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김아중의 소주광고. ⓒ스포츠서울

광고는 흔히 자본주의 꽃으로 불리 운다. 왜냐하면 광고는 오늘날과 같이 하루에도 수많은 기업과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는 소비자에게 기업과 제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구매를 설득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 사회를 광고의 홍수 속에 갇혀 있다고도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만약에 광고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사람들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구매하려 할 때 무엇이 나에게 좋은 물건인지, 어떤 기업이 좋은 물건을 만드는지 판단하기 무척 곤란해 질 것이다. 또 광고의 성패 여부에 따라서 한 기업의 사활이 좌지우지되기도 하기에 기업에서는 광고 한편을 만들더라도 대충 만드는 법이 없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의 광고모델은 지금껏 대부분 연예계 톱스타들의 전유물 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선망이 대상인 톱스타들을 광고의 모델로 기용함으로써 기업이나 제품의 이미지를 단번에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광고를 내는 매체는 신문이나 잡지 인터넷 등수도 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즐겨보는 TV는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매체이다. 그래서 TV광고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연예계톱스타들의 경연장이 아닌 가라는 착각마저 일으킨다.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축구시합 광고. ⓒ스포츠토토

이렇게 톱스타들의 전유물 이였던 TV 광고 모델에 몇 년 전부터 장애인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영화 ‘말아톤’으로 주목을 받은 지적장애인 배형진 씨를 필두로 시각장애인 축구단, 가수 이상우 씨의 아들 지적장애인 수영선수 이상훈 군 등 여러 장애인들이 각종 기업광고에 출연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광고에 장애인들의 연이은 등장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 것일까?

먼저 스포츠토토의 광고 ‘소리를 차는 사람들(시각장애인축구단)대 일반인 축구시합’편은 시각장애인 축구단과 비장애인들간의 축구 시합을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비장애인 선수들도 시각장애인들처럼 눈을 가리고 서로 대등한 상태에서 축구시합을 하며 승부를 겨룬다는 내용이다. 비장애인들과 시각장애인들이 축구시합을 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고 이러한 운동을 통해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그려 화재를 불러 일으켰다.

한국전력의 빛으로 사랑을 광고. ⓒ한국전력

한국전력의 ‘세상에 빛을 이웃에 사랑을’편은 소년이 휠체어를 타야만 하는 장애 때문에 나가놀지 못해 우울해 하고 있는 있을 때 최불암 씨를 비롯한 어른 비장애인들과 소년들이 찾아온다. 이들은 휠체어를 밀어주며 장애소년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같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상우씨 아들 지적장애인 수영선수편 광고. ⓒ스포츠토토

스포츠토토의 또 다른 광고 ‘세상을 바꾸는 스포츠’편은 가수 이상우 씨의 아들 지적장애인 수영선수 이승훈 군의 이야기다. 수영대회에 참가한 승훈 군이 불안해하고 있을 때에 관중석 아빠의 격려에 힘입어 승훈 군이 힘차게 물살을 가르는 장면을 보여준다. 유명인 아빠와 장애인 아들간의 돈독한 관계를 그린 이 광고는 장애는 스타의 가정에도 찾아 올 수 있으며, 그렇더라도 장애인과 가족들이 열심히 노력 한다면 얼마든지 장애를 극복 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이렇듯 장애인들이 광고에 출연하여 비장애인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함께하는 세상임을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하여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광고들이 과연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기만 하다고 볼 수 있을까?

비장애인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시각장애인을 대해야 한다는 광고 문구. ⓒ스포츠토토

장애인들이 출연한 광고들의 내용을 보면 한결 가치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을 도와주고 배려하는 모습으로 일관하여 그리고 있다. 스포츠토토의 '소리를 차는 사람들(시각장애인축구단)대 일반인 축구시합'편은 일반인이란 용어의 사용도 문제지만, 비장애인들이 시각장애인들의 입장이 되기 위하여 눈을 가리는 행동을 하고, 자막으로 'open your mind'를 보여주며 비장애인들이 시각장애인을 대할 때 마음의 문을 열고 대해야 한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있다.

한국전력의 ‘세상에 빛을 이웃에 사랑을’편은 소년이 휠체어를 타야만 하는 장애 때문에 마음대로 외출을 못하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기 때문에 또래의 비장애인 친구들과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임을 그리고 있고, 스포츠토토의 '세상을 바꾸는 스포츠'편은 지적장애인 수영선수는 시합할 때도 부모가 지켜보지 못하면 경기를 제대로 하기 힘든 불완전한 운동선수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독립적인 존재로서 광고 이미지를 전달하는 비장애인. ⓒ올림푸스

이렇게 기업은 자사의 광고에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을 배려하는 모습을 강조함으로써 사람들에게 감동을 유도하여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기업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고려하는 훌륭한 회사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대조적으로 광고속의 장애인들은 비장애인 연예들 같이 독립적으로 기업이나 제품의 이미지를 알리는 광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늘 비장애인들이 옆에서 도와주고 배려해줘야만 하는 불완전한 존재라는 이미지만을 시청자들에게 인식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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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에이블퀴즈]4·9 총선-장애인정치세력화 특집 퀴즈!

전동휠체어를 몰면서 세상을 돌아 다니다가 3년전 부터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방송모니터 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장애인과 관련된 방송 모니터 활동을 하면서 방송에서 묘사되고 있는 장애인의 왜곡된 모습에 충격을 받아 본격적으로 미디어속의 장애인을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방송에 비치는 장애인의 모습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영화,신문,광고,교과서 등 모든 매스미디어로 연구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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