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경이꽃 수술이 마치 사람의 심장 모양입니다. ⓒ김남숙

길가, 빈터, 사람이 다니는 길이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다년생 풀 질경이입니다. 한약재로 쓰이는 종자는 차전자(車前子)라고 하며 연한 잎은 나물로 먹습니다.

진흙 길이건 마른 길이건 길이 난 곳에서 온갖 움직임이 있는 것들에 짓밟히면서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질경이가 의미심장한 꽃을 피워냈습니다. 인간의 수레바퀴 발명이후 발전된 문명의 이기와 함께 하면서 버린 사람의 양심을 죄다 주워 모았는가 싶습니다.

원줄기 없이 사방으로 퍼지는 잎은 평행맥입니다. 그 잎들 사이에서 나온 긴 꽃자루가 있는 수상꽃차례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수술은 2심방 2심실인 인간의 심장 모습을 한 꽃밥을 달고 있습니다.

네 개로 갈라진 꽃부리는 길게 밖으로 나온 수술의 마음을 받들고 있는 별 같아 보입니다. 꽃이 무심히 지나가는 우리들에게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여기 당신이 버린 양심이 있어요. 되가져 가세요" 라고요.

질경이꽃 암술이 먼저 올라왔습니다. ⓒ김남숙

질경이꽃 ⓒ김남숙

질경이꽃 : 수술과 암술이 보입니다. ⓒ김남숙

질경이꽃 ⓒ김남숙

[리플합시다]국제장애인권리협약의 비준을 촉구합니다

김남숙은 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와 동아문화센터에서 생태전문 강사로 활동하며 서울시청 숲속여행 홈페이지에 숲 강좌를 연재하고 있다. 기자(記者)로 활동하며 인터뷰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숲에 있는 나무와 풀과 새 그리고 곤충들과 인터뷰 한다. 그리고 그들 자연의 삶의 모습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한다. 숲의 일상을 통해 인간의 삶의 모습과 추구해야 할 방향을 찾는 김남숙은 숲해설가이며 시인(詩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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