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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미친 정책을 막아내려는 몸부림

지금의 촛불은 이명박 정부와의 대척점에서 최전선이

촛불로 이명박 정부가 감추고 있는 음흉한 술수를 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06-13 00:48:48
한 달이 넘도록 거리에는 밤마다 촛불이 넘친다. 넘실대는 저 바다를 보면서 누구도 선뜻 나서서 잘못을 말하는 이 없다. 촛불은 그렇게 밤을 밝히고, 함성은 하늘로 오른다. 광우병을 유발한다는 미국산 쇠고기를 무차별로 수입하자는 이명박 정부의 방침에 반대하는 국민들은 쉼 없이 촛불을 밝히며 국민의 건강권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과, 불합리한 협정에 반대하며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시험을 앞두고 거리에 서고, 주부들은 유모차를 앞세워 행진에 나서고, 노동자들이 대오를 갖춰 참여를 하고, 넥타이부대는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지금 촛불은 단순하게 쇠고기와 맞물려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괜한 우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촛불은 이명박 정부가 앞으로 펼쳐갈 굵직한 정책들의 최전선에 서서 밤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기 무섭게 추진하려는 정책들은 쇠고기 수입을 필두로 대운하, 학교자율화(0교시 부활), 수도를 포함해서 가스, 전기, 철도 등의 민영화와 의료보험 민영화 등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 내용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를 촛불이 막아서지 않았다면 아마도 일사천리로 추진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한 번 작정하면 불도저처럼 밀고 나간다는 이 정부가 국민들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물은 민영화가 아니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방안이라고 말을 한다. 물산업의 민영화는 없다고 하더니 슬그머니 ‘물산업지원법’을 만들어 6월에 입법예고한다고 한다. 정부는 단순하게 구조개편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미라며 지방자치단체가 소유권을 갖고 관리 감독을 위탁하는 것이니 소유권과 운영관리 책임을 모두 넘기는 민영화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문제가 좀 있다. 관리와 감독을 맡긴다고 하는데 관리비용이 늘어나고 늘어난 비용을 다시 이익으로 만들어 내려면 물 값의 상승은 당연히 뒤따르게 돼 있는 것이다. 그것이 자본의 논리이고, 기업의 논리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결국 민영화의 전초를 만들어 운영을 하다가 전면적인 사업권 이양이 이루어 질 것은 뻔한 이치 아니겠는가?

물 민영화 이후 프랑스는 수도요금이 150%나 올랐으며, 영국은 100% 민영화 후 수질저하와 누수율 개선의 저조로 고전하고 있다. 우루과이는 물 값이 10배가 올랐으며, 인도네시아는 2001년 35%, 2003년 40%, 2004년 30% 인상됐다. 볼리비아와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은 거대 민간기업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막대한 위약금을 물고 다시 국영화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을 리 만무한 정부가 무리하게 ‘물산업지원법’을 만들어 시행을 하려는 의도는 무엇인가?

코오롱에서는 화학분야를 전문으로 기업 활동을 펴 오다가 갑자기 물 산업의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전면에 나서서 기업운영을 하겠다고 한다. 의심받을 짓은 안 하는 게 좋다고 하는데 대놓고 이러면 누군들 의심을 하지 않을까보냐.(여기 사장님이 대통령의 형님이라나 뭐라나)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열심히 ‘비지니스프랜들리’하겠다는 것은 두루두루 잘 해보자는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겠는가.

또 학교자율화 조치로 인해 아이들은 잠 못 자고, 밥 못 먹고, 시험 치는 기계로 전락하게 될 것이고, 학교는 자율화라는 이름으로 학원의 장사수단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아이들은 충분히 힘들다. 설마 그것으로도 모자라다는 것인가. 특목고에 자사고에, 외국어고에 날로 늘어가는 특정학교로 인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한껏 날개를 펼쳐갈 아이들은 족쇄를 차고 생활을 하는 꼴이 된다. 꿈을 가지라고 하면서도 그 꿈을 가지고 이상을 펼쳐 보일 짬도 주지 않는다.

‘공부하다 죽었다는 소리 듣지 못했다’는 무식한 소리나 해대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하라고 독려하는 이 정부가 진정으로 교육철학이 있는 것인지 의심이 가고, 철학은 둘째 치고 제대로 된 교육을 하려는 의지는 있는지 묻고 싶다.

공공기업의 민영화 바람을 일으키려는 숨은 의도가 엿보이는 것이 물 산업 민영화라 할 수 있겠다. 철도, 가스, 전기 등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것들을 민영화라는 이름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하는데 결국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 시켜내기 위한 배려일 뿐 결코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란 사실은 바로 드러날 것이다.

공기업 민영화가 질 좋은 서비스로 이어져 국민들에게 이익이라고 말을 하지만 그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국민은 없다.(물론 대기업은 제외하고) 모든 운영체계는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게 되고 기업들은 이익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가장 먼저 나오게 될 것이 요금인상이고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횡포를 부리게 될 것이다.

이는 상상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대자본이 가진 속성을 놓고 보면 바로 드러나는 문제들이다. 그런 경우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바로 국민들이고, 그들 중 소외계층과 저소득, 도시빈민, 노동자(비정규직과 일용직)들에게는 탈출구가 없는 공간으로 내모는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다.

의료보험 민영화는 더 심각하다. 이미 미국에서도 실패한 정책이란 말이 나올 정도고, 그 결과는 참혹하게 드러난다. 돈 없으면 아프지 말라는 식의 보험민영화는 서민들과 소외계층의 경우는 병원 문턱도 넘지 못할 것이고, 일반 국민들의 경우 의료보험료가 천정부지로 오르게 돼 교육, 집과 더불어 가정경제의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가장 시급하게 막아야 할 것 중 하나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자주 병원을 찾는 경우에는 보험가입을 미루는 경우도 생겨나고, 누진제를 적용하면 보험료는 천정부지로 오르게 될 것이다. 결국 보험료 부담을 이기지 못해 보험가입을 포기하면 모든 의료혜택에서 멀어지는 결과가 생겨날 것이다. 결국 아프면 집에서 죽음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대운하의 경우는 이미 실패라는 결론이 나와 있지만 이명박 정부는 귀를 막고 얕은 꼼수를 부려가면서 기어코 성사시켜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운하는 없고 환경파괴만 남는다는 주장에 대해서 간단하게 일축하고 그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논리적인 결함이 나올 때마다 사용목적이 바뀌고, 이제는 물 관리를 위한 조치라면서 국민기만을 일삼고 있다.

촛불은 지금 당장은 광우병 쇠고기에 국한된 듯 보이지만 이 촛불들이 각각의 정책들이 만들어 질 때마다 늘어날 것이고, 민심 이반은 심해질 것이다. 지금 촛불을 들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라. 수십만의 인파가 모인 자리에서 저들의 표정을 보라. 누구도 불편을 투정하거나, 짜증을 내는 사람이 없다. 환한 웃음으로 나서는 사람들, 신명나게 난장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진지하게 아무 곳에나 앉아 토론을 벌이는 사람들, 갓난아이부터 백발성성한 노인들까지 두려움이나 거리낌 없이 촛불들 사이로 들어서는 이 사람들의 성난 마음을 못 느낀단 말인가.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지만 사정으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한다는 미안함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점차 참여 인원이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단순하게 배후세력에 의해 조정당하는 무지한 백성으로만 보이는가?

국민의 소리에 귀를 막고 오직 친 기업, 친미국적인 정책들만 만지작거리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수렁으로 밀어 넣고 있는 이 정부를 진정으로 믿고 따라야 하는지 의구심이 인다.

지금의 촛불은 단순하게 광우병 쇠고기 문제가 아니다. 이 미쳐가는 정부의 미친 정책들을 막아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지금 이 전선이 무기력하게 무너진다면 앞으로 다가올 것들은 거대한 파도로 우리를 덮쳐 올 것이다. 한 번 쓸고 지나가면 회생 불가능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정책들이 광우병 쇠고기 뒤에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으니 전력을 다해 이 싸움을 이겨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당장의 건강권을 지켜내자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이면에 감춰진 저들의 음흉한 술수를 바로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반도 전체를 촛불로 덮으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에 대한 실천을 보일 때다.‘말로 흥한 자 말로 망한다’는 말을 새겨두길 바란다.

*이 글은 서울장애인부모회 여름소식지에도 실렸습니다.

칼럼니스트 최석윤 (hahaha6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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