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아름답다. 그래서 아름답고 중요하고 멋진 것은 꽃에 비유하기도 한다. 장애인에게 있어 재활은 아주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직업재활은 재활의 핵심이어서 재활의 꽃이라고 한다. 의학에서도 꽃이라 불리는 분야가 있는데 흉부외과란다.

MBC 수목 드라마 ‘뉴하트’는 흉부외과에서 생사의 갈림길에서 울고 웃는 이야기를 비롯하여 의사와 환자, 의사와 의사, 일반의사와 경영진의 대립과 갈등 등을 그려내고 있다.

광희대학병원 흉부외과에 레지던트 두 사람이 들어오는데 광희의과대학을 수석으로 입학하고 수석으로 졸업한 까칠한 여자 남혜석(김민정)과 지방의대 출신으로 좌충우돌하는 이은성(지성), 그리고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고수하려는 약간은 고지식한 과장 최강국(조재현)이 주인공이다.

뉴하트의 남혜석, 이은성, 최강국. ⓒMBC

최강국은 가난한 병원 청소부아저씨를 어렵게 수술해 주고도 오히려 의료사고로 고소를 당해 고초를 겪는다. 생명을 살리려는 의사와 돈을 벌어야하는 경영진의 갈등을 비롯하여 분초를 다투는 피 튀기는 수술 장면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 해서 박진감을 더하기도 하고 중간 중간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뭉클한 동료애와 러브스토리도 양념처럼 상큼하다.

어느 날 저녁 피투성이 남녀가 응급실로 들어온다. 성폭행범 남자를 여자가 칼로 찔렀다는 것이다. 성폭행범이라니…. “저런 환자 정말 싫다고”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남혜석은 이승재(성동일)와 함께 남자의 수술 방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심장을 찔린 남자의 가슴을 열고 보니 심장이 이상하게 생겼다. 남혜석과 이승재가 코를 박고 남자의 심장을 들여다보는데 이승재가 심장을 건드리는 바람에 피가 솟구쳐 이승재와 남혜석은 피를 뒤집어쓴다.

한편 간호사가 이은성에게 성폭행범의 혈액검사 결과를 내미는데. “HIV 위클리 파지티브. 이거 어쨌든 양성이란 소리잖아요” 이은성이 사색이 되어 수술실로 뛰어 가보니 이승재와 남혜석은 뒤집어 쓴 피를 닦고 있었다.

“혈액검사에서...” 이은성이 말을 잇지 못하자 “뭐냐 간염이래”, “HIV 위클리 파지티브래” 허걱. 모두가 숨이 막힐 듯이 놀라고 기가 차서 허망해진다. 그리고 수술실에 함께 있던 이인호(이창주)는 피를 맞지는 않았지만 성폭행범의 채혈을 하면서 장갑을 끼고 또 끼며 “왜 이런 거지같은 환자가 다 오냐고” 투덜댄다.

이승재와 남혜석은 항바이러스 주사를 맞고 한보따리의 약을 챙기면서도 절망에 빠지고, 다른 의사나 간호사도 안타까워 어쩔 줄을 모른다. 병원에서도 이승재와 남혜석은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환자 접촉 등 일체의 의료행위는 중단된다. 성폭행범은 병원장의 지시로 무균실에서 끌려 나간다.

이은성은 절망에 빠져있는 남혜석에게 아무 일 없을 거라고 위로하지만 남혜석에게는 조금도 위로가 되지 못한다. “정밀검사서 에이즈라고 나오면 어떡하지? 의사는 할 수 있을까? 내 모든 거였는데. 다 잃으면 나 어떡해? 다 떠나겠지? 겁낼 거 아냐. 내가 오는 것도. 옆에 있는 것도. 내가 알아서 떠나야 하나?”

이은성 “너 모르지? 나, 기도 많이 하고 있어. 너 에이즈 아니게 해달라고”

남혜석 “억울해, 나 아직 키스도 못해 봤는데….” 그러면서 이은성에게 키스를 해 달라고 하고, 이은성이 놀라자 남혜석은 “너도 무섭지? 키스로 감염되지 않는다고 해도? 네 어떤 위로도 다 거짓이야. 사람들은 날 꺼릴 거고, 난 떠나야 하고…. 의사도 끝인 거야. 넌 번드르한 거짓말을 한 거야” 그러면서 돌아서자 이은성은 남혜석을 끌어안고 뜨겁게 키스를 한다.

에이즈(Acquired Immuno Deficiency Syndrome)는 ‘후천성면역결핍증’으로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나타나는 진행성 증후군이다. 에이즈 환자들의 사망원인은 단순히 HIV에 감염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HIV가 인체에 침투하여 정상적인 면역기능을 점차 감소시켜 어떠한 질환이 발생해도 이를 막아 낼 수 없는 상태로 만들기 때문이다.

에이즈의 감염경로는 크게 네 가지이다. 첫째 감영인의 혈액 수혈이다. 둘째 감염인과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성교이고, 셋째 감염인과의 주사기 등의 공동사용과 여성감염인의 출산 및 수유이다. 결국 에이즈에 감염될 수 있는 체액은 혈액이나 정액, 질 분비물 등 점액질에 의해서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에이즈에 감염되면 반드시 죽는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에이즈 치료제의 발달로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2007년 9월까지 우리나라의 에이즈 감염인수는 총 5,155명이고 이중 938명이 사망하여 현재 4,217명이 생존해 있다고 한다.(대한에이즈예방협회 자료 참조)

뉴하트의 이은성과 남혜석. ⓒMBC

의사가 환자 치료 중에 에이즈에 걸렸다면 누구라도 남혜석처럼 절망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에이즈가 위에서 말한 네 가지 경우 외에는 그렇게 쉽게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에이즈 감염인의 혈액이 눈에 들어 간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의사가 에이즈 감염인의 채혈을 하면서 고무장갑을 두 개 세 개 끼면서 호들갑을 떨다니 과연 의료인으로서 있을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다.

그 후 정밀검사에서 HIV에 감염된 성폭행범의 피를 뒤집어 쓴 의사 이승재와 남혜석은 감염되지 않았다고 밝혀졌다. 그렇다면 시청자들로 하여금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아울러 남혜석과 이은성의 키스장면으로 러브라인을 만들기 위함이었을까.

어쩌면 이은성과 남혜석의 러브라인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잖아도 에이즈 바이러스 보다는 주변의 시선이 더 무섭다는 현실에서 ‘뉴하트’는 오히려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더 조장한 것은 아닐까 염려가 된다.

에이즈예방협회 등 에이즈 관련 기관이나 단체는 물론이고 포털의 질문게시판에는 자신이 혹시라도 에이즈에 걸리지 않았을까하는 질문이 줄을 잇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에이즈건강염려증으로 인한 공포 불안 우울 두려움 등으로 이를 에이즈포비아(phobia)라고 한다.

필자가 운영하는 상담실에도 건강염려증으로 결혼할 상대 집안에 소아마비 장애인이 있는데 “소아바미가 유전되나요?”하는 등 어이없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필자가 ‘뉴하트’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에이즈포비아’ 때문만은 아니다. 처음 성폭행범 남자를 여자가 칼로 찔렀고 그래서 두 남녀가 피투성이로 응급실에 실려 왔다. 수술 도중에 남자가 ‘HIV 위클리 파지티브’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남자를 대하는 의료인들의 태도 및 그 남자의 피를 뒤집어 쓴 의사 이승재와 남혜석의 에이즈포비아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졌다.

필자가 ‘뉴하트’를 보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피투성이로 함께 응급실로 실려 왔던 성폭행 피해 여성이었다. ‘뉴하트’에서 그 사건이 일어났던 것이 이미 한 달 전쯤이었는데 혹시라도 그 여자에 대한 후속 얘기가 나올까봐 숨 죽여 기다리며 지켜봤던 것이다.

'뉴하트‘의 시청자게시판을 전부 훑어보았다. HIV에 반응하는 의료인들의 태도가 지나치다는 의견은 더러 있었지만 성폭행 피해여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사회적으로도 민감한 사안인 것 같아 에이즈예방협회에도 문의를 해 보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내용조차 알지 못한 것 같았다.

처음 사건이 있었던 날 간호사가 물었다. “피해자는 어떻대요? 옆방에서 수술한다고 하던데” 의사 이승재의 대답 “파열된 신장 한 개는 아예 들어냈데. 파열된 장기는 봉합중이고” 성폭행 피해 여성에 대한 것은 이것이 전부였다.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 이 내용은 문화저널21(www.mhj21.com)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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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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