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세계장애인대회'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었다. 내 주변의 장애인들은 숙식을 하며 참가하는 장애인들도 있었으나 나는 아이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었지만 6일 저녁에 열린 '세계장애여성지도자대회'에 참석할 수가 있었다. 아침부터 시댁에 아이를 마기고 9월 전시그림을 갔다주고 두, 세 가지 일을 더 보고 킨텍스로 향하였다.
비가 와서 차가 많이 막혔고 또 예전에 킨텍스에 전시회를 갔다가 주차하는데 1시간 이상 걸려 이번에도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복잡하리라는 나의 상상으로 행사에 늦게 되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조급해졌다. 남편이 부지런히 차를 몰고 킨텍스에 도착했으나 차 줄이 없어 “여기가 아닌가”하며 두리번거리다가 들어서니 한, 두 명의 휠체어 타신 분들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여긴가 본데”하며 장애인 주차장을 찾아 주차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물론 장애인주차장에서도 아주 쉽게 주차할 수 있었다. 내 상식으로는 행사로 인해 장애인 주차장에 주차하기가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으나 나의 상식은 깨졌고 복잡하지 않아 몸은 편하였지만 마음은 씁쓸하였다.
그리고 행사장을 찾아 이곳저곳 기웃거리다가 물어 찿아 들어간 홀에는 너무도 '설렁' 그 자체였다. 혹시 내가 오후에 와서 그런가 하였지만 그곳에서 만난 아는 장애인들도 모두들 '설렁'하고 ‘장애인 행사가 다 그렇지 뭐!’ 그러는 것이다. 난 이것저것 둘러보려고 돌아다녔지만 사실 볼만한 것도 없어 행사에 참석하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반가운 인사만 나누고 돌아와야 했다.
나는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만약 비장애인들이 행사를 했다면 먼저는 주차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을 것이고 각 방송매체에서 대대적으로 홍보를 해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장애인들의 행사라도 국제적인만큼 어느 정도는 시끌벅적 해야 할 텐데 이건 너무 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이번 행사에 좀 더 세심하고 철저하게 준비하여 다양한 볼거리와 정보를 제공해주고 많은 홍보를 통해서 소외되고 장애로 인해 희망을 갖지 못한 장애인들에게 새롭게 삶을 설계하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장애인들이 장애를 가지고도 살만한 세상이 하루 빨리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라며 내 자신이 장애를 가지고 이 세상에 살아가야하는 한 세상에 끝없이 도전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먼저는 내 자신에게 도전하고 그 도전을 통해서 내 인생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이 세상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는 또 다른 내가 되지 않을 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