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이. ⓒ최석윤

어느 토요일. 학교에서 가장 늦게 등교하는 아이가 한빛이 일 것이다. 아무리 늦어도 우리는 할 것은 다 하며 간다. 그 짧은 거리를 둘러 볼 것도 없는 그 거리를 우리는 온갖 참견 다하면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간다.

한빛이 하고 싶은 것은 다 하게 두다보니 언제나 지각이다. 그래도 우리는 서두르는 일이 없다. 까짓것 늦으면 좀 어때…. 그래도 수업 시작하기 전에 입장은 한다.

막 수업종이 울리기 직전에 교실에 들어서자 아이들 인사가 마구 쏟아진다.

"한빛 안녕"

좋은 아침이다. 책가방을 책상에 걸어두려는데 뒤에 여자아이가 한마디 거든다.

"어제 한빛이 말했어요"

"그래?"

"네, 안돼요 라고 했어요"

"아, 그랬어?"

교실에 들어서자 별 할 일이 없는 녀석은 분주하다. 옆으로, 뒤로 참견하느라 여념이 없다.

선생님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저 하고픈 것 하기 위해서 궁리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침 바람이 시원하다. 아이들과의 소통이 아주 천천히 시작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더 시원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좀 지나면 째지는 목소리로 인사도 잘 하고 그러지 않을까.

[리플합시다]금배지 꿈꾸는 장애인들에게 나도한마디

1963년 서울 생. 지적장애와 간질의 복합장애 1급의 아이 부모. 11살이면서 2살의 정신세계를 가진 녀석과 토닥거리며 살고 있고, 현재 함께 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에 몸담고 있습니다. 장애라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많이 모르고 있습니다. 장애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지내온 것이 무지로 연결된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장애라는 것이 일반의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그런 생각은 아이가 자라 학교에 갈 즈음에 환상이란 것을 알게 돼 지금은 배우며 지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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