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나 냄새를 통해 기억을 떠올릴 때가 있다. 한번쯤 그런 경험 해보았을 거다. 무언가를 먹으면 생각나는 사람이나 사건이 있다. 또 그런가하면 어떤 사람은 세탁 유연제를 맡으면 아련한 첫사랑이 떠오른다고 한다.
미각이나 후각뿐만 아니라 시각, 청각, 촉각을 통해서도 우리의 기억력을 유발시키는데, 오감 중에 가장 오래 가는 기억력이 후각이라고 한다. 후각을 자극하는 향수가 선물로 각광받는 것은 그 때문이다.
또한 성년의 날 선물로 향수를 주는 것도 일생에 단 한번뿐인 날을 소중하게 기억하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매년 5월 셋째 주 월요일을 성년의 날로 정해 만 20세의 젊은이들에게 성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책임을 일깨워주는 날이다. 많은 가념일 중에 일생에 단 하루뿐인 뜻깊은 날에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와 찬사를 받으면 가슴이 얼마나 뿌듯할까?
성년의 날에 새겨진 의미가 과연 장애인들에게도 똑같이 부여되고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장애인들에겐 성년의 날 의미는커녕 그런 사실조차 인정 못한다. 만 20세가 되어도 성년을 축하한다는 말 한 마디 듣기 힘들다.
장애인들은 성인이 되어도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그저 보호해야 할 존재로밖에 보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은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도 아닌 어른도 아닌 늘 미성숙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게 우리 사회다.
한 예로 이 사회가 바로 장애인들한테는 으레 반말을 해도 괜찮다는 묵인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에서도 어떤 대상에겐 어법을 어겨가며 쓸데없이 극존대를 하는 볼 상 사나운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장애인들한테는 거리낌없이 반말을 해대곤 한다. 게다가 아이 말투로 말을 던지는 방송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장애인들에게 성년의 의미조차 부여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야말로 성숙하지 못한 사회가 아닐까?
우리 장애인들도 만 20세가 되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진심어린 축하를 받았으면 한다. 오늘 만 20세가 되는 모든 장애인들에게 장미 한 송이를 마음으로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