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처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우처 제도의 발상은 소비자 주의(Consumerism)에 기초한 자기결정권을 확보하려는 의도에 근거한다. 사실 바우처제도의 도입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이 정부와 같이 적극적 도입의사를 밝힌 때가 없었다. 마치 바우처 제도가 제공되어지는 사회복지서비스의 전부인 것 같이. 게다가 가장 효율적이고 가정 효과적인 것 같이 바우처제도의 도입을 기정사실화하는 경향이 짙다.

사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자기결정이 아니다. 소비자가 바라는 것은 다양한 그리고 질적으로 보장된 서비스이다. 이를 사회정책에서 소비자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되어지는 서비스의 종류는 다양하다. 현금, 현물, 기회, 그리고 바우처 등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서비스 전달체계를 취급하는 행정분야에서 전달체계의 최소화와 아울러 다루어지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사회복지서비의 누수현상을 막고, 소비자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며, 정부의 사회복지서비스 분야의 지출에 있어서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하는 것은 늘 숙제가 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다양한 서비스의 종류에도 불구하고 바우처제도가 등장한 것은 기존의 서비스 내용과 전달과정에서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8년도 한국의 현실에서 왜 바우처제도가 도입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제기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필자가 생각하기로는 소비자의 자기결정권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기존에 지원되었던 정부예산의 축소화를 꾀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장애인복지예산을 지방자치단체에 이관한 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장애인복지분야는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언급하는 위기란 다음의 성격을 갖는다.

① 소비자로서의 장애인 당사자가 선택할 서비스의 다양성 부족

② 서비스 전달체계의 한 부분으로서 사회복지법인체의 운영의 심각성

③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전문인력의 신분불안 및 처우개선의 심각한 하향화

④ 장애인복지 및 재활분야에 종사하는 인력관리의 문제과 재교육의 문제점 대두

⑤ 소비자로서 장애인 당사자가 선호하는 서비스의 질적만족도 감소

⑥ 서비스에의 접근성 미흡에 따른 서비스 인식부족

⑦ 지방자치 단체의 장애인 복지분야에 대한 이해부족에 의한 예산마련 노력 부족

등이다.

최근에 다양한 바우처제도의 도입을 앞두고 시범사업을 전개한 경우도 있다. 바우처제도 도입에 앞서서 해야 할 일은 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인력의 관리가 중요하다. 아울러 이러한 서비스의 홍보를 통한 인식도 증가가 관건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서비스에의 접근성 확보가 중요하다. 이는 서울특별시 및 광역시 단위에서 벗어나 전국각지 즉 장애인이 거주하는 곳에서의 접근성을 말한다. 게다가 이러한 서비스와 장애인 당사자의 욕구와의 적합성이 중요하다. 여기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욕구도 중요하지만, 장애인의 욕구 역시 규범적 욕구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같이 다양한 서비스, 질적으로 높은 서비스가 전제되지 않으면, 소비자의 선택권보장은 무의미하다. 선택권 보장은 선택할 것이 많은 상태에서만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은 현금, 현물, 기회, 그리고 바우처제도의 다양한 제도의 현실적인존치와 아울러 소비자의 선택권과 주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를 실질적으로 고민하는 시기가 아닌가 한다.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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