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선이 9일 남았다. 이번 대선은 역사상 가장 많은 무려 12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거리에는 그래서 대선 후보들의 현수막으로 뒤덮였다. 그런데 정작 유권자들은 뽑을만한 대통령감이 없다고 한다.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역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40%가 넘는 지지율로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그것도 난 좀 찜찜하다. 왜냐하면 오늘 아침 YTN 뉴스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서도 이명박 후보가 42%의 지지율로 1위를 달렸으나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조사에서 응답률은 고작 25%라고 나온다. 다시 말해 YTN은 천명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7백50명은 전화를 안 받았다는 얘기다. 결국 250명의 대답을 결과로서 제시했는데, 과연 어느 정도의 신뢰도가 있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뽑을만한 사람이 없다고 한다. 이제 9일밖에 안 남았는데 뽑아줄 사람이 없다?? 대선. 참 지저분하게 흘러갔다. BBK는 차치하고서라도 완전 진흙탕 싸움이다. 정책 대결이 아니라 지지율 1위 후보를 어떻게 해서든 잡아 내리려는 싸움 같다. 물론 현재 1위 후보, 참 지저분한 건 사실이다. 장애인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 얘긴 뒤에 하기로 하고 한 가지 제안한다. 뽑아줄 사람이 없다는 것은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의 미래를 위해서나 또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서나 절대로 뽑혀서는 안 될 대통령 감을 한 명씩 한 명씩 지워 나가면 어떨까? 한 번 해볼까나?? 선거법에 걸릴 각오하고….

우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후보, 그는 과연 우리가 선택할만한 인물인가? 유감스럽지만 결론은 ‘아니올시다.’ 다. 알다시피 그는 한나라당 예비후보 시절에 ‘장애아 낙태’발언을 했다. 장애인들뿐만아니라 동성애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이것은 그가 인권에 대해서 무지하단 얘기다. 또 서울시장 재임시절 업적 중 청계천 개발과 버스개편을 가장 큰 업적으로 자랑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는 한반도 대운하를 제일 우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만약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 땅은 그야말로 각종 난개발로 몸살을 앓을 것이다. 청계천의 수질은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공으로 물을 끌어 올려 흘려줘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전기 또한 소모되고 있다. BBK문제는 또 어떤가? 김경준이 우리나라에 소환되고 검찰이 수사를 했고 이명박을 무혐의로 판정했다. 검찰에 의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어도 김경준과 동업한 것은 사실이다. 그와 관련한 각종 인터뷰와 동영상이 여러 사이트에서 돌고있음에도 그는 그것마저 부인했다. 자신을 음해하려고 조작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정직성에 문제가 있다. 과연 이런 사람에게 우리나라를 5년간 맡겨도 될까? 심히 걱정된다.

그럼 정동영 후보는 어떤가? 현재 그는 지지율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괜찮은 후보인가? 그는 현 정권의 황태자라고 불릴만큼 참여정부에서 여러 요직을 거쳤다. 하지만 정부여당인 열린우리당을 소멸시키고 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어 여당인 대통령 후보에 올랐지만 현 정권의 실정으로 인해 지지율은 15%대를 못 미친다. 그리고 그 역시 BBK 공방에 묶여 현 정권과 차별되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이명박 후보만큼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원성을 산적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노인 폄하 발언이다. 그 역시 한 나라의 지도자 감은 아닌 것 같다.

그럼 이회창 후보는? 대선 막판에 뛰어든 인물이다. 나는 그가 이명박 후보의 자질과 각종 문제로 낙마했을 때를 대비한 보수층의 스페어로 보인다. 김영삼 정부에서 감사원장을 지내면 대쪽판사로 이름을 날렸고 97년, 2002년에 걸쳐 대통령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그래설까? 이번 대선에선 벌다른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 같다.

권영길 후보는 어떨까? 그도 역시 3수생이다. 난 사실 이번에 민주노동당에서 심상정의원이 나왔으면 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국회의원으로서 장애인 편에 서서 장차법 등을 발의하고 통과 시키는데 많은 역할을 해 줬고 장애인 집회 때도 가끔 나와 함께 해줬기 때문이다. 물론 권 후보가 그에 못 미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지않은 국민들이 민노당의 의회 진출에 기대를 걸었지만 비정규직 법안과 한·미 FTA에서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으로 실망을 주었다.

그리고 문국현 후보. 처음 그가 출마한다고 했을 때, 꽤 흥미있게 지켜봤다. 유한켐벌리라는 중견그룹의 CEO로 다른 재벌들과는 달리 깨끗하게 기업을 성장시켰다. 그런 이미지를 무기 삼아 반이명박의 기치를 걸고 대선판에 뛰어든다. 경제정책 면에서 그런대로 진보적이라고 한다. 지금은 범여권 단일화로 문제로 인해 많이 위축된 느낌. 하지만 대통합민주신당을 대체할 신진 개혁세력이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대상인 점엔 틀림없는 것 같다.

이인제 후보는 별로 논하고 싶지 않은 철새 정치인이다.

이외에도 여러 군소 후보가 출마했다. 내가 소속한 한국사회당도 이번 대선에 도전장을 던졌다. 바로 금민 후보다. 금민 후보 이외에도 허경영, 정근모, 전관, 이수성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대선판은 이들에게 불리하다. 선거 벽보와 거리거리에 매달린 현수막에는 보인다. 그러나 언론은 이들을 주목하지 않는다. TV에서 이들의 모습은 볼 수 없다. 간간히 인터넷을 통해서만 이들의 동정을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내가 속한 한국사회당, 참 안습이다. 아는 사람들은 우리 당을 민노당보다 더 왼쪽에 있다는 걸 안다. 맞다. 우리 당은 사회주의를 표방한다. 그래서 완전 진보다. 우리 당 역시 열심히 금민 후보를 밀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출근. 퇴근 선전전, 전국 주요 역에서 승객들을 상대로 열심히 금민을 알리고 있다. 우리 금민 후보 역시 여느 후보들처럼 전국을 돌며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책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대표적인 공약 몇가지를 소개하겠다. 우리 당은 복지지향의 정책에 중점을 뒀다. 특히 국민기초소득제도를 들 수 있는데 이 정책은 국민 모두에게 국민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평균적인 소득(기초생필품, 주거비용 뿐 아니라 문화생활까지 포함한) 에 미달되는 국민들에게 국가가 그 비용을 보조해 주는 제도이다. 또 한 가지는 다분히 시혜적이고 차별적인 의료급여제도를 폐지하고 전국민의 건강보험을 실시하는 것이다. 건강보험료를 낼 수 없는 저소득층은 국가가 보험료를 대신 내 주고 암을 비롯한 대부분의 질병에 대해 무상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많은 정책들이 있는데 한국사회당 정책 공약집은 www.sp.or.kr 한국사회당 홈피에 들어오면 받아 볼 수 있다.

나는 이번 대선을 보면서 과연 우리나라가 어떻게 될 런지 심히 걱정된다. 특히 보수층이 집권했을 때 그동안 피 터져라 만들어 놓았던 장애인 관련법들이 온전하게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들은 경제성장을 목 터져라 외친다. 특히 이명박 후보는 더 큰 파이를 키우겠다고 한다. 경제라는 파이가 커지면 자연히 복지에 투자되는 금액도 늘어난다는게 그들의 논리다. 하지만 상대적으론 여전히 빈곤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문제는 빈부의 소득 격차에 따른 양극화다. 파이를 똑같이 10조각으로 쪼갠다고 했을 때 우리나라 인구에 20%도 안 되는 부유층이 8조각을 먹고 단 2조각을 인구의 80%가 나눠 먹어야 한다. 이것이 과연 공평한 것일까? 파이를 크게 키운다고 해도 비율이 공평하지 않다면 2조각에 80% 인구는 여전히 빈곤할 따름이다.

이제 대선이 코앞이다. 우리는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또 절대로 누구를 선택하지 말아야 할까?

박정혁 칼럼리스트
현재 하고 있는 인권강사 활동을 위주로 글을 쓰려고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며 느꼈던 점, 소통에 대해서도 말해볼까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장애인자립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경험들과 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융화되기 위한 환경을 바꾸는데 필요한 고민들을 함께 글을 통해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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