요, 출반선이라고 할 수 있다. 첫 단추가 잘못되면, 그 다음 단추도 이상해지듯이, 장애인복지가 생산적이면서 효율적이 되기 위해서는 장애영유아부분이 획기적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사회통합 역시 장애영유아시기부터 일반영유아와 함께 하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자연스러운 통합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2번째 도시인 부산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여러해 동안 장애아동전담보육시설로 운영해 오던 장한 어린이집이 공간이 협소하여 인근에 대지를 매입하여 건축허가를 받고 장애아동전담보육시설을 건축 중에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을 알게 된 인근 주민들이 장애아동전담보육시설 건축을 방해하고 나선 것이다. 급기야는 보육시설관계자, 주민 간에 수차례 협의와 논의가 있었지만, 합의가 되지 않아 건축과정에 막대한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해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지역주민들은 이 건물이 건축조건으로서 "장애아동 1명도 입소하면 안된다"라는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만일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21세기에 너무 희한한 일이 일이 부산광역시 한 복판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잘알고 있다시피, 부산광역시는 장애인 국회의원 장향숙과 정화원 의원을 탄생시킨 의미있고, 역사적인 도시이다. 그리고 장애인 분야에 있어서 자랑스러운 도시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일이 부산광역시 한 복판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부산 수영구 광안4동 755번지 10호 2층에 있던 협소한 장애아동전담보육시설을 확대하여 장애아동을 양육하는 가정에게 귀한 보금자리를 제공하려던 고귀한 사업이 이렇게 지장을 받고 어려움을 겪어서야 되겠는가? 장애아동을 양육하는 부모들은 황당해 하고 깊은 좌절감을 맛보고 있다.

이미 여러해 전에 수서에 건축된 정서장애아를 위한 밀알학교를 건축할 때에 주민들의 거센 반대가 있었지만, 결국 재판까지 가서 주민들은 패소하고, 밀알학교는 건축되었다. 뿐만 아니라 밀알학교는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문화의 장이 되고, 나아가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수많은 청소년들에게 자원봉사의 기회를 제공하여 더블어사는 사회의 본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아름답고 고귀한 일에 대한 가치를 알지 못하는 정서가 아직도 존재한다고 하지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 부산지역의 장애인 단체와 장애인 당사자, 장애인 부모회를 비롯하여 공공기관은 힘을 합쳐서 합법적으로 건축되고 있는 장애아동전담보육시설의 건축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여 속히 장애아동과 그 가족들에게 조기재활의 터전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2의 광역시인 부산에서 아직도 장애인을 차별하는 일이 버젓이 존재한다면, 이것이 말이 되겠는가? 이러한 현실을 방치한다면, 장차법의 존재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대낮에 장애인과 함께 하는 일을 거부하는 이러한 현실을 중지되어야 한다. 오히려 장애인과 더불러 사는 사회를 촉진하는 일이 강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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