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저음의 바리톤으로 노래하는 성악가 최상균 ⓒ최상균

“제 노래와 시를 있는 그대로 들어줄 분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문화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통로인데도 눈이 보이지 않는 분들은 콘서트장에 갈 기회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시게 됐습니다. 다같이 행복한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재미 성악가 최상균씨가 시각장애인 200명을 초청한다. 3월 3일(토), 장천아트홀에서 열리는 '해설이 있는 성악가 최상균 콘서트'에 함께 하기로 한 것. 이번 공연을 기획하고 사회를 맡은 친구 유현철씨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한국음악연구소장 유현철씨는 봉사하러 다니느라 바쁜 친구로 통한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면서 문화 관람 욕구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틈틈이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나누고 있는 유씨는 시각장애인들에게도 피아노, 기타 등을 가르치고 있다. “배우고 싶어하고 상당히 뛰어난 음악적 감성과 재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눈 대신 귀로 듣고 손으로 느끼는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에 음악에도 소질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콘서트는 180편의 시를 써낸 최상균씨가 시집 ‘따라지’ 발간을 기념해서 마련한 자리라서 구성이 독특하다. 중간 중간 시가 낭송되고, 사회자와 공연자가 노래의 배경, 발성법 등을 설명해준다. 콘서트 참석이 처음인 사람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선곡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친숙한 곡들 위주로 되어있다. 슈베르트의 가곡, 오페라 ‘포기와 베스’, 우리 가곡 ‘명태’와 ‘물망초’ 등 성악가 최상균의 매력적인 바리톤이 객석과 무대의 거리를 좁힌다. ‘이주한 트리오’의 재즈, 쎄실레 베나드의 소프라노도 기대할만한 감상 포인트.

등록 시각장애인에게 무료이며, 공연장 안내 도우미가 배치된다. 점자 팜플렛도 제공된다. 실로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는 단체 관람시 차량을 지원한다.

*문의: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02)880-0552 www.silwel.or.kr

“장애인에게 제일의 경력은 장애 그 자체”라고 말하는 예다나씨는 22세에 ‘척추혈관기형’이라는 희귀질병으로 장애인이 됐다. 병을 얻은 후 7년 동안은 병원과 대체의학을 쫓아다니는 외엔 집에 칩거하는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8년간은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했다. 그 동안 목발을 짚다가 휠체어를 사용하게 되는 신체 변화를 겪으며 장애 경중에 따른 시각차를 체득했다. 장애인과 관련된 기사와 정보를 챙겨보는 것이 취미라면 취미. 열 손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빠르게 치다가 현재는 양손 검지만을 이용한다. 작업의 속도에서는 퇴보이지만 생각의 틀을 확장시킨 면에선 이득이라고. 잃은 것이 있으면 얻은 것도 있다고 믿는 까닭. ‘백발마녀전’을 연재한 장애인계의 유명한 필객 김효진씨와는 동명이인이라서 부득이하게 필명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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