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 연휴가 시작되었다. 인천공항에는 해외여행객들로 가득하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이제는 명절 때면 보는 풍경이라 그리 낯설지 않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바뀌고 의식도 바뀌어서 명절의 의미도 풍속도 많이 바뀌어가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명절이 되면 명절 증후군, 명절 스트레스 등등 나도는 말이 있다.

명절 증후군은 정신의학적으로는 명절이라는 사건을 맞아 적응단계에 불편함을 보여 “부적응 상태”를 나타내 보임을 지칭하는데 일반적인 “스트레스 반응”들을 보이며 “짜증이 난다”, “답답하다”, “머리가 아프다”, “팔다리가 쑤시고 아프다”, “심란하고 우울하다“ 는 호소가 많고, 현기증, 호흡곤란, 허탈감 등의 여러 증세를 보인다.

명절은 일단 긍정적이고 즐거운 행사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에 대처능력이 약하거나 미숙할 경우, 가족이나 친척간의 갈등, 불협화음, 낮은 자존심, 열등감이 있게 되면 피할 수 없는 연례행사가 되기 쉽다.

그래서 주부들은 명절이 오기 전, 후에 정신적, 육체적인 증상들을 보이며 요즘은 어르신들에게도 명절 증후군이 있다고 한다.

출가한 자식들을 목 빠지게 기다려온 명절, 그 시끌벅적한 명절이 끝나면 공허함을 넘어 우울증으로 발전될 수 있다고 하며 근거 없는 통증, 생리불순, 피로감, 신체감각 이상, 설사나 변비 등 소화기계 증상, 두통, 어지러움, 불감증, 발한, 신체건강이나 상태에 대한 과도한 걱정 등의 각종 신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요즘은 싱글 명절 증후군이 있다고 하는데 독신인 사람들은 명절에 가족 친지들의 결혼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고향에 가지 않고 혼자 여행을 떠나거나 호텔 패키지 상품들이 이용하여 명절 연휴를 지내기도 한다고 한다.

그럼 장애인들에게도 명절 증후군이 있는가?

난 장애를 갖기 전에는 명절 전 날에 어머니를 도와 명절 음식을 했고 명절날에는 아침식사 끝나고 친구와 어울려 황금의 연휴를 보냈던 것 같다.

장애인 된 후 나의 명절은 그리 즐겁지가 않았다. 명절 음식을 어머니 혼자 하시며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도 심적으로 많이 불편했고 오빠들이 결혼 후 어머니에게는 며느리가 생겼다지만 모두 직장생활로 늦게 와서 별루 도움이 되지도 않았으며 아이들이 생기니 아이들 때문에 더 일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모습들을 도와 드리지 못하고 누워서 지켜보아야 하는 마음은 심적으로 불안하고 우울하고 또 친지들이 와서 나의 모습을 불쌍하게 이야기할 때는 비참함과 소외감을 느끼면서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들로 간절했다.

결혼한 후에는 새로운 가족, 친지들과의 만남이 어색하고 나에 대한 이야기들을 설명해야하고 며느리라고 가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하루 종일 앉아 있어야 함도 심적으로 큰 곤혹이었다.

비장애인들에게는 육체적으로 일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다고 하지만 장애여성의 경우에는 아무것도 도와드리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앉아있어야 함이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장애여성도 결혼하면 며느린데 며느리 노릇을 못하는데서 오는 심적인 명절 증후군이 생기는 것 같다.

다행이도 지금 나는 시댁 부모님들의 많은 배려와 이해로 많이 편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내 스스로 드는 위축감과 소외감은 항상 있는 듯하다. 시대가 바뀌어 감에 따라 명절의 의미도 많이 바뀌어 가듯 우리 장애인들에게 다가오는 명절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즐거운 명절이 됐으면 한다.

[리플합시다]국제장애인권리협약의 비준을 촉구합니다

무대위에서 춤을 추는 무용수에서 교통사고로 손가락 하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장애인이 되었고, 재활치료로 만난 그림은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하였다. 현재는 아내, 엄마, 화가, 임상미술치료사.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대표... 예술을 통해 꿈, 희망, 도전 할 수 있는 교육, 전시, 공연기획, 제작을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기획자,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술과 장애, 세상과의 소통, 나의 내면과의 화해를 통해 힐링 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내며, 그 안에서 나를 찾고 감동과 눈물로 또 다른 삶의 경험을 통해 꿈과 사랑 그리고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