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교육부 주관의 행정업무를 지역교육청으로 이관하면서 상당부분 강제사항들이 해제되고 자율적으로 운영을 하도록 하겠다는 발표가 났다. 0교시 부활, 우열반 조성, 야간자율학습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학생들의 건강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고 오직 성적을 앞세운 행정처리가 문제라 야단들이다.

발표를 들으면서 우려되는 부분은 특수교육의 앞날이다. 지금도 많은 부분이 뒤처지고 있고, 예산의 문제, 인력의 문제들을 들면서 지지부진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만들어 지는 정책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방과 후 학교 운영계획에서도 장애학생들을 위한 어떠한 흔적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학교 자율에 맡겨 운영을 하겠다고 한다면 누가 장애학생들을 위한 교육환경을 만들어 갈까?

이 문제는 단순하게 걱정을 하는 차원이 아니다. 당장 시험과 성적, 그리고 대학 진학률을 가지고 판단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그것으로부터 동떨어진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하면 순순히 받아들이고 행동으로 옮겨 질 수 있겠냐 하는 것이다.

모든 학교 행정과 환경이 일반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루어 질 것이고 그것도 성적을 따져 순위에 드는 아이들을 위해서 모든 지원이 이루어 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거기에 장애학생들을 위해 이것, 저것 만들어 내야 한다고 하면 누가 '그러마' 하겠는가 말이다.

당장 특수교육보조원 문제가 해결이 나야 하고, 시설확충이나 보완이 이루어져야 하고, 특수교사의 수와 새로운 법에 의해 이루어지는 모든 행정의 뒷받침이 따라야 하는데 그것을 진정성을 가지고 만들어 갈 학교가 어디에 있겠는가 말이다.

2008년 방과 후 학교 운영계획에 일반학생들을 위해서 만들어 지는 대부분의 것들을 장애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구에는 무응답이다. “이 학생들이 제대로 학습을 따라갈 수 없으니 참여는 불가능하다”라고 말하는 교사와 학교 측의 입장에 딱히 대응하지 못하고 물러나는 것이 장애학생의 부모들이다. 현장학습이나, 수련회에서 제외되는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현실에서 무엇을 주장하고 요구할 수 있겠는가(주체의 문제를 들어가면서 이야기 하지 않겠다. 부모들의 훈련 부족이고, 의식이 부족한 이유일 뿐 주체성의 문제라고 하고 싶지 않다)

당장 시급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자율화라는 이름으로 행해질 앞으로의 일들을 예상할 때 어떤 지원도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이는 단순한 기우(杞憂)가 아니다. 지금까지 보고, 듣고, 느끼며 지내온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다.

교육행정은 일반학생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운영이 돼 왔다. 그런 현실에 비추어 본다면 결과는 애써 그려보지 않아도 예측 가능한 일이다. 진정으로 하나의 교육을 이야기 한다면 지금이라도 장애학생들을 참여 시킬 수 있는 방안들을 만들어 내야 할 일이다.

학교가 변해야 한다고 주장만 할 수 없고, 교사와 부모가 변해야 한다고 요구만 할 수 없는 현실이 목전에 다가왔다.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들을 채워가야 할 때이다. 지금까지는 집단의 힘을 가지고 상대해 나갔다면 이제는 각 지역단위에서 해결을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아 질 것이다.

그런 문제들을 해결해 가려면 부모들의 단단한 의지가 요구된다. 시급한 것은 학교현장의 무소불위한 권력의 견제세력을 키워가는 일이다.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대안들을 만들어 하나하나 대응해 가야 할 것이다. 직업교육 문제, 현장학습과 수련회, 교사들의 의식, 부모들의 의식변화 등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로 쌓인다. 어디서 어떻게 손을 대면서 가야할 지 정리가 안 될 지경이다.

특수교육의 앞날이 다시 어두워지려 한다. 부모들이 흐름을 읽어가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흐름을 읽어내지 못하고 눈앞의 문제들에 묻혀가다 보면 결국 아이들의 미래도 코앞의 일처리만 하다 끝이 날지도 모른다.

학교는 급격하게 변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그 변화의 물결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자율화가 가져올 변화에 대처해 갈 방안을 만들어 가야 한다. 성적지상주의의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이 어떤 대접을 받으며 생활을 할지는 크게 생각을 안 해도 바로 드러날 것이다.

아이들의 앞날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정말 할 수 있을까? 고민만 깊어간다. 부모들의 안일함이 만들어 갈 아이들의 미래가 그림처럼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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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서울 생. 지적장애와 간질의 복합장애 1급의 아이 부모. 11살이면서 2살의 정신세계를 가진 녀석과 토닥거리며 살고 있고, 현재 함께 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에 몸담고 있습니다. 장애라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많이 모르고 있습니다. 장애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지내온 것이 무지로 연결된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장애라는 것이 일반의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그런 생각은 아이가 자라 학교에 갈 즈음에 환상이란 것을 알게 돼 지금은 배우며 지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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