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청계광장과 세종로를 중심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집회가 이어지며 37명의 연행자가 발생한 가운데 25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노컷뉴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이 정부를 어찌할까. 경제만 살리면 다 해결된다는 듯 자신 있게 말하더니 경제는 쪽박 차게 생겼고,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는 서민들의 주머니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으며, 의료 민영화에 물도 돈 내고 사먹어야 할 판이고, 공기업은 민영화한다고 난리고, 구조조정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실업의 불안을 안고 전전긍긍 살아간다. 학교는 학원의 영업장으로 변해가고, 학생들의 정신은 피폐해진다.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조근 조근 설명이 필요하지 않는가. 무엇을 하고,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 충분한 설명도 없이 중간 과정을 통으로 들어 내놓고는 무조건 해야 한다고 우겨대는 통에 매일 정신만 사나워진다.

광우병과 관련해서는 그것이 왜 위험한지 주장하는 국민들의 소리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미국과 교역을 열어야 하고, 그것이 국익이라고만 해대는 먹통 같은 사람들. 조목조목 따져가면서 왜 무조건 수입해서는 안 되는지 이야기하는 초등학생과 중학생들만도 못하고, 게다가 한 술 더 떠서 국민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다며 괴담이니,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니, 좌파선동이니, 배후에 불순한 세력이 있다느니 하더니만, 이제는 ‘그 많은 촛불은 어떻게 샀는지 배후를 알아내라’고 호통을 쳤다고 하는 소리를 들으니 아연실색(啞然失色)하다.

오직 대기업만 눈에 들어찬 이 정부는 노동자와 서민들의 생활이나 삶에는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오르는 기름 값에 화물차를 세워두고 한숨으로 먼 산만 바라보는 사람들이 늘고,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에 비해 절반의 임금으로 살아가고, 그것도 눈치를 보면서 생활하는 일용직이 늘어가고, 100일도 안된 정부에 5년의 시간이 지난 듯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현실에서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몰라하며 갈팡질팡하는 지금 거리에는 화난 촛불이 넘실댄다.

경찰의 폭력에 쓰러지고, 물대포를 온몸으로 막으면서 이 정부에 기댈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지금이라도 잘못을 바로잡고 국민을 위한 무언가를 시행하라는 요구가 높아가지만 정부는 이미 귀를 막고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집단과 어울려 갈 계획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국민의 소리는 아랑곳없이 오직 저희들 이익을 지켜낼 집단과 눈 맞추기 바쁘기만 하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을 한다. 저들이 정권을 잡기위해 목청을 돋우던 구호다. 그리고 정권을 잡고서는 지난 10년을 청산하기 바쁘다. 공공기관의 수장들을 초법적인 형태로 내쫓고, 이제는 민간기관의 대표들마저 저희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교체하기 정신없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자(者)들에게 묻는다. 너희 무엇을 잃어버렸는가? 부귀와 영화를 누리던 시절을 잃어버렸다는 말인가, 아니면 권력의 영험한 맛을 잃어버렸다는 것인가.

진정으로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국민이다. 반세기를 억압과 폭력에 시달리며 지내왔고, 민주주의에 목말라 하면서 수많은 희생들로 만들어 놓은 지난 10년이었다. 그것을 지금 너희들이 다시 과거의 너희만의 세상을 위해 억지로 돌려놓으려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금 국민들은 그것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일방통행으로 만들어 가는 사회전반의 것을 반대하는 것이고, 국민을 무시하고 너희들끼리 모여 쑥덕공론해대는 구습(舊習)을 반대하는 것이다. 피로 만들어 놓은 지금을, 주검으로 만들어 놓은 지금의 모든 것을 지켜내기 위해 밤마다 촛불을 밝히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너희들이 가장 많이 한 말이 ‘오만한 정부를 국민이 심판할 것이다’였다. 지금 너희의 오만함을 국민이 심판하려는 것이다. 오죽하면 새 정부 들어선지 100일도 안 되는 지금 국민들이 이처럼 화를 내고 있는지 모른단 말인가.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던 너희들의 그 입들은 지금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좌파의 조정을 받는다고? 배후가 불순하다고? 너희들 눈에는 광우병 소를 수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초등학생들과, 중학생들을 누군가 조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가. 너희들 눈에는 힘들어서 못살겠다고 아우성인 이 사람들이 단순하게 사주를 받아서 거리에 나온 것처럼 보이는가.

백번 양보해서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어떻게 한 무리에게 조정을 받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지 그 단세포적인 머리로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한다고 하는 것이 우습게 보이지는 않는가.

이제 국민의 소리에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역대 정권들이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은 결과를 보고도 지금 어리석은 말과 행동을 일삼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는가.

도박을 하려거든 너희들 것으로 해야 마땅하다. 국민의 건강권을 가지고 도박을 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어떻게 씻어 줄 것인가 고민하고 답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우격다짐으로 해결을 할 일이 아니다.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느낀다면, 잘못된 결정을 했다고 여긴다면 이제 그 무지막지한 고집을 접고 무릎을 꿇어 국민들과 눈높이를 맞추어야 할 일이다. 은근슬쩍 펼치는 모든 정책들을 접고 국민과 소통을 할 자리를 만들어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는 모습을 보여 줄 때가 지금이다.

1963년 서울 생. 지적장애와 간질의 복합장애 1급의 아이 부모. 11살이면서 2살의 정신세계를 가진 녀석과 토닥거리며 살고 있고, 현재 함께 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에 몸담고 있습니다. 장애라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많이 모르고 있습니다. 장애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지내온 것이 무지로 연결된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장애라는 것이 일반의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그런 생각은 아이가 자라 학교에 갈 즈음에 환상이란 것을 알게 돼 지금은 배우며 지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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