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여년 간 장애인 운동계에서 일본이라는 나라가 좋든 나쁘든 이렇게 가까웠던 적이 있었던가?

95년부터 시작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일본의 차별과 싸우는 장애인공동체연합은 장애인의 노동권에 관해서, 99년부터 시작되었던 자립생활운동의 교류는 중증장애인의 활동보조인문제와 연금문제를 통한 생활권에 대해서, 그리고 DPI의 교류는 권리와 차별의 문제들을 다루면서 각 단체별로 특성을 가지고 교류를 진행 해왔다.

그 결과 우리의 장애인 운동계는 최근에 질적으로든 양적으로든 역사상 그 예가 드물 정도로 커다란 성장을 해왔다. 그리고 그 교류의 결과 운동의 이념과 사상, 장애문화등이 흡수되었고,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는 당사자주의, 사회모델, 중증장애인의 자기결정 이라는 다양한 가치들을 형성해 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이전까지 장애인당사자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는 별로 보이지 않고 주로 장애인제도를 만들 때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제도적인 부분에 대해서 운동만큼 알지는 못하지만, 제도를 비교해 보면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을 것 이라 생각한다.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우리 보다 앞선 일본의 복지제도를 당연히 참고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 이해도 간다. 하지만 가끔 몹쓸 것을 참고하여 우리의 복지제도 속에 넣어버리는 것이 있다는 것은 일본에서 공부를 하는 필자를 부끄럽게도 하고 자존심도 상하게 한다. 그 몹쓸 것의 대표적인 것이 장애인등록제와 활동보조서비스의 자기부담이 그것이다.

그런데 지금 일본의 장애인계는 장애인자립지원법을 없애고 새로운 법을 만들 것 인가? 아니면 이름은 그대로 하고 내용을 완전히 바꿀 것인가를 놓고 후생노동성과 협상 논의가 한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중에서도 머리 좋은 후생성 공무원들과 두뇌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장애인등록제와 활동보조서비스의 자기부담금을 어떻게 할 것 인가가 주요관건 이라는 믿을 만한 소문들이 돌고 있다.

만일 일본의 장애인 복지법에서 장애인등록제와 활동보조서비스의 자기부담제가 사라진다면 우리나라가 도입 때 참고를 했으니 없애는 것도 참고를 할까? 어떨까? 너무나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우린 원해서 당사자의 교류가 이루어 졌든, 원하지 않았는데 제도가 비슷하든 가깝다는 이유로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 앞으로는 당사자들의 직접적인 교류가 여기저기서 이어지고 있으니 교류의 내용과 그로 인한 영향이 더욱 다양해질 것이고 그러길 원한다.

서두가 길어졌다. 양국의 교류에 깊이 관여해온 필자의 초점은 교류가 자극이 되어 긴장감과 연대감을 유지하며 양국의 장애인운동이 같이 성장해 가는 것에 있기에 이래 저래 할말이 좀 길어졌다.

여기서 일본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로 한 이상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한참을 생각했다. 그리고 일본 장애인들의 현재를 알고,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일본 장애인운동의 흐름, 즉 역사에 관해 먼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여 역사부터 정리 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서 일본 장애인운동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법과 제도를 기반으로 일본의 장애인단체들은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서비스를 이용하여 장애인당사자들은 그들의 문화를 어떻게 형성해 가고 있는지를 관찰과 경험의 시점으로 일본 이야기를 풀어 내고자 한다.

정희경소속: 릿츠메이칸(立命館)대학원 첨단종합학술연구과(http://www.arsv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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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일본의 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보조를 시작했고, 99년부터 한국과 일본사이에서 동료상담,연수,세미나 등의 통역을 통해 자립생활이념과 만났다. 02년 부터는 활동보조서비스코디네이터로 일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장애인운동과도 만났다. 그렇게 10년을 죽을 만큼 열심히 자립생활과 연애하고 사랑을 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일본에 있다. 다시 한번 일본의 정보를 한국에 알리고 싶어 이 공간을 택했다. 일본의 장애인들 이야기(장애학)와 생존학(장애,노인,난치병,에이즈,죽음,윤리)이야기를 이곳에서 풀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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