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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해, 현준이 형을 생각합니다"

정준모의 꾸러기 사진이야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7-03-13 20:54:12
환하게 웃고 있는 현준형의 모습. 에이블포토로 보기 환하게 웃고 있는 현준형의 모습.
벌써 두해가 지났다. 형을 생각한다. 형은 중증 장애인으로 태어났다. 근육병이라는 병을 가지고 40년 가까이 살았다.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누구보다고 많은 에너지를 뿜으며 살았던 형이다.형은 늘 무거운 몸을 전동휠체어에 의지해야만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었다.

문학에도 관심이 많았고, 사진과 시에도 그리고 모임을 만들어 꾸려가는 것도 좋아했다. 노래도 좋아해서 뚝하면 노래방가자고 했고 어디 다니는것을 좋아해 참 불편하지만 많이 다니면서 사진도 찍으려 했었고 좋은 글도 많이 쓰려 했었다. 자신과 같은 중증 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무척 노력 했었고, 어쩔수 없이 도움을 청해야 하는 자신의 몸을 미안해 했다. 형은 참 예고도 없이 가버렸다.

작년 현준이 형의 추도식에서. 에이블포토로 보기 작년 현준이 형의 추도식에서.
형을 위해 글을 쓴 것이 있어 올려 본다.

형! 이제 좀 편안하겠다. 매일 사는게 참 힘들었을텐데, 사람들 한테 아쉬운 소리 안해도 되고 미안해 하지도 않아도 되니 말이야. 이제 기지개 한번 크게 켜도 될 것 같네.

손가락 하나하나 펴보기도 하고 움직이지 않은 팔 다리도 맘대로 움직일 수 있겠다. 무거운 쇠붙치(전동휠체어) 끌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밤에 자다가 깨는일 없이 늘어지게 한숨 자기도 하겠다. 형이 가고 싶어했던 곳도 맘대로 갈 수 있겠다.

영화도 맘대로 볼수 있겠고 듣고 싶은 음악도 많이 들을 수 있겠다. 언제든지 바다를 보고플땐 일어나 버스타고 가면 되겠다. 사진 찍는 거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카메라 머리 위까지 번쩍들고 찍을 수도 있겠다.

밥 먹을 때도 이제 혼자 먹겠다. 누가 먹여주지 않아도 혼자 수저 잡아 먹고싶은 김치, 오이무침, 형 좋아하는거 먹을 수 있겠다.

형! 좋겠다. 우리한테 한움큼의 뜨거운 눈물 선물로 안겨 줘서 넘 고맙다. 언제 한번 이렇게 뜨거운 눈물 흘려봤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말이야. 버스 안에서, 지하철 안에서 큰소리로 울지도 못하고 흑흑 거리기만 했다. 형을 아는 사람들은 형이 준 선물에 크게 감동할지도 모르겠다.

형한테 미안한게 하나 있다. 도사모 활동하면서 몇번 형한테 말하지 않고 우리끼리 야외로 나간 적이 있다. 형이 알게 되면 가고싶어 할 것을 알기때문에 그거 알면서도 말하지 않고 간 적이 있다. 늘 마음에 걸렸는데 그래서 이번 MT때 다 갚으려고 했는데, 형이 더 좋은 곳으로 가버렸네….

술 잔뜩 먹고 형한테 꼬장이라도 부리자 생각했었는데, 사는거 참 힘들다고 위로받고 싶었는데 형하고 한번 좋은 책한번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장훈이하고 형 얘기 많이했었는데 늘 활동보조인 때문에 고생하는게 안스러워 형한테 꼭 맞는 사람이 있어 옆에서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얘기 그리고 츩즙이 몸에 좋다고 이번주 토요일날 경동시장가서 칡즙 사가지고 오겠다고 하던데, 그거라도 조금 먹고 가지 그랬다.

많이 급했나보다, 형. 인사라도 하고 갔으면 잘가라고 손이라도 흔들어 줬을텐데 아쉽다 형! 잘가라! 형…. 이제 기지개 한번 크게 켜고 늘어지게 한숨 자면 되겠다. 2005년 3월 17일 새벽.


형을 생각하고 기억하는 사람들…. 에이블포토로 보기 형을 생각하고 기억하는 사람들….
형과 몇번 잠을 잔적이 있었는데 요란한 기계 소리 때문에 나 역시도 잠을 잘 수 없었다. 형은 평생을 그렇게 살았구나 생각하니까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몸을 한번씩 뒤척여 줘야 잠을 자는데 스스로의 힘으로는 움직일수 없어 기계의 힘을 빌려 몸을 뒤척이는 모습을 보고 형이 그렇게 살았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라 생각했다.

밥먹을 때도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밥과 반찬을 먹어야 했기 때문에 많이 배부르게 먹지 못했고 화장실가는 것 때문에 더 힘들어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남의 도움을 빌린다는게 얼마나 어려운것인지 생각했다.

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2주년을 맞아 추도를 드린다고 한다. 형을 참 사랑하고 아끼는 이들이 형을 얘기를 하고 형 생각을 나눴다. "형 그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우리 욕 엄청하고 있다는거 알거든, 답답하지만 조금만 기다려 봐라 꼭 좋은 세상이 될거라 믿으니까. 걱정말고 형도 그 위에서 도와라. 잘 있구…."

외포리 바닷가에서 꽃이라도 날려보냅니다. 에이블포토로 보기 외포리 바닷가에서 꽃이라도 날려보냅니다.
형을 기억한다. 아직도 형을 기억하고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주에 외포리로 형한테인사하러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직장일때문에 가보지 못했다. 이번주 목요일에도 추도식을 한다는데 역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가보지 못할것 같아 미안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고 싶다. 형아야!

photo by 꾸러기사진야기 "형을 생각한다. 그리고 보고싶다" 강화도 외포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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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꾸러기준모 (poet01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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