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장애인인 우리가 먼저 사귐의 손을 내밀자는 말씀을 드리며 현대 사회에서의 성공요소 중 NQ(Network Quotient/공존지수)에 관한 내용을 소개드린 일이 있다.

NQ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섣부른 비판을 삼가하는 것'이다.

나는 탈옥자 신창원의 수감장소로 유명해진 청송 감호소의 소장으로 있던 분으로 부터 범죄자들에 관한 흥미있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대부분의 범죄자들은 자기 자신을 범죄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선량한 일반 시민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감호소는 일반 교도소와 달리 죄질이 나쁜 범죄를 거듭해서 저지른 사람들을 수감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대부분 자신의 행위가 옳다고 믿고 있으며, '왜 금고를 털지 않으면 안 되었는가?' '왜 칼을 휘두르지 않으면 안 되었는가?'하는 그럴 듯한 이유를 붙여 자기 자신을 합리화한다고 한다. 이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범법행위에 대해 그럴 듯한 이유를 붙여 합리화하고 자신이 수감된 것은 부당하다는 확신에 차 있으며 스스로의 억울한 처지에 대해 심한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기억하실 것이다. 사회가 떠들썩했던 당시 나는 신문에서 20명이 넘는 무고한 사람들을 연쇄 살인한 유영철이 법정에서 난동을 부렸다는 기사를 보았다. 방청석에 있던 사람들은 놀라 도망 가고 속기사도 혼비백산 피했다는 기사였는데 당시 유영철은 판사를 덮치기 위해 속기사석을 뛰어 넘다가 테이블에 걸려 넘어졌고 그 때 안전요원들이 유형철을 붙들었다. 나중에 그 자리에 있었던 속기사의 말을 전해들을 수 있었는데 자신은 의연하게 대처했고 신문에 속기사가 혼비백산 했다고 난것은 잘못된 표현 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재판을 받는 유영철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한마디로 "유영철은 자신이 홍길동인양 하더라 "는 것이었다. 자신이 한일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고 정당한 일을 한 사람인 것처럼 말하더라는 것이다.

이렇듯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데 하물며 나름대로 양심껏 산다는 보통 사람들이야 어떠하겠는가? 사람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 비난을 받으면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된 이유를 정당화하고 변명 거리를 찾는다. 섣부른 비판은 오히려 척을 지게 만들어 관계를 악화시킬 뿐이다.

인간관계에 있어 우리 장애인들이 오히려 비장애인들보다 '비판'을 더 심하게 하는 경우를 본다. 나 자신 장애인으로서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너무도 잘 안다. 장애로 인한 억울함, 어려움들을 많이 당하기에 더욱 날카롭게 불만을 토로하고, 사정을 두지않고 비판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 한다. 하지만 그것이 타인과의 관계를 좋게 형성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에는 결코 유익한 것이 아님을 간곡히 말씀드리고 싶다. 섣부른 비판은 지양되어야 한다.

우리는 기회 있을 때 마다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말한다. 우리 스스로의 부족함 때문에 이러한 세상의 도래가 더디어 져서는 안될 일이다. 먼저 마음을 열어 이해하고, 다가가고 또 다가가서 바라던 세상에서 모두 함께 웃을 수 있었으면 한다.

[축하합니다]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축하 댓글 달기

심준구는 초등학교 때 발병한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인해 시력을 잃은 시각장애인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후 장애에 대해 자유케 됐고 새로운 것들에 도전해 장애인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국가공인컴퓨터 속기사가 됐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 지상파TV MC가 됐다. 대통령이 주는 올해의 장애극복상을 수상했으며, ITV경인방송에서는 MC상을 수상했다. 현재 KBS, MBC, SBS 등 자막방송 주관사 한국스테노 기획실장, 사회 강사, 방송인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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